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 전도사' 김성중 (주)넥스톰 대표가 각종 기술특허와 인증서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성중 (주)넥스톰 대표는 말이 약간 어눌한 편이다. 하지만 ‘스마트 팩토리’ 얘기만 나오면 ‘달변’이 된다. 이 분야 전문가인데다 할 말도 많기 때문이다.
“독일 ‘Industry 4.0’, 미국 ‘AMP 2.0’, 중국 ‘Made in China 2025’, 일본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 등 세계 주요국들은 차별화된 정책 지원을 통해 일찍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과 제조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한국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통해 2020년까지 1만2000개, 2022년까지 2만개의 스마트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제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의 말에 힘이 들어갔다.
4차 산업혁명과 제조혁신,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가 무슨 관계인지 물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핵심 축이 스마트 팩토리입니다.” 그래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존의 공장자동화(FA) 수준을 뛰어넘어 제조기술과 최신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이를 테면 ‘지능화된 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가상의 사이버 공간에서 ‘스스로’ 제조현장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시뮬레이션 하며 자율적 제어까지 합니다. 그러니까 스마트 팩토리는 고도화된 공장 관리가 가능하고 작업자로 하여금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정확한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GE가 인도에서 운영하는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을 사례로 들었다. 이 공장에서는 하나의 생산 설비가 자동으로 모드를 전환하며 제트엔진, 수처리장치(Water Treatment Units) 등을 만들어낸다. 이는 공장 시설과 컴퓨터가 IoT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장 내 설비가 생성하는 정보를 IoT로 연결하여 공장이 스스로 생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 품질을 유지하며, 돌발적인 가동 중지를 예방하는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공급망, 서비스, 유통망과 연결돼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생산 최적화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 대목에서 넥스톰이 하는 일을 물었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만들어 팝니다. ‘SFFA 플랫폼’이라는 솔루션인데요, 이 솔루션이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게 해 줍니다.” 그러니까 제조업체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솔루션이 필요한데 그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얘기다.
SFFA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설비 센서 데이터 Spec 관리. [이미지=넥스톰 제공] |
SFFA 플랫폼은 다양한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설비 데이터와 생산 데이터, 품질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수집하고 처리, 분석해 문제점을 찾아낸다.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예측·예방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한다.
국내에서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조업에 특화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회사는 몇 안 된다. 사실 넥스톰은 그 중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리딩 컴퍼니로 이미 제법 널리 알려져 있다.
넥스톰은 SFFA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데이터 유실 방지에 대한 2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이 특허는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기술평가를 통해 30억 원의 기술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옵션부 보증을 받기도 했다. 특허 받은 ‘원천 기술’의 값이 최소 30억 원은 나간다고 기술신보가 인정했으니, 일단 SFFA 플랫폼에는 굉장한 기술이 들어가 있음을 알겠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가진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이고 그 기술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넥스톰 기술진은 지난 20여 년 간 국내 및 해외의 하이테크 산업분야에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공급해 온 현장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이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솔루션들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과 데이터 처리속도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대형 제조업체뿐 아니라 중견·중소 제조업체에서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SFFA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국내 유명 반도체 회사를 비롯해 수많은 제조현장에 이 솔루션을 보급했다. 대부분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들이다. 이 솔루션은 개별 기업의 요구에 맞춤형으로 도입하는 ‘구축형’과 동종 및 유사 공정을 가진 기업에 공동으로 적용 가능한 ‘클라우드형’이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이 자사의 실정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SFFA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설비 상세 보고서. [이미지=넥스톰 제공] |
김 대표는 정부에서 안내하는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 도입 수준에 따른 단계를 ‘기초수준’, ‘중간수준 1’, ‘중간수준 2’, ‘고도화 수준’의 4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수준에서는 생산이력을 추적관리 할 수 있으며, 설계, 영업, 재고, 회계 등 부분적인 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중간수준 1에서는 생산정보를 실시간으로 집계·모니터링하고 품질을 분석하며, 분야별 관리 시스템 간에 부분적 연계가 이루어진다. 이어서 중간수준 2에서는 실시간 자율제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시스템을 통해 설비를 자동 제어하여 생산을 최적화하고 분야별 관리 시스템을 실시간 연동한다. 마지막으로 고도화 수준에서는 IoT를 기반으로 하여 맞춤형 유연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전체 관리 시스템이 통합 운영되며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통해 자율적 공장 운영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실적은 대부분 1, 2단계인 기초수준(76.4%)과 중간수준 1(21.5%)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3단계인 중간수준 2는 2.1%, 4단계인 고도화 수준은 0%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중간수준 2 이상의 단계에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전문 공급업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SFFA 플랫폼이 중간수준 2 이상의 단계에도 적합한 솔루션이며 그래서 넥스톰이 꽤 괜찮은 기업이라고 슬쩍 자랑했다.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말까지 2800개사의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성과로 생산성 향상(+30%), 불량률 감소(-45%), 원가 절감(-15%), 납기단축(-16%) 등을 꼽았다. 대부분 1, 2단계의 스마트 팩토리로 거둔 성과이니, 3, 4단계까지 가면 훨씬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국내 산업계에 스마트 팩토리가 성공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수의 기관에서 외래교수 및 심의·평가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간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이 이뤄져야 한 단계 높은 제조혁신이 이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분야의 제조업체와 단체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필요성과 미래 비전에 대한 특강을 진행한다. 그가 스마트 팩토리 ‘전도사’로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