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업 세계로 날다(16)] 코시팜스

kimswed 2023.04.24 06:39 조회 수 : 7105

회사 설립 : 2020년10월
• 분야 : 친환경 농자재
• 회사 이름(코시팜스)에 담긴 뜻 : 코리아 + 실리콘(Si, 규소) + 팜스. 20년 규소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의 건강을 돕는 농자재 개발
• 사업 목표 : 5년 내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 및 유통 거점 확보

 
▲코시팜스는 20년 연구로 유황과 규산을 사용한 친환경 농자재 ‘오복이’를 개발했다. 사업 첫해 이미 매출이 발생했으며 2년 차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오복이 제품과 포장 상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백낙영 코시팜스 대표. [사진=김준배 기자]
#1. 2020년 1만 병, 2021년 41만 병, 2022년 100만 병 돌파
#2. 2021년 컨테이너 반 개, 2022년 컨테이너 3개
 
친환경 농자재 ‘오복이’를 생산하는 코시팜스의 최근 3년 국내(#1)와 해외(#2) 실적이다. 실적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2020년 설립된 신생기업이라는 점이다. 첫해부터 매출이 발생했고, 2년 차에 해외시장을 개척했으며, 3년차에는 두 배 이상 매출과 수출을 키웠다.
 
사용해 보면 성능을 아는 ‘오복이’
 
오복이 성공 비결은 고객이 바로 느끼고 인정하는 ‘효능’이다. 오복이를 한 번만 사용하면 농산물 개선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구매를 안 하고는 버틸 수 없게 만든다.
 
백낙영 코시팜스 대표는 “오복이를 사용하고 2~3일 지나면 농작물의 잎에 생기가 돌고 마디와 마디 사이 간격인 ‘절간’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농부는 이런 현상이 농작물이 건강해지는 신호임을 잘 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 컨테이너 절반 분량의 오복이를 수출했다. 과정은 이랬다. 2020년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비료 밀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비료 등록제를 시행했고 이 과정에서 현지 수입업체가 한국의 오복이 수입을 추진한 것.
 
그렇게 해서 우즈베키스탄 농가로 오복이 샘플이 전해졌는데, 현지에서 오이 등 채소에 사용해 보고 반응이 좋아 주문이 시작됐다. 농산물에 사용되는 만큼 인증 등 절차가 복잡했는데 현지 정부의 등록제 시행과 함께 협력 파트너의 도움으로 6~7개월 만에 모든 절차를 마쳤다. 
 
우즈베키스탄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만 수출도 추진 중이다. 현지에서 검증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다.
 
 
▲코시팜스는 사업 3년 차인 2022년 오복이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백낙영 대표는 5년 내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생산 및 유통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낙영 대표가 회사 로고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준배 기자]
농약 문제점 파헤치다가 직접 개발
 
오복이 탄생 배경에는 백낙영 대표의 집요할 정도의 연구와 끈기가 있다. 언론사 기자 출신인 백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농약 과다 사용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1년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결심하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친환경 농자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무기물, 유기물을 포함해 고분자 미생물 합성을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친환경 농자재로 효능이 좋은 유황과 규산의 합성물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창업을 준비했고 이듬해인 2020년 사업가로 변신했다.
 
“취재기자로 농약 관련 사건·사고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유황과 규산의 효능을 발견했습니다. 유황은 환경오염을 중화시켜주며 재생 효과가 우수합니다. 규산은 생명체의 방어력을 높이고 조직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제조 방법을 찾았고 특허도 확보했습니다.”
 
2022년 8월 오복이 판매 100만 병을 돌파했다. 기분을 물어보니 충청도 사람 특유의 덤덤함으로 ‘좋죠’라고 짧게만 답했다. 백 대표는 “농협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갔을 때 우리 제품을 화두로 대화를 나누는 농민들을 종종 본다”며 “그럴 때는 뿌듯하다”고 소개했다.
 
 
▲코시팜스는 필리핀 업체와 손잡고 현지 정부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필리핀 업체와 수출계약 체결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에 임하는 모습. 왼쪽에서 세 번째가 백낙영 대표. [사진=코시팜스 제공]
유튜브 등 입소문으로 판매 급증
 
오복이의 매출 급성장 비결은 절대적으로 ‘입소문’이다. 특히 유튜브가 한몫했다. 기자 출신인 백 대표는 유튜브 채널 ‘치유농업TV’를 운영한다. 회사 제품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 채널명에서 알 수 있듯이 농가에 좋은 농작물 재배 방법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오복이 사례가 소개된 것. 오복이를 사용한 농민들이 솔직한 후기를 영상으로 소개하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백 대표는 “유튜브 채널은 순전히 농가를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오복이를 전해 들은 농민들이 유튜브를 검색하면서 우리 채널에 등록돼있는 사례를 접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코시팜스는 필리핀에도 대형 수출계약을 앞두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식량자급률을 상향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농작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오복이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업체와 공동으로 추진 중으로 필리핀 정부는 오복이를 수입해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어에 대한 과잉 친절로 피해 겪기도
 
백 대표는 국제비즈니스를 하면서 황당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나이지리아 바이어가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수출 경험이 많지 않았던 코시팜스는 바이어의 방문에 기대를 많이 하며, 과잉 친절을 베풀었다. 숙식은 물론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차량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런데 바이어가 수입 주문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코시팜스에 거의 눌러앉아 있는 것이었다.
 
백 대표는 “바이어가 처음부터 이상했다. 샘플로 자국에서 테스트하면 되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회사를 찾았다”며 “저희도 잘해보려고 숙식을 제공했는데 45일이나 머무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과잉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었는데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코시팜스는 필리핀 시장에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진출 예정이다. 중소기업인 코시팜스는 이 방식이 해외에서는 영업과 마케팅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친환경 농자재 ‘오복이’ 개발사인 코시팜스는 사업 2년 차인 2021년 컨테이너 반 개 분량을 수출했으며, 2022년에는 컨테이너 3개 분량을 수출했다. 사진은 코시팜스 직원이 오복이를 컨테이너에 싣고 있는 모습. [사진=코시팜스 제공]
백 대표는 “세계적인 제약사들을 보면 대부분 하나의 제품으로 크게 성공한다”며 “세계 최초로 유황과 규산을 합성한 농자재 오복이가 코시팜스가 세계적인 회사로의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백 대표는 북미, 남미, 동남아, CIS, 유럽, 아프리카 등에도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유통비용도 줄이고 국가별 규제 등 수출 절차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백 대표는 예비 수출기업들에게 충북도나 무역협회 등 지원기관의 활용을 주문했다. 특히 급하게 바이어 정보가 필요할 때 지원기관을 활용하는 게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바이어 발굴 역시 지원기관이 큰 도움이 된다. 코시팜스는 2022년 7월 충북도와 무역협회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에서 상담을 하려는 바이어들이 부스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20년 넘게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농자재를 찾기 위해 연구했다”며 “5년 내로 해외 주요 지역에 현지 생산 및 유통 거점을 확보하려 한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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