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

kimswed 2009.07.24 07:56 조회 수 : 19218 추천:432



‘지지지~, 탕탕탕!’ 둔탁한 소리가 가득하다. 늪지대에 지어지고 있는 포스코베트남 냉연공장은 막바지 지붕공사가 한창이다. 지반 침식을 막기 위해 3700개의 파일이 박힌 냉연공장 부지에는 865m로 길게 뻗은 공장의 뼈대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안에는 수백명의 현장 인부들이 용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9월이면 완공될 동남아 최대 규모의 냉연공장이 내는 심장 소리는 현장 부지를 둘러싼 티베이(Thi Avi)강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듯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차 산업인 농업중심 이였던 우리나라에서는 철강산업 또한 고철을 녹여 철을 생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이에 대부분의 철강재를 수입에 의존하였으므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개발계획의 중점인 중화학공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현대적인 종합제철소가 필요하다 하여 박태준 사장을 중심으로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창립되었다.
이어 1970년 4월 1일 조강연산 103만톤으로 유사이래 최대규모의 건설현장인 포항제철 1기 설비가 착공되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철강 불모지에서 현대적 제철국가로 변모하였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1973년 7월 3일 1기 설비가 준공되었고 같은 해 10월 10일 포항제철은 국제철강협회(IISI)에 가입하게 되었다. 후에 1976년 5월 30일에 2기, 1978년 12월 8일에는 3기, 1981년 2월 18일에 조강연산 850만톤에 달하는 4기 설비준공을 끝으로 13년에 걸친 영일만에서의 공사가 마무리 지어졌다.
이후 1981년 11월 4일에는 세계를 향한 한국 철강역사의 진보를 뜻하는 광양만에서 광양제철소의 입지가 확정되었다. 1985년 3월 5일에 광양제철소 제1기 설비가 착공 되었으며 후에 1987년 5월 17일에 1기 설비 준공, 1992년 10월 2일에 조강연산 2080만톤에 달하는 4기 설비가 준공 되면서 1968년에 시작된 포항제철의 4반세기에 걸친 대역사가 마무리 되었다.
그사이 포항제철은 설비 준공 이외에도 다른 분야에의 추진도 노력하였는데 1986년 12월 3일 포항공과대학 개교와 1987년 3월 3일 포항 산업과학 연구원 창립이 그러하다. 그리하여 1988년 6월 10일에 포항제철은 국민주 1호로 주식상장기업이 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1994년 10월 14일 포항제철은 뉴욕증시에 상장되었으며, 일년 뒤인 1995년 10월 27일에는 런던증시에도 상장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1994년 12월 1일, 포항제철주식회사의 엔지니어링본부 및 건설본부와 1970년 7월 3일에 출범된 포스코 엔지니어링 주식회사, 1982년 4월 1일에 출범된 거양개발 주식회사를 비롯하여 포스코 그룹 내 엔지니어링 및 건설분야를 통합하여 1994년 12월 1일에 포스코 개발 주식회사(POSEC)가 출범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인 1994년 12월 7일에는 포항 방사광 가속기가 준공되었으며 1995년 4월 베트남 IBC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중국 상해에서 POS-PLAZA법인이 설립되었고 베트남에서는 POSLILAMA법인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같은 해 5월에는 한국 환경오염 방지시설 협의회가 발표한 94년 환경오염 방지시설 공사실적에서 1위에 올라 경제적발전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도 생각한 자연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을 얻게 되었다.
1996년에 들어와, 7월에는 지하 2층 지상 25층의 국내 최초의 철골조 아파트를 준공하였으며 이어 연산 180만톤으로 단일공장으로써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포항제철소 증강공사가 준공되었다. 9월에 들어서면서 포항제철은 ISO 9001인증을 획득하게 되었는데 이로써 자사의품질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증받게 되었다.

24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동남쪽으로 80㎞정도 떨어진 붕타우성 푸미2공단에 외형을 드러낸 포스코베트남 냉연공장. 이 곳은 ‘포스코 글로벌 웨이’의 실전 테스트 현장으로 꼽힌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희망이었다면, 베트남 냉연공장은 포스코의 글로벌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본격적인 시험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 곳 냉연공장은 일관제철소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 지역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의미가 큰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우선 47만평에 이르는 공장 지반부터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8월 1일 착공한 이 공장은 지하 30m에까지 이어지는 늪지대가 첫번째 난관이었다. 포스코에서 파견된 36명의 임직원들은 비가오면 중장비도 빠지는 늪과의 한판 싸움을 펼쳐야 했다. 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4000개가 넘는 파일을 땅속에 세웠으며, 대규모 준설 작업을 진행하며 부지를 다져갔다. 갖은 고생 끝에 올해 1월초 대부분의 지반 공사를 마치고 공장 건축에 나섰으며, 이달부터 냉연 기계 설치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55%에 이르고 있다.

더 큰 어려움은 현지인과의 인식 차이에 있었다. 큰 죄의식 없이 자재를 빼나가는 현장 인부들, 언어 장벽으로 인한 낮은 의사 전달률, 현장 인프라 구축에 미온적인 정부 등이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가로 막고 있었다.

 

현지 관계자는 “현장 경비도 못믿고, 현지 경찰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자들의 재산은 조금 나눠가져도 괜찮다는 현지인들의 생각과 공단 인프라가 제때 갖춰지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는 설명. 포스코 특유의 ‘우향우’ 정신과 ‘자원 유한, 창의 무한’ 정신을 바탕으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해야만 포스코 글로벌 웨이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포스코 현지 임직원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세계 제철소 가운데 포스코가 가장 최근에 제철소를 지어본 경험이 있으며, 그것도 광양만의 갯벌을 극복하며 건립에 성공했다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베트남 냉연공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 식 포스코베트남 법인장은 “많은 여건이 어렵지만 광양만의 신화가 붕타우에서도 펼쳐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내년 3월이면 베트남 냉연공장은 모든 형태를 갖추고 시험 가동에 돌입하게 된다. 9월말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2010년부터는 연간 100만t의 냉연 제품을 뽑아낼 계획이다. 포스코가 동남아 최대 규모의 냉연공장을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철강 업체로 우뚝서게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해온 포스코가 베트남의 스테인리스업체를 인수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는 철강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의 스테인리스 냉연업체 ASC의 지분인수 문제를 사실상 마무리 짓고 오는 17일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사회에 인수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SC는 2004년 설립된 회사로 9만t 가량의 생산설비를 갖춘 중소규모 업체이며 지난해 270만 달러 상당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의 인수금액은 대략 5천만 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