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페루 소비자들의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건강한 음식으로 알려진 한식의 인기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페루로 식품을 수출하려면 위생 등록이 필수적이므로 현지 유통기업과 원활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미식 강국 페루 = 영국 언론 윌리엄리드가 1000여 명의 전문가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2023년 세계 최고 레스토랑’에 페루의 센뜨랄, 마이도, 코예 등이 뽑힐 만큼 페루는 오래전부터 미식 강국으로 대접받아 왔으며 페루 수출관광진흥청도 페루 요리를 관광산업의 필수 요소 중 하나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페루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면서 퀴노아, 옥수수 등 페루 전통 재료와 스페인, 일본 등 다른 국가의 조리 방법이 혼합된 퓨전 음식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페루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숙박 및 요식업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성장했다. 최근 15개월 동안 레스토랑은 계속 늘어 현재 페루에 정식 등록된 레스토랑 수는 약 6만 개이며 이 중 2만5000개, 41%가 수도 리마에 있다.
●비건과 건강식품에 대한 선호 = 코로나19 이후 페루 소비자들은 건강식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임프론타리서치는 “지방이나 설탕 함유량이 적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건강 동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리마 시민의 약 60%가 건강식품 구매를 위한 지출을 늘렸으며 20~35세 연령층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과일과 채소, 저지방 제품을 선호하고 식품 구매 시 제품 라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이 많다.
비건식품 유통업체 데또도베가노의 라이 플로레스 대표는 “페루 소비자들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환경과 동물 보호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칼로리가 낮고 동물성 영양 성분이 적은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영받는 K-푸드 = 페루 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새로운 음식을 경험해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한식을 ‘영향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인정한 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및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된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또한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식사 장면과 음식들이 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발휘하면서 한국 식품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KOTRA 무역관의 조사 결과 현재 페루 내 한식당은 수도 리마뿐만 아니라 아레키파, 트루히요, 우앙카요, 쿠스코 등 지방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인기 메뉴는 삼겹살, 치킨, 불고기, 떡볶이, 잡채 등이다. 202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한국 식품 누적 수입액은 약 750만 달러다. 2023년 11월에는 과거 연간 수입액을 초과한 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페루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한국 음료는 기타 발효음료(HS코드 220690), 커피, 허브 등의 추출물 및 농축액(2101), 비알콜 음료, 우유를 기반으로 한 음료(220299), 주류(220870), 과일, 채소 등 주스(2009)다. 202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한국 음료 누적 수입액은 150만 달러이며 지난해 증가율은 1%로 추정된다.
수입하는 한국 식품은 스프류 간편 조리식품(HS코드 210410), 라면류(1902), 제과제품(1905), 소스·양념류 포함 조미료(2103) 등이 주를 이뤘다. 202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누적 수입액은 약 601만 달러를 기록했다.
컵라면·봉지라면·컵 수프 등 즉석 제품과 빼빼로·초코파이 등 과자류와 알로에 주스, 우유가 섞인 탄산음료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 식품은 셀리온트레이딩 등 18개 유통기업이 수입한 뒤 슈퍼마켓 등 소매점에 판매한다. 페루 소비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한국 식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대부분 직접 보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소매점을 이용한다.
KOTRA 무역관이 페루에 한국 식품을 유통하는 I사 담당자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과거 한국 식품은 페루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한류 열풍으로 페루 사람들이 주로 소비한다.
아울러 현지 소비자들은 라면 등 간단한 제품에서 시작해 다양한 한국 식품을 경험해보길 원하며 제품 구매 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경향이 있어 SNS 홍보가 좋은 마케팅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 = 페루는 K-팝, K-드라마 팬을 중심으로 한류가 빠르게 유입돼 K-푸드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2023년 10월 현지 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K-푸드 중남미 수출 시장 확대 지원’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무역관은 “페루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페루 보건부 식품안전총국(DIGESA)이 관할하는 ‘위생 등록’(Registro Sanitario)이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위생 등록은 현지 수입자만 진행할 수 있고 수출업체가 직접 등록을 희망할 경우 페루 현지에 지사가 있어야 한다”면서 “평균 등록 소요 기간이 6개월 이상이고 5년마다 갱신해야 하므로 페루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페루 정부와 유통업체와 원활한 관계를 구축하고 수입규제 제도를 위반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KOTRA 리마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