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방식 수출, FTA 활용 이렇게 하라
세퍼레이터 필름라인 M사는 충남 천안 소재 중소기업이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필름, 알루미늄과 동 호일(Al & Copper foil), 솔라 셀(Solar cell), 세퍼레이터 필름(Separator Film) 등 다양한 소재의 코팅, 프레싱, 라미네이팅 기계를 제작·수출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가 있는 천안에서 아산 당진에 이르는 충남벨트는 전국에서 가장 산업관련 투자가 활발한 곳 중 한 곳이며 ‘천당벨트’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옮겨온 기업들이 제조업 생산라인을 널찍하게 구축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주요 수출품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세퍼레이터 필름을 생산, 건조, 경화, 절단, 회수하는 설비(Separator Film Line)로 주로 유럽, 중국 등의 국가에 턴키방식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2005년부터 매년 중국 국제배터리전시회에 참가해 업체의 설비제작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2012년에는 중국 설비업체와 기술제휴를 맺는 등 중국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FTA 덕택에 중국·EU에서 대규모 설비 수주
2016년 매출 85억 원을 기록한 M사는 독일 소재의 거래처로부터 17억 원 상당의 코팅머신 제작 및 수출 의뢰를 받았다. 수출 계약 당시 독일 거래처는 한-EU FTA 적용을 위한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취득을 통한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요청했다. 대 EU 수출에 있어 원산지증명서는 일정한 양식이 없이 업체별로 자율 발급이 가능하다. 이를 원산지신고서라고 한다. 6,000 유로 초과의 거래에서는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받은 업체만 자율 발급이 가능하다.
독일은 세계 최강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M사에게 중요한 기회였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인 벤츠, BMW, 폭스바겐을 필두로 지멘스, 보쉬 등 세계 정상급 기술을 가진 제조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따라서 독일로의 수출은 그 자체가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M사는 독일에서 수출 주문을 받은데 이어, 2017년 초 중국 거래업체로부터 2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퍼레이터 필름 생산라인 수주를 받는데 성공했다. 중국 바이어는 이 거래의 수출 계약서와 L/C 조건에 FTA 원산지증명서 선적 서류를 함께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원자재 3,000여 종 원산지 관리 ‘고민거리’
대규모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지만 M사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FTA 활용 역량 부족으로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원산지 판정 자료를 갖출 수 없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생산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 및 부품이 3,000개 이상에 달해 품목분류 및 판정 관리가 만만치 않았다. 기한 내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해야 할 상황이라 부랴부랴 FTA종합지원센터에 OK FTA 컨설팅을 신청하게 되었다.
품목분류·FTA시스템 구축 중심 컨설팅 주효
OK FTA 컨설팅을 거친 이 회사는 이제 원산지증명서 고민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FTA 원산지 판정 체제를 제대로 구축하고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시작한 것이다. 어렵고 복잡하게 여겨졌던 이 업무를 해결하기까지 그리 오랜 기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이 회사는 우선 생산하는 18개 완제품과 이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원재료와 부품 3000여개에 대한 품목분류부터 시작했다. 각 품목을 검토하여 HS코드별 6단위 세번변경 여부를 검토해 원산지 판정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업무 담당자들은 원산지 판정 방법과 발급 서식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원산지 판정 검토 및 원산지확인서 발급을 요청했다. 원산지 관리 전담자가 협력사들에게 협력을 요청했고 다행히 협력사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원산지확인서 및 관련 자료를 수취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FTA 시스템 활용도 시작했다. 주요 원재료 및 부품의 HS코드를 FTA 관리 시스템에 반영하고 이를 근거로 원산지를 판정하는 FTA 활용 로직을 구축했다. FTA 시스템을 활용하자 원산지 판정 및 판정 자료 관리가 간편해지고 협력업체로부터 원산지확인서를 발급받는 업무도 안정이 되었다.
[대EU 수출 관세혜택]
독일 수출에서 3,000만 원 관세 혜택
이 회사는 이러한 준비과정을 거쳐 한-EU FTA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했다. 독일 바이어의 계약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1개월이란 짧은 기간 내에 코팅머신(HS 8479.89)에 대한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하여 원산지신고서를 발행했다. 이로써 계약서 상의 인증수출자 취득, 원산지신고서 발행 조건을 충족하게 되었고 독일 바이어 측은 약 3,000만 원 상당액의 관세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M사 관계자는 “코팅머신에 대한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EU 거래처의 원산지신고서 발급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앞으로 EU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설비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M사는 원산지인증수출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원산지 관리 전담자뿐만 아니라 생산부서, 구매부서, 수출부서의 각 담당자가 판정자료 구비 및 교육에 참여하는 등 전사적으로 협력 체제를 만들었다. FTA 원산지 판정은 수출뿐만 아니라 구매, 생산과정에서의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FTA 활용을 위한 전사 차원의 대응과 협력사의 협력은 자체적으로 정확한 원산지 판정과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가능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협력사들 역시 원산지 판정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중 수출 관세혜택]
중국에선 8.9억 원 관세 혜택 기대
한–중 FTA 활용을 위한 원산지증명서 발급도 본격화했다. 중국 바이어와의 계약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 세퍼레이터 필름 라인에 대한 원산지 판정과정을 거쳐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완료했다. 중국 수입업체는 M사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서에 따라 기본세율 5% 대신 한–중 FTA 협정세율 0%를 적용하여 원화 기준 무려 9억 원의 관세부담을 줄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입업체는 세퍼레이터 필름 생산라인 주문을 일본의 설비제작 업체 대신 M사에게 다시 맡겼다. M사는 2017년 세퍼레이터 및 회수 설비 분야에서 2회에 걸쳐 총 3,85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2017년 7월에만 2,231만 달러 규모의 설비를 선적하는
등 수주 이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수출에서 대박이 난 것이다. 이 회사는 FTA 활용 능력 구축을 계기로 중국시장 개척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국제배터리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중국시장의 잠재 바이어를 적극 발굴하는 과정에서 OK FTA 컨설팅 과정에서 정착시킨 한-중 FTA 활용 및 사후검증 대응 역량을 함께 보여줄 것이라 한다.
한국무역협회 FTA 활용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