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바람의 신, 시바 (Shiva)의 대지 위에서
닌투언 (Ninh Thuan) 성
닌투언 성은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한 해변지역으로 닌하이, 닌픅 등 4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행정수도는 팡랑 (Phan Rang)이다. 인구는 55만, 면적은 3,360 sq.km다.
닌투언 성은 뜨겁고 건조한 모래 바람이 수시로 불어오는 지역이지만 사방으로 둘러싼 크고 작은 산들과 시원한 바다 바람 덕에 오히려 최적의 관광지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면 등산, 사냥, 윈드서핑, 해수욕, 캠핑, 승마, 온천, 명승지 유람, 짬족의 유적지와 전통축제 참가 등 온갖 즐거움을 고루 누릴 수 있다. 호찌민 시에서 닌투언 성의 심장부 팡랑 (Phan Rang)까지 가려면 빈탄 군 3번 국로변에 있는 미잉동 (Mien Đông) 버스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북동쪽으로 총 304km, 7시간 소요, 매일 출발 -227/6 quoc lo 3, Q. Bình Thanh , T. 898-4893)
시바의 딸들을 대면하다!
닌투언 성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가냘픈 짬족 여인들이 얇고 투명한 비단치마를 입고 머리에 물동이를 인 채 맨발로 거니는 광경이다. 놀랍게도 닌투언에서는 바로 이 여인들이 집안의 가장으로서 자녀양육은 물론 가업을 책임지고 마을의 대소사를 주관한다.(모계사회) 이 여인들은 또한 손재주도 대단해서 그들이 만드는 대나무와 등나무 제품들, 비단, 자수, 토껌 (tho cam, 가지각색의 실로 만든 소수민족의 수공예품)은 전국적인 명성이 자자한 것들이다. 게다가 이 여인들은 독창적인 도자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회전기구나 가마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야외에서 말린 뒤 장작이나 볏단을 태워 도기를 구워낸다. 닌투언 성의 바우쭉 (Bàu Trúc, 닌픅 현)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시바신상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도기제품들을 감상하는 재미에 시간 가눈 줄 모른다.
고대 참파문명의 불가사의 속으로
‘닌투언’에는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짬족의 고탑들이 수두룩하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는 닌투언의 심장부인 ‘팡랑’에서 서북부로 7km 떨어진 뽀끄롱가라이 (Pôklông Garai, 고대 짬족의 왕을 섬기는 성소)로 13세기 경에 세워진 이 탑은 탑찐 (Tháp Chính, 높이 20m), 탑꽁 (Tháp Cong, 탑찐으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 탑르어 (Tháp Lua,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배 모양을 하고 있다.) 등 세 가지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가장 큰 ‘탑찐’의 정문에는 시바 여신이 춤추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그 위 원형 돔에는 시바가 타는 소를 타고 있는 모습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한편 16-17세기 초에 세워진 뽀로메 (Pôrômê - 8m 높이의 4층 탑, 불꽃과 연꽃 문양이 탑신에 새겨져 있다.) 탑 역시 대단하다. 팡랑에서 북쪽으로 9km 떨어진 쩌우 (Trầu, 높이 50m) 산 정상에 건립된 이 고탑 안에는 뽀로메 왕과 황후를 위한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짬족 사람들은 매년 이곳에서 제사를 지낼 때 뽀로메 왕이 현신하여 자신들을 축복한다고 믿고 있다.
매년 7월 1일이 다가오면. . .
시바 신에게 행복과 평화, 풍년을 기원하는 까떼 (Katê) 예식이야말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다. 이 시기가 되면 뽀끄롱 야라이 탑 주변은 짬 족과 인근 주민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순례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성 전체가 시끌벅적해진다. ‘까떼’ 예식이 시작되기 직전 제사장들은 몸을 씻은 후 새 옷을 갈아입는다. 본격적인 예식은 제사장들이 탑 안으로 들어가 뽀끄롱야라이 (Pô klông Grai) 신상에 절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들이 경전을 낭독하고 나면 짬족 처녀들이 시바 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이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마치 시바의 딸들이 하강한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대자연 속으로
닌투언 (Ninh Thuan) 성이 자랑할 만한 것들은 이 외에도 많지만 대표적인 장소 몇 군데만 더 소개하겠다.
응오앙묵 (Ngoan Muc) 협곡
‘아름다운 협곡’이란 뜻의 이 언덕 (총 길이 21km, Ninh Sơn 현)은, 베트남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계곡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굽이굽이 솟구쳐 흐르는 산맥 위에 올라서면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함께 천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까나 (Cà Ná) 해변
‘잠자는 공주’란 뜻의 까나 해변은 1번 국로를 따라 호찌민에서 올라오다 보면 제일 먼저 만나는 비치다. 파란 물감이 묻어날 것만 같은 하늘과 뭉게구름, 바위, 물새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매력적인 관광코스다.
닌쯔 (Ninh Chu) 해변
떵안 (Tân An), 다쫑 (Đá Chong), 까두 (Cà Đú) 등의 명산에 둘러싸인 닌쯔 해변 (‘팡랑’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은 초특급 해변 ‘냐짱’보다 한 수 위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대단한 휴양지다.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9곳 가운데 하나이자 10km 가까이 계속되는 부드럽고 새하얀 백사장을 자랑하는 ‘닌쯔’ 해변은 냐짱 (Nha Trang), 달랏 (Đà Lat)과 함께 3대 황금투어 코스이기도 하다. 요사이 닌투언 성에 대규모 투자가 이토록 급속히 이루어지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곳에 ‘닌쯔’ 해수욕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일출장면 하나만으로도 ‘닌쯔’ 해변이 전국최고 수준임을 실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