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받은 바닥재… ‘한국형 온돌’의 글로벌 전도사
 
 
박진철 호야홈텍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경영학도였던 그는 롯데그룹에 입사해 ‘롯데월드’ 오픈을 함께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역건설사에 스카우트됐고, 선진 경영기법을 전수해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2000년 창업 후 강력한 추진력으로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여럿 수행했다. 
 
창업가로서 굵직한 공과를 쓴 그는 2020년 야심에 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우리나라 온돌문화의 세계화다. 
 
이를 위해 ‘호야홈텍’을 설립한 박 대표는 “K-온돌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국내에 파트타이머 첫 시행 = 1981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박 대표는 기획·총무 파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8년 롯데월드 오픈을 함께 한 그는 이곳에서 국내 최초로 파트타이머 제도를 도입한다. 
 
당시에는 일용직만 존재할 뿐 원하는 요일만 일하는 파트타이머 개념이 없었다. 
 
미국 디즈니랜드 인력 운영시스템을 연구하다가 박 대표 제안으로 채택했다. 
 
파격적으로 1주일에 3~4일, 심지어 특정요일은 오후에만 근무도 가능했다. 국내 탄력적 인력 운영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박 대표는 이 제도가 청년들에게 봉사 자세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본격 사회 진출에 앞서 서비스업계에 몸담으며 서비스 마인드를 가졌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축적되며 건전한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1990년 옮긴 지역 중견건설업체 D사에서 박 대표는 건설에서 바닥재의 중요성을 깨우쳤다. D사는 혁신적인 황토방 아파트를 설계한 곳이다. 
 
그는 D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지휘했고, 건설 사업자 자질을 인정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사업가에게 터진 초대형 악재 = 2020년 박 대표는 지인과 함께 건설 시행사 호야씨앤티를 세웠다. 건설 붐과 함께 기회가 넘쳤고, 덕분에 회사는 쑥쑥 커나갔다. 
 
박 대표는 “매년 500~1000세대 시행 사업을 하나씩은 진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 붐에 올라탔고, 덕분에 사업은 빠르게 커갔다.
 
박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신사업을 발굴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남북경협사업 그리고 해외 건설 프로젝트다. 2000년대 초반 남북 관계 개선에 맞춰 남북경협사업에 진출했다. 
 
단순히 개성공단에 공장을 세우는 수준이 아닌 개성 시내에 남북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개성에 4만 평 공장을 짓고 석산을 개발해 석재나 골재를 만드는 대형 기반 시설을 갖췄다. 자금은 호야에서 조달하고, 북한에서는 토지 등 현물을 출자했다.
 
해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도 상당한 규모였다. 러시아와 중국, 동남아시아를 직접 방문 후, 베트남을 선택했다. 
 
마침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한창이었다. 베트남 유명 관광지인 달랏에는 축산농장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두 프로젝트는 각각 면적만 16만 평(호치민), 180만 평(달랏)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사업이었다.
 
박 대표의 철저한 경영 전략 및 기획·운영 덕분에 프로젝트들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베트남에서는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고, 개성 남북경협사업도 수익을 앞둔 상태였다.
 
이때, 박 대표에게는 일생일대의 악재가 터졌다. 
 
2008년 금강산에서 우리 국민이 피격당한 사고였다. 남북경협사업은 일순간 얼어붙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호야씨엔티는 곧 자금난을 겪게 됐고, 베트남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그때까지 외부 자금은 일절 쓰지 않았다”며 “남북경협사업 중단은 너무 타격이 컸다. 수익 창출을 목전에 두고 터져, 너무 아쉬웠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식 온돌’로 글로벌 승부수 = 남북경협사업과 베트남 프로젝트 중단 후 박 대표는 국내에 집중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고민한 끝에 선택한 프로젝트가 ‘한국식 온돌의 세계화’다. 
 
이미 1990년대 황토방 아파트를 시공하며 온돌문화를 연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마침 우리나라가 선진화되며 환경에 관한 관심이 고조된 것도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새집증후군 등으로 인해 시멘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컸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구들장 위에 황토를 덮은 우리 전통 난방방식을 현대과학의 힘으로 구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회사가 2020년 호야홈텍이다. 국내보다도 해외를 봤다. 
 
이유를 묻자, 박 대표는 “바닥난방은 우리나라가 원조다. 이 좋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력상품인 호야온돌은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 난방방식이다.
 
핵심은 특허로 등록된 바닥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도움으로 핵심 소재 정보를 얻었다. 2년여 추가 연구로 ‘탄소 복합 신소재’를 개발했다. 
 
특허로 등록된 소재는 탄소 계열 천연광물에 다양한 성분을 배합해 구현했다. 
 
높은 열전도성, 우수한 열축열성 그리고 내구성이 특징이다. 빠르게 열을 전해 바닥이 금방 따뜻해지고, 열 공급을 중단해도 오래 온도가 유지된다. 
 
박 대표는 “기존 바닥재들과 비교해 내구성은 물론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3년 가까운 연구로 지난해 ‘탄소 복합 신소재 난방 바닥재’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외에서 혁신적인 바닥난방 솔루션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는 “업계에서도 우수성에 대해 인정한다”며 “설치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호야홈텍은 지난해 9월 폴란드에서 열린 ‘2023 난방기술 및 에너지절약 박람회’에서 해외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 난방 및 환기 부분 동상을 수상했다. [사진=호야홈텍]
●올해 수출 200만 달러 목표 = 그동안 해외 총판을 확보하며 시장 다지기에 나섰던 호야홈텍은 올해 본격적으로 수출 확대에 나선다. 
 
회사는 이미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러시아, 유럽에 총판을 보유했으며, 이들 지역 에서 수출실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특별히 해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호야홈텍은 바닥난방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을 지향한다. 
 
박 대표는 “바닥난방은 우리나라가 원조다. 해외에서도 일부 적용 사례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이 바닥난방을 이용하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는 라디에이터(방열기)를 통한 스팀 난방이 주류다. 
 
박 대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바닥난방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높은 수출 잠재력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K-컬처처럼 K-온돌을 세계에 알리겠다. 우리 고유의 난방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겠다”며 “정부도 한국 온돌문화의 세계화에 관심 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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