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역상담회에 바이어 북적… 이유가 있었네
 
 
바이오팜메드는 2022년 7월 충청북도와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 주관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충북우수상품전에 참석했다. 2020년 설립된 이 신생회사에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은 첫 해외 상담회여서 수출계약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담장 분위기는 달랐다. 바이어들이 바이오팜메드 제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미 수출 실적이 있는 국내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더 많은 바이어들이 바이오팜메드 부스를 떠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곧바로 ‘결실’로 이어졌다. 현지 두 개 업체가 바이오팜메드의 마스크팩과 상처 치유용 ‘운드(Wound) 드레싱’ 수입 의사를 보이며, 행사 직후 현지 회사 방문을 요청했다.
 
▲바이오팜메드는 하이드로파이버 제조 기술을 활용해 건식 마스크팩을 개발했다. 조석형 대표가 포장에서 막 꺼낸 건식 마스크팩(오른쪽)과 물에 적신 후의 건식 마스크팩(왼쪽)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30년 연구 결과물 상용화
 
바이오팜메드는 해외 첫 데뷔에서 바이어를 만나는 성과를 냈다. 비결은 제품 경쟁력이다. 해외 어느 회사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확실한 기술력을 지녔다. 30년 넘게 대학에서 화학분야를 연구해온 조석형 대표가 연구 결과물로 상용화에 나선 것을 바이어들도 인정한 것이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메디컬 운드 드레싱’ ‘건식 마스크팩’ ‘비타100 필러’ 3종류다. 오랜 기간 연구 결과를 통한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들이다. 사업 3년차이자 해외시장 진출 첫해인 올해(2022년) 모두 수출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운드 드레싱’과 ‘건식 마스크팩’은 조석형 대표가 오랜 기간 연구한 하이드로 파이버 제조 기술을 적용했다. 하이드로 파이버는 수분과 닿으면 겔 형태로 변하는 섬유다. 이 특성을 이용해 상처용 운드 드레싱이 탄생했다. 제품은 특유의 습윤 기능으로 상처에서 나오는 진물을 흡수해 피부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상처를 빨리 낫게 한다. 이 기능은 피부의 딱지 생성을 막아주기 때문에 회복 후 흉터가 잘 생기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에 도전장 던져
 
운드 드레싱 시장은 다국적 기업 C사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바이오팜메드가 과감히 이 다국적 기업에 도전장을 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다. 바이어들도 큰 관심을 나타낸다. 조석형 대표는 “베트남 회사 임원이 ‘이런 제품이 있냐’고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그로부터 즉각 자기 회사를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바이오팜메드 야심작인 ‘건식 마스크팩’도 수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생소한 건식 마스크팩을 본 현지 기업 관계자가 수입에 관심을 보이며 조석형 대표를 자신의 회사로 초청했다. 그렇게 방문한 기업체에서 대표와 임원들은 직원들을 불러 바이오팜메드 제품 시연을 제안했다.
 
제품을 테스트한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분 만에 피부색이 개선되는 화이트닝(미백) 효과를 봤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건식 마스크팩은 물기를 머금고 있는 일반 마스크팩과 비교해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상시에는 건식 상태로 유지되다가 수분을 흡수하면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스크팩에 쓰인 하이드로 파이버는 기초 원료로 키토산 파이버를 사용해 항균 효과가 뛰어나다. 조석형 대표는 “피부 미용뿐 아니라 상처나 여드름이 있어도 치유 효과를 본다”며 “이 때문에 의료용으로 정부에 인가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국내에서 마스크팩은 의료용으로 허가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화장품으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팜메드 건식 마스크팩 도매가격은 베트남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마스크팩과 비교해 10배가량 비싸다. 하이드로파이버 기술 자체가 구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바이어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탁월한 효능에 바이어는 수입을 결정했다. 바이오팜메드에 따르면 현재 제품당 수출 가격은 정해졌고, 물량을 놓고 협상 중이다.
 
 
▲바이오팜메드는 2022년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필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조석형 바이오팜메드 대표(왼쪽)가 현지 업체 대표와 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바이오팜메드]
 
▲바이오팜메드는 5년 내 ‘운드(Wound) 드레싱’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은 충북 청주에 위치한 바이오팜메드 본사 앞에서 조석형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준배 객원기자]
베트남에는 필러 수출 MOU 체결
 
회사는 필러 제품 ‘비타100 필러’를 개발했다. 2세대 필러로 불리는 히알루론산을 활용했다. 현재 베트남 기업과 수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업 초창기부터 시장성과 함께 기술 구현 가능성을 보고 개발했다. 이미 지난해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조석형 대표는 “필러 액 성분을 만들려면 화학적으로 ‘가교’ 결합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점도와 같은 물성을 맞추고 불순물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아 그동안 500번 정도 시행착오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회사는 차기작으로 ‘4세대 필러’로 불리는 PCL 제품도 준비 중이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유럽 바이어 요청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필러의 효능이 무려 2년가량 계속된다.
 
조석형 대표는 타고난 연구자다. 인터뷰 내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찾아내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며 “이론만이 아닌 실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본인 명의의 특허를 10개 이상 보유한다.
 
조 대표가 의료 분야 사업에 나선 것도 비슷한 이유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매우 열악합니다. 의사들이 신기술에 보수적이어서 기업이 독자 기술로 의료기기를 개발해도 잘 채택이 되질 않습니다. 다행히 최근 의사들도 변화하고 있고, 임상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여서 다행입니다.”
 
수출시장 개척은 무역협회 지원 덕분
 
조석형 대표가 수출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역협회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무역상담회에 처음 나간 후 두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하나는 무역협회 지원을 받은 덕분에 막연하게만 느꼈던 수출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하나는 제품만 좋으면 해외에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무역협회 지원 사업을 잘 활용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보려고 합니다.”
 
조 대표는 지속해서 혁신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5종의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3가지는 기존 국내의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있고, 나머지 2개는 신개념 제품이다. 조 대표는 “지난 30년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연구에 매진했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하나둘 제품으로 구체화하겠다”며 바이오팜메드가 선보일 다양한 상품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바이오팜메드는 올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두 곳 시장에서만 수출 2만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마스크팩 시장을 노크하고 있고 이르면 올해 구체화할 것으로 본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중국을 집중 공략하려고 한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내년(2023년)에는 방글라데시 등 신시장도 계속 발굴해 수출 100만 달러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충북기업 세계로 날다>는 한국무역신문이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와 공동으로 2022년 7월부터 9월에 걸쳐 충북 소재 기업들을 방문 취재한 기획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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