닷컴 성장전략에 주목

kimswed 2024.07.08 06:17 조회 수 : 2481

“1688 상인절(商人节)’을 들어 보셨나요?” 
 
매년 11월 11일 글로벌 쇼핑축제로 성장한 광군제는 알고 있지만, 상인절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88 상인절은 알리바바 그룹 산하 내수 도매사이트인 1688닷컴이 중국 중소제조기업들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전국 규모의 판촉 행사다. 2017년 12월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분기별로 3월·6월·9월·12월 총 4차례 개최된다. 
 
1688닷컴은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군의 중국 중소제조공장을 유인하면서 거래액과 회원 수를 지속해서 늘려가며 글로벌 최대 도매 B2B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220여 개 국가의 글로벌 상인들이 1688닷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1400만 개가 넘는 온라인 점포가 개설돼있다. 
 
▲[인천=뉴시스] 최근 상품조달·배송·공급망 관리의 이커머스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할 한국직원 채용을 두고 시장에서는 1688닷컴의 한국 시장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최근 1688닷컴의 한국시장 진출을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되면서 1688닷컴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 산하 B2B 사업 플랫폼은 크게 알리바바 닷컴과 1688 닷컴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1998년 알리바바 창업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알리바바 닷컴은 영문 사이트로 중국 중소제조기업과 해외기업을 이어 주는 B2B 전자상거래 서비스이고, 1688닷컴은 중국 내수 도소매업자를 연결하는 중국어 중계 플랫폼으로 시작됐다. 
 
‘1688’의 의미는 중국어 발음인 ‘이루파파(一路发发 yīlùfāfā)’를 연상시켜 ‘일 마다 대박나세요. 돈 많이 버세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순조롭다’는 뜻의 ‘6’과 ‘돈을 벌다’는 뜻의 ‘8’을 기업경영에 유난히 많이 활용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 그룹이 2007년 11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때 종목 코드는 ‘1688’ 이었고, 2014년 9월 알리바바 그룹이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할 때 예탁증권(ADS) 발행가 역시 68달러였다. 
 
그리고 2019년 11월 다시 홍콩 증시로 돌아올 때 종목 코드도 9988이었다. 
 
1688, 알리바바그룹 성공신화 주역 중 하나
 
1688닷컴은 기존 중국 도소매기업을 연결하는 B2B(기업 간 거래) 중심에서 현재 B2B,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 해외사업의 3가지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1688닷컴은 알리바바 그룹의 적장자로서 이커머스 사업 성공의 1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최고 C2C 플랫폼으로 성장한 타오바오의 성공도 결국 1688의 후원과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또한, 더우인(틱톡), 콰이쇼우의 숏폼 커머스와 샤오홍수와 핀둬둬 등 공동구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중소 판매자 대부분도 1688을 통해 도매로 제품을 사입해 마진을 붙여 판매해 돈을 버는 구조다. 
 
1688닷컴은 태생적으로 제조공장과 도매상을 연결하는 B2B 사업으로 시작하며, 중국 이커머스 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기업 확장성과 매출액 증가 등 1688닷컴의 자체 성장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2022년 알리바바 해외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던 위용(余涌) 대표가 1688 업무를 맡으면서 B2C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1688이 판매자 중심의 B2B 사업에서 구매자 중심의 B2C 사업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바로 핀둬둬와 테무의 글로벌 성장이었다. 
 
2023년 기준, 미국증시에 상장해 있는 핀둬둬의 시가총액이 2011억 달러인 반면, 알리바바는 1843억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B2C 비즈니스가 중요하고 핀둬둬의 성장에 1688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1688 입장에서 억울할 수밖에 없다. 
 
1688은 B2C 사업확대를 통해 핀둬둬와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기준 1688 닷컴의 구매회원이 약 2억 명으로 그 중 B2B 사업군 구매자가 6500만 명이고 나머지가 B2C 구매자들이다. 
 
2023년 1억5000만 개가 넘는 상품이 판매되었고 연간 거래액이 8000억 위안(약 153조 원)으로 오프라인 위탁거래까지 포함하면 3조 위안(약 570조 원)에 이른다. 
 
1688은 일반적으로 도매상들의 경우 L0(일반회원)에서 가장 높은 L6까지 총 7단계로 구분되며 등급에 따라 할인율과 혜택이 달라진다. 
 
한편 개인들도 1688닷컴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것이 바로 ‘플러스(PLUS) 회원제’다. 
 
현재 플러스 회원의 연회원 비용이 99위안(약 1만 9천원)으로 처음 회원으로 가입하면 70위안 쿠폰과 최대 5% 할인도 제공된다. 
 
최근 1688 닷컴의 개인회원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3년 플러스 회원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0%에 달했고, 그 가운데 50% 이상이 1, 2선 도시에 사는 20~35세 연령대의 소비층이다. 
 
해외사업 확대… 한국시장 진출 가속하나
 
1688닷컴의 향후 B2C 사업 방향과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B2C 온라인 사업의 ‘코스트코(Costco)화’, ‘샘스클럽(Sam’s Club)화’ 전략이다. 
 
1688은 AI 기반의 디지털 제조공급망 구축과 플러스 회원제를 중심으로 초저가 제품으로 구성된 ‘온라인 코스트코’ 쇼핑몰을 구축하려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 회원제 할인 유통매장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보다 20~30%의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제품을 공급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구매패턴과 구매주기에 맞춰 맞춤형 할인제품을 적극 푸시하면서 매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둘째, 국경 간 비즈니스(Cross Border Trade) 사업의 확대이다. 
 
최근 동남아 국가 중심의 B2B, B2C 해외구매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2023년 해외구매자 수가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1688닷컴은 기존 B2B 중심의 자국 시장에서 B2C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1688은 해외 결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 1월 호주 핀테크 유니콘 기업인 에어월렉스(Airwallex)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전자결제 서비스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몽골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인 쇼피(Shoppy)와 업무협약을 통해 몽골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1688닷컴의 한국시장 진출 본격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중저가브랜드, 공장브랜드를 세분화해 저가 및 초저가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디지털 공급망을 통해 1688 특유의 C2M(Consumer to Manufacturer)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1688에 입점해 있는 제조공장이 100만 개가 넘은 상태에서 그 수를 더욱 확대해 불필요한 중간 유통단계를 없앤 초저가 제품군으로 재정비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약 670만 개의 제조공장이 있는데 아직 1688에 입점하지 않은 제조공장들의 유입을 확대시켜 글로벌 최대의 B2B 도매 거래사이트이자 B2C 이커머스 플랫폼으로도 도약하겠다는 야심이다. 
 
최근 상품조달·배송·공급망 관리의 이커머스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할 한국직원 채용을 두고 시장에서는 1688닷컴의 한국 시장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소매시장의 직진출 혹은 국내 협력 파트너사를 통한 우회 진출이든 1688의 한국 이커머스 사업은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1688은 최근 국내 C-커머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알리익스프레스와의 전략적 업무 포지셔닝, 물류 활용 등 다양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상태에서 가장 최적의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쿠팡을 비롯한 11번가·네이버·G마켓 등 대형 플랫폼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이 1688닷컴을 통해 구입해 중간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구조에서 1688의 국내 진출은 제2의 C커머스 공습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B2B 기반의 1688은 알리와 테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플랫폼, 판매대행사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제조 및 유통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1688의 변화와 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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