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헤어케어 시장이 회복 중이다. ‘위드코로나’을 지나 ‘엔데믹’으로 향하면서 미 소비자들의 주춤했던 헤어케어 니즈가 다시 커지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든 동시에 소비자 요구사항도 새로워지면서 톡톡 튀는 트렌드도 찾아볼 수 있다.
▶호조세 이어가는 미 헤어케어 시장=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두렵게 하던 시절, 미국 소비자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와 각종 봉쇄조치 등으로 외출을 줄였고 재택근무와 가정학습이 일상이 됐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니즈가 감소한 분야 중 하나가 헤어케어다.
특히 헤어살롱 등 오프라인을 통한 헤어케어 제품 매출이 급감했다. 이후 해가 바뀌고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됨과 동시에 팬데믹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면서 헤어케어 제품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미국 헤어케어 시장은 전년보다 7.7% 증가한 155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 급감했던 헤어살롱 등 전문가용 헤어케어 제품은 지난해 25%라는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헤어스프레이, 무스, 왁스, 헤어세럼 등 스타일링 제품도 11% 증가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약 3% 증가해 2026년에는 그 규모가 18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전망도 밝다.
특히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증가가 헤어케어 시장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헤어살롱을 통해 주로 판매되던 올라플렉스, 모로칸오일 등 프로페셔널 헤어케어 브랜드 제품도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늘었으며 웨이, 리빙프루프, 브리오지오, 아미카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지도 역시 온라인 쇼핑 채널들을 통해 많이 높아졌다.
▶톡톡 튀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시장=예전의 수요를 회복하며 새로운 성장단계를 맞이한 미국 헤어케어 시장에서는 소비자 니즈의 변화와 함께 톡톡 튀는 트렌드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헤어케어를 스킨케어와 동일하게 여기며 모발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뷰티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원료, 제품 사용환경, 추구하는 헤어스타일 등 각양각색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우선 뷰티 및 스킨케어 업체들 사이에 쌀이나 쌀뜨물이 주목받으면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고체 타입의 샴푸와 컨디셔너를 판매하는 헤어케어 브랜드 ‘비오리’는 쌀을 주원료로 한 제품으로 호응을 얻은 대표적인 사례다.
광활한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중국 룽성 지역의 붉은 야오족 여성들은 모발이 건강하기로 유명한데, 비오리의 헤어케어 제품은 이 지역에서 재배한 쌀로 만들어진다. 또한 해당 지역 야오족과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사회 발전을 지지하는 각종 활동을 펼치면서 사회적 책임을 추구해 눈길을 끈다.
아미노산과 천연 소염 성분이 포함된 쌀뜨물 성분을 활용하는 헤어케어 브랜드 ‘이날라’의 프리미엄 헤어 트리트먼트 제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순수 쌀뜨물 추출물뿐만 아니라 비오틴과 아르기닌 성분으로 모발과 두피를 강화하는 이 제품들은 파라벤, 실리콘, 프탈레이트 등의 물질을 함유하지 않아 건강함을 강조한다.
최대 화두인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지갑 사정도 고려하는 헤어케어 제품도 인기다. 올해 2월 대형 소매점 체인 타겟을 통해 처음 선보인 ‘클리마플렉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두 가지, 즉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과 효과에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이상적인 가격대에 제공하며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특히 제품 용기 등의 패키징은 97%가 천연 유래 성분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며 효과적이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성분의 조합으로 전문 헤어케어 제품 못지않은 효과를 나타낸다. 무엇보다 보통 샴푸 사이즈인 400ml 제품 가격이 9.99달러로 책정돼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다양성의 맥락에서 흑인 비즈니스가 주목받는 가운데 흑인 여성이 창립한 헤어케어 브랜드 ‘아쥬아뷰티’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는 곱슬곱슬한 아프리카 스타일의 모발에 특화된 헤어케어 제품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아쥬아뷰티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채워주는 동시에 웨이브 모발이나 직모에 효과적인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Z세대를 필두로 개성 표현이 더욱 자유로워지면서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헤어 분야의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헤어 컬러와 스타일은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모발 염색이나 스타일링을 직접 하는 셀프 헤어케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스스로 손쉽게 원하는 컬러로 머리카락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각양각색의 힙한 헤어컬러 제품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비건 뷰티 브랜드 ‘라임크라임’이 눈길을 끈다. 반영구적 풀 커버리지 염색제부터 모발 탈색 키트, 일회용 헤어컬러, 탈색모 전용 파스텔 헤어컬러 등 다양한 셀프 헤어컬러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구미에 맞춘 40개 이상의 컬러뿐 아니라 다수의 컬러를 취향에 맞게 믹스해 매치할 수 있는 컬러 믹서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올림머리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브랜드도 있다. ‘재밌는 헤어케어의 추구’가 모토인 신생 헤어케어 브랜드 ‘트리비소’의 신개념 잔머리 케어용 제품과 헤어 마스크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이 제품들은 마스카라와 젤리 드링크 파우치처럼 외관이 독특하며, 특히 잔머리 케어세럼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방식의 제품이다. 흔히 ‘똥머리’로 불리는 헤어번 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팬데믹을 겪은 지난 2년간 미국의 헤어케어 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급격히 온라인화된 소비방식에 더해 시대와 문화가 변할수록 새롭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와 이에 따른 각양각색의 트렌드까지 감안하면 점점 더 변화무쌍하고 흥미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미국 프로페셔널 헤어케어 업계 종사자인 J씨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헤어케어도 스킨케어처럼 여기는 트렌드가 자리 잡은 가운데 건강하고 효과적인 성분의 헤어케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도 다양해졌지만 제품의 성분이나 안전성 등을 궁금해하는 소비자가 예전보다 늘었다는 의견이다.
KOTRA 무역관은 “미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사회공유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는 무수한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 리뷰들을 통해 헤어케어 제품을 서로 비교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면서 “미 헤어케어 시장을 눈여겨보는 우리 업체들은 이런 시장의 특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양한 니즈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