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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장’ 아프리카로 가자

kimswed 2024.03.23 06:46 조회 수 : 7308

오는 6월 4∼5일로 예정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던 아프리카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이 행사를 계기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모로코, 탄자니아, 케냐 3개국과는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추진 중이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계기로 경협·기업 진출 지원 =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 1차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과 ‘비즈니스 상담회’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향후 아프리카와의 경협 및 기업진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한국무역협회, KOTRA, 한국전력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플랜트산업협회 등 18개 주요 경제단체와 공기업, 협회·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은 한·아프리카의 주요 정부·경제계 인사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경제인 행사다. 산업 발전, 무역 증진, 인프라 개선, 농업 생산성 향상, 기후변화 대응 등 아프리카 측의 관심 의제에 대한 발표와 토의가 이뤄진다. 
 
또 산업부 주최, KOTRA 주관으로 열리는 ‘비즈니스 상담회는 아프리카 내 50여개 기업 인사를 초청해 핵심광물, 에너지, 인프라 등 유망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다.
 
아프리카는 14억 명의 거대한 인구와 풍부한 핵심광물 자원 등을 보유해 ‘마지막 시장’이자 잠재 경제협력 파트너로 꼽힌다. 이미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은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경우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인프라 건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몸집을 키워왔다.
 
이 같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성과는 미미한 편인 데다, 아프리카 원조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과 개도국)의 핵심 요충지로 보고, 이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상 첫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인교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 기업인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고, 아프리카 기업인들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아프리카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가 양측 경제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아프리카 측과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 등의 성과가 예상되는 민간 기업도 위원회에 참여해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모로코·탄자니아·케냐와 EPA 추진 = 한편 이날 정 본부장은 모로코, 탄자니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주한 대사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EPA를 통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EPA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관세 철폐 등의 시장개방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상대국과의 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협력 요소를 강조하는 통상협정이다.
 
산업부는 핵심광물과 자원, 인구, 성장 잠재력 등의 전략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들 3개국과 EPA 체결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모로코는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를 잇는 지경학적 요충지로,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원료인 인광석의 최대 매장국이기도 하다. 
 
동아프리카 거점국인 탄자니아와 케냐는 각각 니켈, 흑연 등 핵심광물 보유국이자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인 국가로, 공급망과 청정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큰 국가들로 꼽힌다.
 
정 본부장은 간담회에서 “한·아프리카 간 교역과 투자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며 “하지만 2021년 1월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 정식 시행을 통해 14억 인구의 아프리카 거대 단일 시장이 조성됐고, 풍부한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한 성장 잠재력과 지경학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경제협력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EPA는 양측의 교역·투자뿐 아니라 공급망, 디지털, 청정경제 등의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 관계를 확장해나가는 제도적 근간이 될 것”이라며 “향후 EPA 추진 과정에서 주한 대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아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간담회에 참석한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도 EPA가 양측의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올해 6월 서울에서 사상 첫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등 협력 확대 모멘텀이 많은 만큼 양측은 EP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개척 시장… 잠재력 크지만 장애도 많아 =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은 ‘미개척 시장’이라고 할 만큼 비중이 낮다. 최근 10년간 사하라 이남 지역 국가 전체에 대한 연평균 수출은 100억 달러를 넘지 못한다(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2023년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수출](천달러,%)
 
아프리카 국가 중 지난해 한국의 수출 1위 상대국인 라이베리아의 경우 연간 수출이 40억3409만 달러 규모인데, 이중 선박이 40억2117만 달러다. 수출된 선박은 라이베리아 선적이지만 소유주는 외국기업이다. 세금이 적고 규제가 약하니까 그리스 등의 선주가 편의치적(FOC)으로 라이베리아 선적으로 등록한 것이다. 다시 말해 형식적으로는 라이베리아에 수출됐지만, 실질적인 바이어는 그리스 선사라는 뜻이다. 라이베리아에 수출된 나머지 품목은 자동차 558만 달러, 기타산업기계 453만 달러다. 
 
지난해 아프리카에 대한 전체 수출 91억1500만 달러에서 라이베리아로 간 선박을 빼면 51억 달러 수준이다. 2위 수출시장 토고에 대한 수출은 10억 3130만 달러인데 이중 9억9110만 달러가 석유제품이다. 특정 품목에 치중돼 있으며 수출 실적이 해당 품목의 수요에 따라 들쑥날쑥하다는 뜻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이 부진한 것은 현지 구매력이 낮은 탓도 있지만, 무역결제 시스템의 낙후와 머나먼 거리, 이로 인한 물류비 등의 부담, 정치·경제적 불안정과 위험성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개최하고 EPA 체결에 적극 나서면서 아프리카도 ‘미래 잠재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 대륙엔 많은 기회가 있다”며 “인구 14억 명의 아프리카는 30세 이하 인구가 70% 정도로 젊은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프리카가 석유·천연가스 외에 희토류 등 자원의 보고여서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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