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풍물사진/챠오베트남교민잡지

kimswed 2008.07.30 13:37 조회 수 : 3480 추천:844



항롱 (Hàng Rong- 거리 행상인, 혹은 자영업자)

호찌민 거리의 명물.

베트남 경제가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농촌인구의 상당수가 대도시로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처음 상경하면 별다른 기술도 없고 가진 것도 없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음식 또는 물건이나 복권을 팔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바로 이들이야말로 도시민들의 작은 욕구를 채워주는 더없이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에는 호찌민 거리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길거리 상인 항롱을 소개한다.

롱 (Hang Rong, 길거리 상인)을 빼놓고 사이공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들이야말로 사이공 거리문화의 특색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볼거리다.

이들은 누구보다 부지런하다.

이른 새벽 공원 여기저기서 운동하러 온 사람들을 위해 찐 고구마, 우유, 간식거리, 옥수수, 죽 등을 팔러 나온 남녀 상인들, 오전 6시경 학교 앞에서 따끈따끈한 찹쌀밥을 파는 아줌마, 노상 가판대에서 신문과 잡지를 파는 사람들, 한낮 태양이 이글거리는 도로변에서 리어카에 야자열매를 가득 싣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갈증을 식혀주는 아저씨, 저녁나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와 찐 고구마를 파는 할머니, 하루 종일 구부린 채 기름때 묻은 시커먼 손으로 오토바이를 수리하는 사람들, 자전거나 간이 이동 리어카 위에 딸기, 망고스틴, 봉봉, 서우링 등 각종 과일을 담아 팔고 있는 젊은 처자들, 고사리 손에 복권을 꼭 쥔 채 이 거리 저 거리를 배회하는 어린 소년소녀들. .

이들은 대부분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물 한사발에 바게뜨 하나, 저녁은 8천동짜리 쌀국수로 끼니를 때우며 근근히 모은 돈을 고향에 보내는 착한 사람들이다. 저렇게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데 무슨 낙이 있을까 생각되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늘 소박한 행복이 깃들여 있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어떻게든 자기 뱃속을 채우려는 도시사람들의 각박한 인심 속에 이들은 자신만의 소박한 꿈을 거리에서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