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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I

이해정 GMEG 대표

kimswed 2023.04.08 06:32 조회 수 : 86

“세계적인 주류(酒類) 전문기획사 될 것”
 

K-마이스(MICE) 산업이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재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MICE 산업은 일자리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K-컬처·K-푸드로 한국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 잠재력은 더욱 높다. <한국무역신문>은 경제 부흥을 위한 해법 발굴의 일환으로 ‘차세대 성장원 K-MICE 리더들’ 시리즈를 기획하고 산업계 대표와 전문가들을 릴레이로 만난다. <편집자>

▲이해정 GMEG 대표가 지난해 6월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로컬브랜드페어 전시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GMEG 제공)
‘큰물에서 당당히 싸워보자.’ 이해정 GMEG(Global MICE Experts Group) 대표가 2014년 대구에서 혈혈단신 서울로 와 창업할 때의 심정이다. 
 
창업이라는 리스크 큰 결단에서 그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미국의 세계적인 MICE 대학에서 수학한 그는 대구 엑스코(EXCO)에서만 10년간 근무했다. 대구에서 창업했다면 그동안 쌓은 인맥으로 좀 더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대로 실력을 인정받고자 했다. 
 
이 대표는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에서 전시와 컨벤션을 전공했다. UNLV는 MICE 경영 분야에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명문대학이다. 이 대표는 호텔경영학부 여행·컨벤션경영을 전공했다.
 
“‘엑스코 출신으로 지역에서 쉽게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배우고 엑스코에서 10년간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도전하고자 했습니다.”
 
●학술대회에서 드라이빙 체험 ‘깜짝’ 기획 = 그의 진가는 첫 기획물부터 나왔다. 창업 이듬해인 2015년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의 부대행사를 맡았다. 장소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였다. 
 
그는 직원 한명과 함께 전시장을 돌며 고민에 고민을 이어갔다. 부대행사지만 ‘메인행사처럼 빛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전기차 드라이빙 체험행사’였다. 전시장에서 참관객이 직접 차를 몰고 킨텍스 주변 2Km를 드라이빙하는 이벤트다.
 
“당시만 해도 전기차가 생소했습니다. 벤츠·아우디 등 전기차 메이커들은 어떻게든 한국 시장에 자사 전기차를 알리고 싶었죠. 한 곳 한 곳 설득해 6곳이 드라이빙 체험행사에 참여하게 만들었습니다.”
 
행사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학술대회 부대행사이다 보니 지역 내에서만 홍보했음에도 하루 200~300명이 신청해 오전에 일찌감치 마감됐다. 그리고 블로그 등에는 ‘발만 올리면 전기차가 소리 없이 쭈욱 나간다. 신기하다’ 등의 체험글이 올라왔다. 참여한 자동차 제조사들도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획하게 된 과정을 물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왔다.
 
“뭔가 새로운 것을 고민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 가운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찾았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것도 그렇고 해외 전시회를 가 봐도 관람객의 체험을 매우 중시합니다. 관람객이 체험한 것들은 기억에 남고 그 경험이 반복되면 대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체험이라는 이벤트가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선한 제안에 이끌렸지만, 주최사의 입장은 달랐다. 학술대회의 부대행사인 데다가 자칫 사고라도 나면 골칫거리였다.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도 많았다. 
 
이 대표는 한국 전기차 시장 상황과 자동차 제조사의 관심을 바탕으로 주최 측을 설득했고, 결국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해정 GMEG 대표가 2018년 개최한 국제맥주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주류 전문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2015년 국내 수제맥주업체 40여 곳을 방문하며 의견을 듣는 열의를 보였다. (사진=GMEG 제공)
▲GMEG는 한국 대표 주류 및 음료 전시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독일의 세계 최대 맥주 및 음료 전시업체인 브라우바비알레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이해정 GMEG 대표(오른쪽)와 안드레아 칼랄이트 브라우바비알레 총괄 디렉터와 협약 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GMEG 제공)
●전문업체 위해 40여 곳 양조장 직접 찾아가 = GMEG는 혁신을 거듭해 현재는 주류 전문 전시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만 4월 맥주박람회(KIBEX), 7월 ‘서울바앤스피릿쇼(Seoul Bar & Spirit Show)’, 11월에는 ‘드링크 쇼 수원(Drink Show SUWON)’을 기획 중이다. 
 
이 대표는 “이 분야의 후발주자로서 기존 전시회를 모방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았다”며 주류 전문기획사로 기치를 내세운 배경을 소개했다.
 
준비는 철저했다.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조업계에서 일하며 국제 맥주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지인이 이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해줬다. 마침 당시 국내에도 수제맥주가 확산할 시점. 
 
이듬해인 2016년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맥주 스터디에 들어갔다. 만사를 제치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갔다. 당시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이 대략 40여 곳. 그는 방문을 허락한 모든 곳을 찾아가 의견을 청취했다.
 
“하나 같이 맥주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수제맥주는 홍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백화점에서 진행된 ‘맥주축제’다. 23곳의 수제맥주 양조업체들이 참석해 시음행사와 상품 판매를 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바&펍(Bar & Pub) 쇼’를 열고 국제 맥주 콘퍼런스도 진행했다. 
 
●경연대회로 ‘한국 수제맥주 우수성 알리기’ 앞장 = 이 대표는 전시회가 단순히 제품 홍보의 자리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맥주 경연대회’다.
 
‘빨리 마시기’ 형태의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맥주 양조사들이 경쟁력을 뽐내는 경연대회다. 100개에 달하는 카테고리별로 경연을 펼친다. 심사는 부적합한 부분이 확인되면 탈락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맥주를 시음했을 때 느껴져서는 안 될 맛이나 향이 확인되면 탈락한다. 평가결과는 경연대회 참가업체에도 통보돼 수정하도록 유도한다.
 
행사 개최 취지를 듣자, 공감이 갔다.
 
“맥주가 장거리 이동하게 되면 아무래도 변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맥주가 해외 경연대회에 나가면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듭니다. 반면에, 국제 심판들이 한국에 와서 평가하면 한국 맥주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종에 홈경기의 이점이라고 해야겠죠.”
 
해외에서 심판을 초청하다 보니 행사비용 부담이 크다. 작년에는 320개 맥주가 출품됐고 올해는 해외 맥주업체를 포함 참여 맥주 수가 500개를 넘는다. 협찬사로 프랑스 효모업체를 유치했지만, 여전히 행사 진행에 따른 손실이 크다. 
 
하지만 이 대표는 씩씩한 모습으로 “우리 수제맥주 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면 함께하고자 하는 곳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라고도 말했다.
 
●단순 대행사가 아닌 ‘전문가 인정’ 문화 필요 = 우리나라 MICE 산업의 문제점을 물었다. 
 
이 대표는 “MICE 업체를 단순히 대행사로 보는 시각이 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느껴진다. 해외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MICE업체를 전문가로 인정해야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MICE 산업이 국가 산업 경쟁력과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국제 전시회·콘퍼런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문화와 접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기획해야 한다. 그러면 딱딱한 만남의 자리가 부드러워지면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되기 쉽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주류 전문기획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규모에 집착하지 않고 글로벌하고 유니크한 이벤트를 만들어 기업과 참관객들이 찾는 전시회를 만들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마케팅 파트너가 되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국제 전시회를 해외에서 기획해 보려고 합니다. 그 시간이 머지않아 다가오기를 희망합니다.”
 

• 회사 설립 : 2014년 12월
• 사명 ‘GMEG’ 의미 : ‘Global MICE Experts Group’ - MICE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
• 대표 행사 : 대한민국맥주박람회 (KIBEX), 드링크서울, 서울바앤스피릿쇼
• 모토 : ‘MAKE GREAT THINGS TOGETHER’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오거나이즈를 넘어 ‘콘텐츠 프로바이더’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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