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비혼 늘며 1억 내다보는 중국 1인 가구 인구
무협 “80~90년대생 소포장·스마트가전·명품 주목”
중국에서 1인 가구 증가세가 가속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소포장, 스마트가전, 명품 등 프리미엄 전략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4일 발표한 ‘중국의 싱글 이코노미’에 따르면 중국의 1인 가구는 2015년 5392만 가구로 전체의 13.1%를 차지하던 것이 2019년에는 8610만 가구, 18.5%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는 약 1억 가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하게 자라난 바링허우(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년대생) 세대에서 전통적인 결혼 관념을 벗어나 만혼 또는 비혼이 증가하고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싱글 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소포장 식품, 소형가전 및 스마트가전, 명품 관련 시장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영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한국 제품을 고가격·고품질의 프리미엄 상품으로 브랜딩한다면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과 과시 욕구를 충족하는 중국의 ‘골드 싱글족’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소득 싱글 소비욕 자극 = 무역협회는 중국의 젊은 고소득 1인 가구와 관련해 유망 산업으로 1인용 식품·소형가전·펫코노미·온라인 쇼핑·1인 오락 등을 꼽았다.
2019년 주류, 쌀 등 소포장 식품과 간편식 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30%, 50% 증가했고 특히 반조리 식품의 판매량은 111%나 증가했다. 좌석별로 칸막이가 있거나 혼자서도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 ‘1인 식당’도 늘고 있다.
2020년 중국에서 기업명, 경영범위, 제품 서비스, 상표 등에 ‘1인식’을 포함해 신규 등록한 업체는 79개사로 전년 대비 82%나 증가했고 올해 3월 기준으로는 총 184개 기업이 1인식 관련 기업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가전과 스마트 가전도 인기다. 2020년 소형 전기밥솥, 믹서기,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등의 온라인 판매액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366억 위안(한화 약 6조 원)에 달했다. 2019년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 손세정기, 스마트 휴지통 등 제품 생산량도 전년 대비 110% 증가한 4589만 대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용 스마트기기도 인기다. 스마트 음수기, 스마트 급식기, 스마트 고양이 화장실이 3대 인기 품목이며, 특히 스마트 고양이 화장실은 ‘2020년 티몰 10대 스마트 가전’ 중 유일하게 명단에 오른 펫코노미 제품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6.1%씩 성장해온 펫코노미 시장도 1인 가구의 주요 소비처 중 하나다. 특히 반려동물 사료의 경우 유아용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의 뒤를 잇는 중국 역직구 수출 유망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온라인 쇼핑과 음식·신선식품 배달도 중국 싱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부문 중 하나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혼밥’ 인구가 늘고 신선식품에 대한 배달 수요도 크게 늘면서 유통 대기업들이 관련 플랫폼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는 둬둬마이차이(多多买菜) 플랫폼 운영에 10억 위안(약 1715억 원)을 투자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의 CEO도 신선배달 플랫폼 청신유쇈(橙⼼优选) 투자에 상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달업체 메이퇀의 경우 2020년 3분기에 20억 위안(약 34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까닭은 지역단지 전자상거래에 대한 투자 때문으로 알려졌다.
고소득 1인 여성 가구가 늘면서 화장품·럭셔리에 대한 소비도 커지고 있다. 2020년 중국의 화장품 판매액과 수입액은 각각 전년 대비 9.5%, 31% 증가했다. 특히 사치품 판매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3460억 위안(약 59조 원)으로 성장해 2025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닐슨(Nielsen)이 2020년 7월 발표한 ‘중국 싱글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을 위해 소비한다는 응답은 싱글 소비자 중 42%에 달해 일반 소비자의 27%를 훨씬 웃돌았다. 자아실현(교육·신기술·취미), 헬스, 외식, 오락,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 의향도 싱글 소비자들이 뚜렷이 높았다.
보고서는 “홀로 식사, 관광, 오락을 즐기는 것이 일상화된 중국의 젊은 싱글들은 자기계발, 취미, 건강, 외모 등 자신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며 “한국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는 ‘안전하고’, ‘깨끗하고’, ‘몸에 좋으니까’ 당연히 높은 가격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