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금천구에 소재한 C사는 알루미늄을 기본으로 한 소재 관련 부문에서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까지 진행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알루미늄은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 가운데 하나로, C사는 철강재 등으로 생산하던 신재생에너지, 건축, 생활가전,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핵심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함으로써 가공성을 높였다. 아울러 경량성, 재활용성을 향상해 품질 경쟁력 강화와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6년 7월 자본금 100만 원으로 창업자와 직원 2명이 회사를 설립해 알루미늄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현재의 지위에 오르는 것은 가슴에 품었던 희망에 불과했었다.
실제로 C사는 사업을 위한 모든 것이 부족했다. 내수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으며, 제품 공급 가격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반 재료인 알루미늄을 수입하고 이를 가공해 국내와 해외로 판매하는 사업절차를 구축하려고 했으나, 경험이 부족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고 공부하느라 회사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알루미늄 수입하며 알게 된 FTA 혜택
그러다 C사는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알게 됐다. FTA의 장점으로는 국내 수출업체가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바이어에게 관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제품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국내 무역업체의 수입 측면에서도 무관세 혹은 낮은 관세율로 수입할 수 있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판매가격도 낮출 수 있다. FTA를 활용하여 얻은 수입액 절감 효과는 매출 규모가 작았던 설립 초기에 큰 도움이 됐다.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도, C사는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새로운 제품과 솔루션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것을 넘어 고객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제안하기 위해선 기술만이 답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알루미늄에 국한했던 사업에서 생산과 가공방식의 다양화를 시도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고, 특허도 출원해 경쟁사와 비교우위를 가지도록 했다. 국내외 유수한 업체와 교류하고, 해외로 출장을 떠나 담당자와 미팅하는 등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공정 기술혁신도 이뤄내어 고가·대형의 기계설비가 각각 진행했던 압출, 압연, 인발 등 소성가공을 하나로 연결해 발주처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수요 업체에 편리함을 제공하고, 소성가공 산업의 상생과 전체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곧이어 고객들의 거래 제의가 늘어났고, 해외 고객의 관심 또한 커졌다. 이는 C사가 본격적인 수출업체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간접수출 노하우 바탕 ‘직접수출’ 성공
C사는 수출 경험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사업 초기에는 해외 마케팅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C사 제품의 수출을 대행해주는 상사에 제품을 공급하면 그 기업이 수출하는‘간접수출’방식으로 진행했다. 간접수출 또한 수출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내국신용장 또는 구매확인서 방식으로 거래해 당사자 간 대금 결제가 완료되면 수출실적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실적 내역은 전자무역 기반 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을 통해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고, 간접수출 실적은 국내 수출업체가 해외 수입업체와 직접 거래한 직접수출과 동일한 혜택을 적용받는다.
C사는 간접수출을 통해 수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간접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수출 노하우도 쌓이자 직접수출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직접수출은 제3자 없이 바이어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상사에 대행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바이어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보다 훨씬 더 큰 해외시장에서 자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물론 직접수출을 하려면 바이어 발굴부터 상담, 거래, 사후관리 등 모든 것을 C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외국 바이어의 문의 사례가 늘어나자 직접수출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직접수출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이어가 원하는 수준으로 제품 가격대를 맞춰야 하는 것이었다.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공정관리를 최적화해 원가를 최대한 낮췄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 세계 곳곳에서 바이어에게 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겠다는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수출 계약서에 최종 서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때 C사가 생각해 낸 게 FTA였다.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한국산’ 원산지를 인정받아 FTA 원산지증명서를 바이어에게 발급하면 수출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C사는 자체적으로 FTA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함으로써 수출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C사는 현재도 대한민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바이어에게 FTA 활용을 통한 관세 절감효과를 제안하는 등 FTA를 수출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C사 매출 성장 추이]
수출 시작 3년 만에 700% 성장
2017년부터 시작한 C사의 수출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2018년 기간(2018년 7월~2019년 6월) 22만 달러에 이어 2019년 기간(2019년 7월~2020년 7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17만 달러를 달성했다.
2020년 기간(2020년 7월~2021년 6월)에는 중국, 북미 등 국한된 수출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로 확대되고 수출 품목도 늘어나면서 약 39만 달러를 기록하였고, 회사설립 후 최고 실적이었다. 이로써 3년 기간 동안 C사의 누적 수출액은 약 221만 달러로 약 700%나 성장했다.
이 기간 C사의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5대 수출 시장에 속하는 미국이 185만 달러, 베트남은 7만 달러였다. 그 외 시장의 경우 캐나다가 6만 달러, 말레이시아 3만 달러, 대만 7만 달러였다.
품목별 수출액은 독일계 상장 기업에 납품하는 알루미늄 산업용 봉재가 14만 달러, 미국 시장에 수출한 알루미늄 튜브가 7만 달러, 알루미늄 총기 부품 등 다양한 알루미늄 형상재가 191만 달러를 기록했다. 알루미늄에 국한하던 아이템의 정체성과 변화를 모색해 특수강과 절삭유를 수출 품목에 추가했으며, 자동차 부품 제조 소재도 개발하는 등 특수강 봉재도 9만 달러 수출을 달성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C사의 수출은 2021년 기간(2021년 7월~2022년 6월)에는 98만 달러로 1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었다.
C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하반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 제58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수훈과 함께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국내외 기술 특허 14개 보유
아이템이 알루미늄에 국한된 탓에 시작은 미미했지만, C사는 자체 설계, 생산 방식 및 가공방식의 다변화를 통해 수십 종의 채널로 매출을 확대하며 마침내 성장을 이뤄냈다.
2020년에는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특허 개발과 도입으로 국내와 해외시장을 동시에 섭렵할 수 있는 자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특허 등록 9개(기업 6개, 대표 3개)와 출원 4개(대표 4개)뿐만 아니라 국제특허(PCT) 1개를 출원하여 총 14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에 주로 사용하는 알루미늄의 경우, 원소재를 가공한 뒤 발생한 스크랩(scrap)을 활용해 생산에 재투입하는 구조를 만들어 원가절감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탄소배출도 감소시키며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고 있다.
C사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시행하고 있는 품질 경영시스템인 ISO 9001 인증을 취득해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의 구매부터 생산, 품질관리, 판매까지 시스템상으로 관리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켰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0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주관하는 생산성 경영시스템(PMS) 인증(3 LEVEL PLUS)을 받았고, 2021년에는 한국기업데이터에서 공인하는 기술 역량 우수기업 T4 인증을 취득해 기술개발 경영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배너 기업, 기술혁신기업(Inno-Biz), 경영혁신기업(Main-Biz),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인증을 받으며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무한 신뢰’… 직원 2명 → 8명
C사도 고객사의 협력업체이므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협력업체와의 원만한 거래 및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당장 회사 매출 후 수급이 어렵더라도 협력업체에 대한 결제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정확한 날짜에 맞춰 대금을 차질 없이 결제한다는 약속을 실천하면서 이뤄낸 신뢰 덕분에 C사와 협력업체 간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특히 C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다양한 알루미늄 제조 시설에 협력업체의 접근성을 높여주니 기술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협력업체가 생산을 위해 매입하는 원재료를 C사가 공급해 협력업체가 우려하는 원재료 수급 리스크를 줄이기도 했다. 그밖에도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함께 개선할 수 있도록 정기 모임을 갖는 등 소통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C사와 협력업체가 동반성장하는 상생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매출과 수출이 성장하면서 고용 창출도 이뤄냈다. 2016년 2명으로 출발한 C사는 매년 고용을 늘려 현재 8명이 일하고 있으며, 추가 고용이 예상된다. 만성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직원 한 사람이 여러 분야의 업무를 겸할 수밖에 없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성장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C사는 직원의 업무 분야를 세부적으로 나누고, 각 분야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해 업무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시스템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동안 C사에 입사했던 직원 가운데 중 단 두 명만 퇴사했을 만큼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TA 통해 수출 늘리니 매출도 매년 상승
설립 첫해인 2016년, 4개월 만에 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C사는 2017년 16억 원, 2018년 22억 원, 2019년 134억 원, 2020년 260억 원, 2021년에 210억 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매출이 안정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 2022년에도 230억 원을 무난히 달성했다.
매출의 상당 비중은 수출에서 거둔 것이었다. 한국이 FTA를 체결한 국가의 바이어에게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한 덕분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이 해소되자마자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더불어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황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지만, 성장세에 탄력이 붙은 C사는 2023년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정책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