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은 셀러와 바이어 모두 윈-윈 요소
(주)에스비엔티는 지난 2000년 종합철강상사를 목표로 설립된 이후 강관(STEEL PIPE)의 국내 판매증대를 기반으로 철강재 수출입 회사로 성장했다. 철강재 파생상품인 비계(건축공사 때에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 건축용 강관, H-빔(H-BEAM), 특수 강관 등의 경우 일본으로의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무역과 제품 제조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다양한 중소기업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제52회 무역의 날에 ‘5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2021년 제58회 무역의 날에는 정태상 대표가 한국무역협회 회장 표창을 받았다.
종합철강상사 목표로 20년 넘게 성장
에스비엔티가 수출하는 철강재 제품은 수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레드오션 시장이다. 제조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상사 업체들도 많고, 제조업체가 직접 수출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한 국가의 현지 상황을 깊이 파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바이어를 지속해서 발굴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시기에 맞춰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맞춤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 발굴도 평소에 진행하고, 언제라도 물량 발주에 응해줄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들에게 새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할 수도 있어야 한다. 정 대표가 오랫동안 철강무역업에 종사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정 대표는 “무역에서 성공하려면 부지런히 국내와 해외를 돌아다녀야 한다. 남들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바이어를 만나는 사람이 수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올 만큼 부지런함은 상사맨이 갖춰야 하는 최고의 자세다”라면서, “저희가 취급하는 제품은 B2B 품목이라서 더욱 그렇다. 온라인 마케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중국이나 일본 바이어들은 아직 오프라인을 선호하고 있다. 바이어를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는 제품의 조건과 스펙을 상세히 듣고 설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조사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많은 업체가 내수 판매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철강재를 수출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면서, “그나마 거래 제안에 흥미를 느낀 제조사들도 굳이 까다로운 조건을 받아들여 가며 수출을 하려 하지 않았다. 수출업무를 해본 담당 직원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들을 매번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바이어 사무실 들어가니 제조사 직원이…
시간은 걸렸지만, 국내 제조사와 바이어와의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구축되자 에스비엔티의 수출시장 개척은 탄력을 받았다. 처음에는 바이어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면 무조건 맞추기 위해서 제조사를 찾아 나서는 등 바이어에게 끌려다녔다면, 이제는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의 수출이 유망한 현지 목표시장 정보와 외국 제조사 동향을 먼저 파악한 후에 거래를 제안해 거래성사율을 높이고 있다.
반대로 바이어의 수입국 현지 유통 희망 품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해당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기업에 품목 단가와 공급 가능한 물량을 파악해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하는 등 에스비엔티만의 차별화한 틈새 전략을 구사해 나갔다.
하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돈이 오가는 거래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거래 상대방과 얼굴을 붉힐 상황도 발생한다.
송 대표와 임직원들이 거래 관계를 맺고 있던 국내 제조사가 생산하는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어렵게 개척한 바이어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무실 문을 열자 국내 제조사의 담당 직원이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서로 놀라 당황했고, 상담은 그것으로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제조업체 측에는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수출 계약을 따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에스비엔티 측은 “저희가 거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제조업체가 바이어와 직거래를 추진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으로 구매하고 싶어 한 바이어가 일부러 제조사 담당자와 우리 회사를 다 한 자리에 불러 제안 내용을 확인해 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면서, “바이어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기업들의 고질병이라 지적받아왔던 저가 출혈 수출 경쟁을 해선 관계가 오래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거래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어쨌건 에스비엔티는 바이어를 잃은 대신 국내 제조사와의 관계는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사업 관계는 무 자르듯 끝나는 게 아니므로 언젠가는 다시 합심해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살려 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일로 정 대표는 바이어를 대할 때 정직함의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는 “국내 거래와 마찬가지로, 무역 거래의 성공 여부는 바이어와 셀러 상호 간 신뢰가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상대방에게 정직해야 한다. 정직이란 결국 저희와 바이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바이어도 다른 고객에게는 셀러인 만큼, 에스비엔티가 공급한 정직한 제품을 구매한 바이어가 자신의 고객에게 이를 판매해 신뢰를 쌓게 해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무역상사 지정돼 ‘소싱’ 능력 강화
에스비엔티는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되면서 국내 제조업체 제품 소싱에서 수출 지원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했다.
정 대표는 “수출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질 좋은 바이어 발굴과 기존 시장의 틈새를 들어갈 수 있는 아이템 개발, 그리고 그 아이템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업체 소싱인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소싱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이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무역상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지정한 전문무역상사 로고를 제시하면 이전보다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상담을 요청한다고 한다.
정 대표는 “에스비엔티를 통해 제조업체들이 수출에 성공한다면, 해외시장 도전의식을 키울 수 있고, 이를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 활동도 활발히 전개해 더 많은 수출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저희는 중소 제조업체와 함께 해외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대한 당부도 있지 않았다. 그는 “향후 수출 지원 방안으로 현재 수출 지역, 특히 일본의 특정 항구에 독점적으로 취항하고 있는 선사와 별도로 원활한 정기적인 선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취항노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초보 수출기업에는 “기존에 수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 아이템을 가격 측면에서만 고려해서 수출지원사업에 참여하시기보다는 기존에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템이나 기존 제품보다 품질을 개량한 아이템으로 어필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경쟁기업들이 개척하지 않은 국가 내지는 지역을 개발해 수출을 시도하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대표 : 정태상
• 설립일 : 2000년
• 소재지 : 서울시 서초구
• 수출품목 : STEEL PIPE, STEEL PLATE, SCAFOLDING GOODS, H-BEAM, ETC.
• 수출시장 : 중국, 일본, 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