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출원도 EU 시장조사도 ‘씽캣’에서 뚝딱
‘글로벌 넘버1 기술사업화 플랫폼’
사업 20년차인 애니파이브 김기종 대표가 당당하게 밝힌 포부다. 애니파이브는 지식재산(IP) 통합관리 분야에서 국내 독보적인 기업이다. 이미 국내 시장 80% 이상을 석권했다. 이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사업모델이 바로 ‘기술사업화 플랫폼’이다. 명칭은 ‘씽캣(ThinkCat)’이다.
기술사업화 플랫폼은 명칭 그대로 기술을 토대로 사업화하는 기업의 모든 과정을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미국에 특허를 출원하고자 한다면 플랫폼에 의뢰해 현지 변호사·변리사와 매칭해 진행한다. 만약 유럽 특정 기술 유통시장이 궁금하다면 역시 플랫폼에 의뢰해 조사 또는 컨설팅을 받는다.
●20년 IP관리 노하우로 기술사업화 플랫폼 개발 = 애니파이브가 이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데에는 20년간 IP통합관리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의 국내외 특허를 통합관리하면서 IP분야 국내외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로 네트워크를 넓히며 플랫폼 사업을 펼친다.
과감히 넘버1을 제시한 것은 해외 어느 곳에서도 아직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해외에는 기업 IP를 통합관리하는 곳이 없다. 모두 각 유닛별로 업무를 대행한다. 자연스럽게 전 분야 인적 네트워크가 없다. 그래서 플랫폼은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좁은 한국IP 시장에서 특허 컨설팅부터 출원, 등록, 연체료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대행하면서 통합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좁은 시장’이라는 약점이 오히려 기회이자 경쟁력이 된 셈이다.
씽캣은 말 그대로 애니파이브 20년 성장 역사가 그대로 묻어난다.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보면 ▷시장조사 및 분석 ▷비즈니스 매칭 ▷기술이전 및 라이센싱 ▷투자와 펀딩▷ 기술 창작물 거래 ▷연차료 관리 등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김 대표는 “우리 기업들이 우수한 IP를 갖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소개한다면 기술을 보호받으면서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연말까지 국내외 5000명 전문가 플랫폼 참여 = 지난해 11월 씽캣을 오픈한 애니파이브는 이미 많은 전문가를 모았다.
김 대표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 30여 곳을 포함해 300곳이 참여하고 있다”며 “연내 참여 인력을 5000명으로 늘리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제 IP 행사에서 씽캣을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며 “현재 시장에 유사한 플랫폼이 없어 해외 전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기술사업화 플랫폼’이라는 신영역 개척에 나서는 데에는 그만의 독특한 이력이 작용했다. 1984년 금성전선(현 LG전선)에 입사한 김 대표는 인터넷 도입 과정을 그대로 목격했다. 당시 회사에서 연구개발(R&D) 인력으로 미국 유학생들을 영입했는데 이들이 인터넷 도입을 주장한 것. 김 대표가 입사할 당시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인터넷 접속을 위한 ‘덤 터미널(Dumb Terminal)’이 구축됐는데 그 실무 작업을 김 대표가 맡았다.
김 대표는 “연구원들이 인터넷 활용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사업기회가 있다는 생각과 함께 보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LG 인터넷 통합관리 개발 주도 = 김 대표는 금성전선의 인터넷 도입작업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되어, 이 분야 전문가로 성장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1990년대에는 ‘LG 연구망’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LG 연구망은 LG 계열사들이 각각 운영 및 관리하던 인터넷을 통합한 망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계열사들이 각각 인터넷망을 운영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에러도 종종 발생했다. 김 대표는 이의 대안으로 통합운영관리망을 제안하면서 직접 구축도 맡았다.
이후 인터넷망에 올라와 있는 내부자료의 보안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IP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 내부망이 설치되니깐 회사 설계도면, 기술 노하우 등 기밀문서들이 마구 올라왔는데 관리가 되지를 않았다”며 “내부 R&D 결과물이 지식재산인데 이것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2003년 창업한 김 대표는 2007년 우연한 기회에 IBM과 프로젝트 진행하던 중 IBM이 만든 IP 컨설팅 자료를 보고 IP 통합관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IBM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특허 관리를 컨설팅한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니 저작권 보호는 물론 거래·소송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IP의 미래시장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장밋빛 비전이 곧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너무 앞서서 사업을 진행했던 것.
“미래에 대해 너무 확신을 갖고 큰 그림으로 접근해서 이후 고생이 많았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지만, 시장은 천천히 열렸으니까요. 다행히 4~5년 후 하나둘 시장이 열려 선점 효과를 누렸지만 정말 ‘시장이 안 열리면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IP 관리는 ‘우리 기업’이 맡아야 = 김 대표는 IP와 같은 저작권 관리는 자국 기업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 연체료의 경우 외국기업에 시장을 넘기면서, 과도한 마진을 요구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연체료 관리 시장의 95%를 외국기업이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은 오르고 고객인 우리 기업으로서는 환율 등에서 열악한 조건으로 계약한다”며 “우리는 IP통합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연체료 관리가 가능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정부 제안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 과제가 대부분 제조업에 특화돼 있다. 마케팅 지원사업도 있지만, 단편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서비스 산업에 적합한 전략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 과제는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씽캣 글로벌’ 출시해 글로벌 플랫폼 도약 목표 = 미래 비전도 소개했다. 지난해 말 오픈한 기술사업화 플랫폼 씽캣의 글로벌 버전인 ‘씽캣 글로벌’을 오픈하는 것이다. 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A부터 Z까지 모두 지원한 경험을 가진 곳은 애니파이브가 유일한 만큼 이를 세계 시장에 당당히 내놓겠다는 것.
김 대표는 “한국에서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시장이 크게 열릴 것이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하지 않을 수가 있냐”고 반문하며 “아무도 안 하니깐 우리가 한다. 더욱이 우리는 각 요소기술을 모두 갖춘 만큼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사명 및 의미 : anytime, anywhere, anything, anyone, anyway 5가지 합성어 - 언제 어디서나 고객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 제공
• 설립시점 : 2003년 2월
• 창업동기 : 기업의 IP 통합 관리 지원
• 핵심 기술 : IP관리 및 빅데이터 분석
• 해외에서 통할 경쟁력 :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매칭플랫폼
• 경영자로서 모토 : 열정 & 자부심(Passion & Pride)
• 향후 비전 : 글로벌 기술 중개 플랫폼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