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소비 중심축 온라인으로
O2O 서비스·소셜미디어 마케팅 급성장
식품·화장품·주방용품·유아용품 등 유망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소비재 4개 중 1개는 온라인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 소비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소비재 기업들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와 우리 기업의 진출 차별화 전략’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은 외출 제한으로 온라인 쇼핑에 눈을 돌리면서 유형 소비재화의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생활용품 등 유형 재화의 온라인 소비재 판매액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9조8590억 위안을 기록하면서 전체 소비재 판매액의 약 25%를 차지했다. 마케팅 중심축도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2020년 6월 기준 중국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 이용자 규모는 3억900만 명으로, 동년 3월 대비 4430만 명(16.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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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순환 본격화, 기회는 소비시장에 = 중국은 경제를 해외와 국내에서 돌리겠다는 ‘쌍순환’ 전략을 펴면서 내수시장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양회에서도 ‘소비’는 정부업무보고 주요 키워드로 제시된 바 있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들이 경제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 수입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소비진작책을 펼치고 있어 전자상거래 소비시장 팽창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중국 국무원은 기존 59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범구와 별도로 수입 소비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46개의 시범구를 계획하고 있다.
2020년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조5700만 위안(약 270조 원)을 기록했고, 액세서리, 화장품 수입은 30% 이상 증가했다. 소비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1%에 달했다. 특히 육류, 액세서리, 화장품 수입은 30% 이상 증가했고, 가방, 시계 수입은 20% 증가했다.
2020년 중국 소비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하반기부터는 3분기에 0.9%, 4분기에 4.6%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월별 소비재 판매액이 8월부터 회복한 데 이어 11월에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고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중국 소비시장은 생활용품, 식품 등의 온라인 소비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 이용자 규모가 전년 대비 16.7% 증가하여 처음으로 3억 명을 넘어섰고, 2, 3선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하루 2000만 건씩 이루어지기도 했다.
2019년 전체 유통채널의 약 76.7%를 차지했던 점포 기반 소매유통 비율은 2020년 72%대로 하락했고 비점포 유통이 28%로 증가했다. 비점포 유통 중에서도 특히 전자상거래 매출이 전년 대비 20.4%나 증가하는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내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 소비를 제외한 중국의 2020년 소비재 판매액은 35조3000만 위안(약 6100조 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으나 식품·생활용품 등 유형 재화의 온라인 판매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14.8% 증가한 9조9000억 위안(약 1700조 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소비재 매출액의 약 25%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석유 및 관련 제품(-15.0%), 귀금속(-8.8%), 의류(-8.5%) 등의 소비가 감소했으며, 통신장비(15.0%), 화장품(13.6%), 음료(9.3%), 생활용품(6.4%) 등의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 소비시장, 새 사업모델 발굴 활발 = 중국 정부의 소비시장 발전 전략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중국 국가발개위는 새로운 소비모델 발전을 위해 ‘신업태·신모델의 건전한 발전을 통한 소비시장 활성화 및 취업확대에 관한 의견’을 통해 소비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모델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을 꾀한 바 있다.
여기에 국무원은 9월 ‘신업태·신모델을 통한 신소비의 조기발전 견인에 관한 의견’을 통해 O2O 융합소비 발전을 가속하고 디지털 소비상품 개발을 장료하며 신형소비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실제로 시장을 선도하는 민간기업들의 혁신과 신사업모델 발굴도 활발하다. 알리바바그룹은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인 Farfetch에 투자해 티몰 명품관에 입점시키는 등 ‘럭셔리 신유통’ 이니셔티브를 내걸었다. 핀둬둬는 ‘뉴 브랜드’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소·신흥브랜드 입점사에 AI·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와 공장을 직접 연결하는 유통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커머스를 통한 온라인 홈쇼핑 식의 판매는 이미 중국 소비시장의 뉴노멀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생활용품 유통체인 미니소는 자체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커머스 채널을 출시해 작년 말 기준 약 28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바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동구매 방식의 온라인 소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라스트마일 배송에 대한 제한이 높아지는 가운데 단지 내 농수산물, 생활용품 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커뮤니티 공동구매 모델이 충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중국의 공동구매시장 규모는 72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산 중국시장 진출도 온라인이 유망 =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을 가장 많이 유통하는 것도 역시나 온라인 채널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중국 바이어 233명을 대상으로 2020년 4분기에 자체적으로 시행한 한국 제품 경쟁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을 통해 한국 제품을 유통하는 비율이 37.7%로 나타났다.
바이어들은 앞으로도 67.7%의 바이어가 한국 제품의 온라인 유통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인기품목에 대해서는 한국의 식품, 화장품, 미용용품, 유아용품, 주방용품을 꼽았다.
특히 유아용품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필수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오프라인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지방 도시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유아용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품목별 수요와 소비자 속성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로 마케팅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유아용품 소비자의 77%가 동영상 및 라이브 방송 앱을 이용하고, 57%가 뉴스검색 앱을 이용하고 있기에 해당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해당 채널의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도 유용할 것으로 점쳐졌다.
보고서는 “향후 우리 기업의 대중국 소비재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3선 도시 이하 중소도시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차별화된 진출 전략으로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다각화 ▷개성적인 소비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설계 ▷소셜미디어 마케팅 강화를 제안했다.
무역협회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은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이는 수입 제품도 마찬가지”라면서 “6000조 원이 넘는 중국 소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현지 바이어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을 고려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