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단계로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 라면 메뉴는 해산물, 소고기, 돼지갈비, 새우 등이다. 보조 메뉴로 한국식 김밥, 타코야키도 팔고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주 고객은 10대부터 20, 30대와 젊은 가족이며 주로 저녁에 몰리지만 점심 때도 고객이 상당하다.
캄보디아 전국적으로 이런 라면 프랜차이즈가 급성장 중이다. 프놈펜 시내 곳곳에서 영업 중일 뿐 아니라 바탐방, 시엡립, 라타나끼리 등 수도에서 먼 지방에서도 개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열기를 타고 50여 곳의 유사업체도 등장했다.
캄보디아에서 매운 라면 전문점이 인기를 끄는 것은 한국 라면이 주재료이지만 다른 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해 원가 절감과 현지인의 입맛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개점 초기 한국 교민들은 “맛이 별로다” “최악이다”라고 평가한 반면 현지인들은 “맛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착한 가격도 돌풍의 주역이다. 모든 메뉴가 2.5~4달러로 학생은 물론 일반 가정이나 직장인들 주머니 사정에 적합했다. 적은 예산으로 외식 경험을 선사한 것. 학교 앞과 주거단지 인근에서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추고 부담 없이 삼삼오오 모일 수 있고 친절한 직원들이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를 낸 것도 좋았다.
‘서울’, ‘부산’ 등 한국 지명을 사용한 이미지 브랜딩과 사진을 찍어 사회공유망서비스(SNS)에 올리기를 좋아하는 현지 젊은이들의 포스팅 취향, 매운 맛에 도전한다는 의미 부여도 한 몫 했다.
캄보디아의 라면 열풍은 한국 라면 수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의 라면 수입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태국, 한국 제품 수입이 늘고 베트남, 중국, 일본 라면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라면 중 베스트셀러는 단연 ‘불닭볶음면’, ‘신라면’ 등 매운 라면이다. 캄보디아 주요 유통매장에는 중국의 짝퉁 한국산 라면도 함께 판매될 정도다.
한국 매운 라면의 인기는 한국 음료를 대표하는 ‘박카스’를 비롯해 알로에 음료, 포카리스웨트 등의 판매를 부채질하고 있기도 하다.
KOTRA 프놈펜 무역관은 “고급 한국 분식 콘셉트로 상류층 주거지역에서 고가 전략을 내세운 일부 가게와 오직 매운맛 하나로 식당을 낸 일본 가게, 한국식 분식을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체가 캄보디아에서 고전하거나 폐업한 사실은 시장 분석과 현지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한국 식품을 수년간 유통 중인 아라마루의 전창수 대표 역시 KOTRA와 만난 자리에서 “현지인에게 잘 맞고 쉽게 질리지 않는 ‘신라면’ 같은 한국적인 맛과 함께 재료 현지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