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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I

신수성 지엠티에이 대표

kimswed 2024.01.15 07:00 조회 수 : 7265

 

[금주의 무역인] 신수성 지엠티에이 대표
 
25살 창업 첫해에 300만 달러 수출한 자수성가 사업가
 
 
‘선택의 영역이 아니었다.’
 
20대 중반 나이에 그것도 외국 유학 중 사업에 뛰어든 신수성 지엠티에이(GMTA) 대표에게 그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갑자기 나빠진 집안 형편으로 인해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 
 
신 대표는 “월세를 낼 돈이 없어 친구 집 소파에서 9개월 동안 지낸 적이 있다”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4년 전인 2020년 개인 사업자로 나섰고, 지난해 법인사업체를 세웠다. 첫해인 지난해 수출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연한 기회에 무역 업무 매력에 빠져 = 신 대표는 2018년 다니던 영국 서섹스 대학을 휴학하고 귀국해 무역회사에 취업했다. 
 
당시의 선택은 인생을 바꿔놨다. 금융회계학 전공자로 맡은 직무는 회계업무였지만, 무역회사여서 수출 업무를 도왔다. 
 
이때 무역 업무에 흥미를 갖게 됐다. 특유의 끈기와 친화력으로 수출 성과를 도왔다. 몸담았던 3개월 만에 2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비결은 뭘까.
 
“외국 거래처와 커뮤니케이션이 재미있었습니다. ‘노하우’라기보다는 우리 회사의 포부와 비전을 소개하며 우리 회사와 거래하면 한국 진출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신 대표는 3개월 후 가족이 있는 강원도 원주 의료기기 제조사로 이직한다. 이곳에서 발굴의 실력을 발휘한다. 연간 수출 규모가 15만 달러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신 대표가 일하던 1년 6개월 사이 150만 달러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과정은 이랬다. 신 대표는 직접 바이어를 찾았다. 잠재 고객사 리스트를 만들고, 한 곳씩 문을 두드렸다. 
 
신 대표는 “e메일을 보낸 곳만 수만 개사에 달한다”며 “회신을 받은 곳은 극히 일부였지만 그들과 화상 미팅으로 설득했다”고 말했다. 영국 유학 시절 잦았던 비대면 화상수업이 원활한 화상회의에 도움이 됐다고 신 대표는 전했다.
 
●사우디 60만 달러 수출 계약 따내 =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수출 성과가 눈에 띈다. 다른 고객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 바이어가 신 대표가 다니던 회사에 방문한 것. 
 
신 대표는 4일 내내 원주와 서울을 오가며 바이어를 극진하게 대우했고, ‘6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이끌었다. 
 
신 대표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 함께 다녔다. 할랄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이태원 식당들을 수차례 찾았다”며 “덕분에 바이어와 가까워져 지금도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중동 바이어와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을까. 역시 영국 유학 경험이 도움이 됐다. 신 대표는 “특별히 중동 사람들과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종과 만나다 보니 외국인을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1년 반 근무하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총 150만 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20대 중반에 사업 도전 = 2020년 신 대표는 큰 결심을 한다. ‘사업’ 도전이다. 2년여 동안 알고 지낸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상품 조달을 제안한 것. 
 
신 대표는 “영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일부 학우들은 이미 사업에 뛰어 들었다”며 “은연중에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무작정 중견 가전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에 도전하고 있던 업체였다. 신 대표는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했고, 수출대행 계약을 맺었다. 수출 물량에 따라 커미션을 받는 구조였다. 
 
신 대표는 해외 바이어, 그리고 그 바이어의 또 다른 네트워크를 활용해 단기간에 500만 달러 규모의 가계약을 따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수출 물량은 크게 줄었지만 상당한 규모다. 계약을 체결한 국가들은 미국,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이다. 
 
신 대표는 “설득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일부 계약은 성사 직전에서 깨졌다”며 “그래도 해외 파트너들이 큰 도움을 줘서 가능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많이 취급할 때는 국내 7~8개 회사의 상품들을 수출했다. 품목도 가전제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까지 100종이 넘었다. 혼자서 가능할까.
 
“딱히 여유시간을 가진 기억이 없습니다. 바쁠 때는 하룻밤 사이에 30통 넘는 바이어 메일을 받습니다. 그런데 제가 일을 쌓아놓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바로 처리했습니다. 제 일이니 쉴 수가 없더라고요.”
 
신 대표는 ‘어렵지 않게 수출했다’는 기자의 말에 “계약을 하나 체결했다면 중간에 깨진 계약은 100건이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독야경... 낮에는 학생, 밤에는 사업가’ = 2021년 9월부터 그다음 해인 2022년 7월까지는 영국 대학 재학 중 사업체를 운영했다. 
 
신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어서 가능했다. 저녁 11시부터 그다음 날 6시까지 꼬박 밤을 새우며 일을 처리했다. 낮에는 화상 수업에 들어가고 비는 시간에 눈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 기간 큰 난관을 겪기도 했다. 반도체 칩 수급난으로 인해 국내 제조사가 제품 생산을 못 해 수출 이행이 어려워진 것. 그 기간이 6개월 동안 계속됐고, 신 대표는 영국에서 국내 제조사와 수입업체를 설득해야 했다.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신 대표는 “가족만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법인체 세운 첫해 300만 달러 수출 = 2022년 7월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 대표는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다. 귀국과 동시에 미국, 멕시코, 홍콩 등을 돌며 거래처를 발굴하고 기존 거래처도 관리했다.
 
그리고 이때 독자 상품 개발에 나선다. 주도적으로 상품을 생산해 수출해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그렇게 개발한 제품이 ‘반도체 열전소자 정수기’다. 해외 바이어와 공동으로 기획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만들었다. 시장에 나온 제품의 한계와 부족한 부분을 개선했다. 그리고 9개월 만에 3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회사 직원은 2명에 불과하다.
 
 
▲지엠티에이 신수성 대표는 2021년과 2022년 외국 유학 기간에도 수출대행 업무를 했다. 사진은 2022년 영국 서식스 대학 도서관에 있는 신수성 대표 [사진=신수성 대표]
●‘세계인 연결하는 기업’ 될 것 = 사명인 지엠티에이(GMTA)는 ‘Great Minds Think Alike’의 이니셜이다. ‘전 세계에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연결’이라고 소개했다. 
 
종합무역상사 역할을 하면서도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 
 
최근에는 ‘재활용 PU폼’ 수출에 나섰다. 재단하고 남은 스펀지를 모아서 분쇄해 성형한 제품이다. 가구·건축용자재·방음공사·매트리스 등에 사용된다. 고밀도의 폼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회사는 PU폼 사업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세울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올해 수출 목표로 ‘1000만 달러’를 잡았다.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는 1997년생으로, 만 나이 26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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