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마케팅’과 ‘순발력’으로 싱가포르 시장 장악
• 회사 설립 : 2018년 3월
• 분야 : 친환경 위생용품
• 회사 이름에 담긴 뜻 : 올담(올바르게 담다), 유해성 걱정 없는 안전한 기업
• 사업 목표 : 동남아 1등 위생제품 브랜드
‘설립 4년 만에 싱가포르 온라인시장 점유율 1위.’ 2018년 3월 설립된 친환경 위생용품업체 올담이 2022년 2월 현지 물티슈 수출로 이뤄낸 성과다.
충북 청주에 소재한 직원 9명 회사로서는 놀라운 실적이지만, 올담 최병진 대표의 반응은 의외였다.
“인터넷쇼핑몰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는 캡쳐 이미지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무덤덤했습니다. 좋긴 좋았는데 뭐 파티를 하거나 할 정도라고는 못 느꼈습니다.”
1위 등극 과정을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올담 물티슈는 2020년 1월 싱가포르 온라인시장에 론칭한 지 얼마 안 돼 수요가 바로 나타났다.
지난해(2021년)부터는 점유율 2~3위를 기록하더니 드디어 2022년 2월 일을 냈다. 오랜 기간 1위를 기록했던 업체가 세계적인 브랜드여서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1위에 당당히 등극했다.
올담은 취재가 진행되던 2022년 9월 현재도 물티슈 기준 싱가포르 온라인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설립 4년이면 아직 수출 초보라고 할 수 있는 업력인데 어떻게 당당히 싱가포르에서 1등을 꿰찼는지 궁금했다.
최병진 대표의 설명을 들어본 후 얻은 결론은 2가지로 정리됐다.
과감한 무료 시연 행사 펼쳐
하나는 ‘공격적 마케팅’이다. 대부분의 초보기업들은 마케팅에 인색하다. 그냥 ‘비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매출도 변변치 않은데 어떻게 마케팅을 하느냐는 식이다. 매출이 오르면 ‘그때 하겠다’며 소극적이다.
올담은 달랐다. 40피트 컨테이너에 물티슈 약 3000박스를 선적해 보내는데 그 가운데 500박스는 현지 파트너인 협력사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파트너는 한국 시장을 충분히 알고 있는 곳으로 직접 올담에 연락을 취해 연결된 곳이다. 올담은 그런 파트너를 믿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무료 테스트 마케팅을 펼쳤다. 그렇게 3~4개월 동안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자 소비자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1주일 만에 디자인 변경해 선적
두 번째는 빠른 대응력이다. 파트너사의 주문사항을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대응한 것.
예를 들어 디자인 변경 요청이 들어오면 최 대표는 그날 디자이너와 회의를 해서 바로 시안을 확정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새벽에 바로 공장으로 달려가 작업했다.
1주일에 한 번꼴로 싱가포르에 상품을 보내는데 빠르면 바로 다음 주 컨테이너에 바뀐 디자인 제품을 실었다.
최병진 대표는 “전 직원 9명이 똘똘 뭉쳐서 속도감 있게 움직였다”며 “설령 비용 면에서 손해가 발생한다고 해도 고객 만족을 위해 최대한 요구사항을 반영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초보기업’ ‘스타트업’ 꼬리표가 달릴 만하다. 하지만 회사는 2021년 수출 60만 달러, 2022년 상반기에도 이미 40만 달러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해외를 타깃으로 준비한 덕분이다. 이미 국내 친환경 물티슈 시장은 충분히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설립 때부터 수출을 목표로 전략을 짠 것이다.
철저한 온라인 관리도 한몫
이를 위해 온라인쇼핑몰을 적적으로극 활용했다. 초기기업으로서는 쉽지 않게 전문 디자이너를 채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인터넷쇼핑몰에 상품을 올렸다.
단순히 상품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제품 디자인이 바뀌는 등 변화가 있으면 바로 모든 사이트를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했다. 댓글창을 관리하며 고객의 불편사항을 일일이 제품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한 내부회의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던 계기도 이런 철저한 온라인 관리 덕분이다. 한국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있던 싱가포르 파트너 회사는 올담이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훌륭하게 관리하고 있고, 무엇보다 판매실적이 꾸준한다는 데 매력을 느껴 수입판매를 제안했다.
최 대표는 “파트너사가 우리 회사를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며 “한국 인터넷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댓글까지 확인해 놀랐다. 그래서 우리도 믿고 거래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글로벌 e-마켓 플레이스 ‘트레이드코리아(tradeKorea.com)’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지금도 매달 3~4건의 인콰이어리가 이곳을 통해 들어온다.
레드오션? 해외는 ‘아니다’
최병진 대표는 은행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창업했다. 마침 은행에서 수출입 기업 분석업무를 맡으면서 많은 수출업체를 방문했던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됐다.
창업 아이템도 빠르게 결정했다. 아이가 태어날 즈음 물티슈 유해 성분 논란이 일자, 친환경 위생용품 시장에 뛰어든 것.
“쉽게 접근할 수 있던 게 물티슈였습니다. 국내는 레드오션 시장이라고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저는 어차피 처음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했습니다.”
국내 친환경 물티슈 브랜드는 넘쳐난다. 설명만으로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크게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최 대표가 찾아낸 것이 ‘변기에 버려도 된다’는 점이다.
미세 플라스틱 실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변기에 버려도 막히거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재 소비자들도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현재 올담은 친환경 물티슈, 플러셔블(Flushable) 물티슈, 청결 티슈, 생리대 등 총 2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경쟁력은 역시 ‘친환경’이다. 자연 유래 펌프를 함유한 원단에 천연 자연 추출 성분을 담았다. 99.9% 정제수로 사용한다.
파트너와의 신뢰 관계도 큰 힘
최 대표는 싱가포르 시장 개척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파트너 회사와의 ‘믿음’을 꼽았다. 물티슈 무료 배포 마케팅도 있었지만, 파트너 회사 ‘환리스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결제 통화를 ‘싱가포르 달러’로 결정했다.
은행에서 근무할 때 수출입업체들이 환리스크 부담이 컸던 것을 보고 결정한 것으로, 이것이 파트너 회사와의 끈끈한 신뢰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예비 수출기업들에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출지원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우리나라는 중앙 정부의 창업지원 제도도 잘 돼 있지만, 지자체와 무역유관기관들의 수출 지원시스템은 정말 잘 돼 있다. 가령 충북도의 글로벌 마케팅 시스템(CBGMS)에 가보면 1년 내내 수출지원제도에 참여할 업체를 모집한다.”
그는 이어 해외마케팅 과정에서 무역협회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올담에서는 해외에서 인콰이어리가 들어오면 무역협회에 바로 바이어 조사를 요청한다. 그러면 상세한 기업 정보를 확인해줘 편하게 해외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무역협회 ‘트레이드코리아’와 같은 온라인 수출지원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초반에 인콰이어리가 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관리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모색 중
올담은 수출 시장을 계속 확대한다. 이미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은 판로를 뚫었다. 싱가포르에서의 온라인시장 점유율 1위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다. 이를 동남아 주변 다른 나라에서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위생용품 세계 1위 시장인 미국도 노크한다. 이미 아마존 등 주요 온라인쇼핑몰에는 상품을 올려놓고 시장을 타진하고 있다. 미국에 법인도 등록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시점을 조율 중이다.
물티슈 판매 1위를 거머쥔 싱가포르에서는 좀더 과감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파트너를 통한 수출과 별도로 직접 현지에 진출해 물티슈 이외에 생리대 등 다른 위생용품 시장까지 함께 개척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류 대표는 ‘동남아 1등 위생제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은행에서 수출기업을 상대하다 보면 브랜드 파워가 약해 어려움에 부닥친 중소기업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기업들도 속속 친환경 위생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차별적 경쟁력 차원에서 브랜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전개할 것입니다. 하기스, 킴벌리와 같이 브랜드만 보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로 ‘올담’을 키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