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도미니카공화국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토록 어려운 경제 상황이기에, 역내 평균대비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며 ‘군계일학’으로 우뚝 선 도미니카공화국 경제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주요기관 및 현지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갈등,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투자 감소 및 정부부채 부담 등으로 2019년 도미니카공화국 경제가 전년 대비 다소 둔화한 5%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N 중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5.7%,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5.1%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현지 최대 일간지인 보도에 따르면 5.0~5.5%의 경제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소폭 낮은 수치지만, 5%대의 성장률은 CEPAL의 중남미·카리브 국가 평균 성장률 전망치인 1.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미국이 올해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해나간다는 전제 아래 내다본 성장률이므로, 미 연준의 최근 비둘기파적인 움직임이 올해 내내 계속된다면 도미니카공화국의 경제 앞날은 더욱 밝아질 수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최근 건설업, 관광업 등 주요 산업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성장률을 이끌고 있다. 작년부터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 산업별 성장률은 통신 11.0%, 건설 10.6%, 자유무역구 9.1%로 나타났다.
도미니카공화국 중앙은행은 2018년 경제성장률을 평균 7%로 예상하고 있다. 3분기까지 6.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월간경제활동지수(IMAE) 잠정치로 추산한 4분기 잠정 성장률은 약 7.1%다. 이는 IMF의 연초 전망(5.5%) 및 수정 전망치(6.4%, 10월)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중남미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중앙은행장은 2018년 경제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내수 증가와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지목했다. 국내 수요가 전년 대비 7.2%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고, 특히 민간부문 수요증가가 2018년 GDP 성장의 약 87%를 차지한다고 평가했다.
고용부문에서는 2018년 한 해 동안 약 16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실업률은 약 5.6%로, ILO 추산 라틴아메리카·카리브지역 평균 8.4%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올해는 특히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저소득층 대상 경기부양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닐로 메디나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2012년부터 시행해 온 빈곤 퇴치, 취약계층 소외 극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민심잡기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911 응급지원망 확충, 취약계층 아동지원, 보건위생 관련 각종 질병 예방관리, 문맹 퇴치, ‘연대를 위한 전진’ 등 정부 캠페인이 계획돼 있다. 가정폭력 피해여성 지원, 청소년 임신예방 프로젝트, 중소·영세기업 지원제도 운용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프로그램이 2019년 정부 예산안의 우선 추진과제에 포함됐다. 그밖에도 전력난 해소, 대중교통 확충 등 민생 관련 인프라 사업이 꾸준히 추진될 예정이다.
◇건설·자유무역구에 주목… 한국산 식음료 수출 호조 = 건설업과 자유무역구를 바탕으로 한 제조업은 도미니카공화국 경제를 견인하는 쌍두마차로, 2019년에도 꾸준히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업 분야에서는 건설자재 및 건축 내외장재, 보안장비 시장 확대를 비롯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전력, 인프라 분야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단, 정부 프로젝트의 경우 대선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내 입찰 참여가 가능한 현지 유력 파트너를 물색하는 것이 유리하다.
경제학자 후나산 돌리오 푸이그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책임감 있는 경제정책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2019년에도 경제가 활력을 띠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2020년 대선 이후 조정국면이 올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한 절제된 정책 수행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영국 EIU도 대선 시즌 이후로는 도미니카공화국 경기가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며 2020~2023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3~4.0% 수준으로 전망했다.
식음료 또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상으로 수출이 유망한 품목이다. 최근 중남미에 한류 붐이 일면서 음료를 필두로 한국산 식품의 대도미니카공화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도미니카공화국 음료 수출액은 2013년 22만 달러에서 2017년 310만 달러로 1300% 증가했다. 이로써 음료제품은 한국의 대도미니카 10대 수출품목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커피, 차 추출물 수출도 2600달러에서 5만4000달러로 1947% 증가했고, 2013년에는 수출 기록이 없는 소스류와 스프·브로드류 등이 2017년도에는 각각 5378달러, 1262달러 규모로 수출됐다. 주요 식품류에 대한 수입 증가율은 해당 품목 도미니카공화국 수입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도미니카공화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아 무관세 수출이 가능한 미국, 유럽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다. 단, 자유무역구 제조업체에 부자재, 반제품 등을 수출하는 경우 해외 재수출을 전제로 무관세 수입할 수 있기에 전략시장으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김영채 기자 wtrade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