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개발 현장을 가다◆
지난달 29일 저녁 10시(현지시간)께 공항 상공에서 바라본 캄보디아 프놈펜 야경은 '상전벽해'란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1년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도로 몇 곳을 빼곤 불빛을 찾기 어려웠던 프놈펜 시내는 가로등으로 환하게 밝혀졌고 거리를 질주하는 차들도 몇 배로 늘어난 듯했다. 시내 중심가 도로에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뒤엉켜 체증까지 빚어졌다.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캄파스의 촌 사낫(Chhorn Sanath) 이사는 "6개월 전만 해도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도로가 겨우 보였지만 이젠 대낮이나 마찬가지"라며 "일요일 오후에도 차가 막힐 정도로 경기가 좋다"고 말했다.
현지 공장 건설 때문에 매달 한두 차례 캄보디아에 들르는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사장도 "프놈펜은 몇 달만 지나도 도시 모습이 확 바뀌는 고속 성장세"라며 "한 달 만에 다시 왔는데도 몰라볼 만큼 변했다"고 전했다.
이웃나라 베트남이 인플레이션과 증시 폭락 등 고성장 후유증에 시달리는 반면 캄보디아는 베트남 발전 초기처럼 잘나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잇따르는 고층 빌딩ㆍ뉴타운 건설사업이 뒷받침한다. 공항에서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는 길목인 노스브리지 지역만 해도 1~2년 전엔 허허벌판이었지만 지금은 빌라촌이 들어서는 등 개발열기가 뜨겁다.
현재 15층짜리 인터콘티넨털호텔이 최고인 프놈펜 스카이라인은 2~3년 내엔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30층 이상 고층 빌딩 건설붐이 한국 건설사 주도로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프놈펜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차로 1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벙칵호수 옆엔 캄코시티라는 대규모 주거복합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한일건설이 프놈펜 뉴타운 1단계 사업지인 이 지역 100㏊(1㏊=1만㎢)에 아파트 4000여 가구와 쇼핑센터ㆍ병원ㆍ국제학교 등을 짓고 있다.
프놈펜 최고 번화가인 모니봉로에서는 42층짜리 대형 주상복합 '골드타워42'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유서 깊은 공공병원까지 헐어냈다. 이 밖에도 엠코가 22층 오피스빌딩을, GS건설이 52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주거단지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오피스빌딩ㆍ주거시설ㆍ국제학교 등이 포함된 신도시 건설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캄보디아 신도시 개발엔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시푸트라그룹과 캄포디아 YLP그룹이 합작으로 5억달러를 투입해 260㏊에 달하는 대규모 뉴타운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이미 가시권이다. 지난달 중순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까지 나서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지역인 코콩에 신도시를 짓겠다고 해 개발붐에 기름을 부었다.
개발붐과 함께 부동산값이 급등해 거품 염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아파트ㆍ빌라 등 가격은 ㎡당 80만원, 3.3㎡로 바꾸면 260만원으로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비싼 편이다. 그래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지에서 부동산컨설팅업체 비젼2020을 운영하는 김형일 사장은 "캄보디아에선 뿌리 깊은 은행 불신으로 저축률이 10% 정도에 불과해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분양ㆍ전매 제한규정이 없어 프놈펜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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