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스스로를 칭찬하라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어느 날 새벽 출근길에 문득 차창 옆을 보았을 때 어느 병원에 붙어있던 슬로건이다. 
 
필자는 하루에 서너 번씩 주위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칭찬이다. 그 시작은 1990년, 지금부터 32년 전 회사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당시 고층빌딩을 사옥으로 둔 모두가 선망하는 직장에 들어갔다. ‘토끼가 발맞추는 동네’라는 수식어가 붙는 낙후된 시골 출신으로 큰 꿈을 품고 중2에 서울로 왔지만 어머님은 아들이 취직이나 제대로 할까하여 시골에서 낡고 구멍 난 양말을 잘 모아 놓으셨다고 한다. 꿰매어 두었다가 내가 어려우면 주시려고.
 
겉으로는 좋은 직장일 수 있지만 그 생활은 쉽지 않았다. 쟁쟁한 스펙의 동료들이 많았고 매일 매일 모든 업무가 경쟁이었다. 입사 초기에는 아침마다 출근과 동시에 모든 선배들을 찾아가 인사하는 관행도 남아 있었다. 인사해도 쳐다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쑥스럽기도 그지없었지만 이 관행은 서너 달 계속됐다. 
 
당시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두려움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칭찬하곤 했다. 하루를 마감하고 자기 전에는 오늘 힘들었는데 잘 견디었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이것이 직장 초년병으로 힘든 시기를 견딘 거의 유일한 무기였다. 
 
모두들 남에게 칭찬 받기를 원한다. 특히 작장에서는 상사에게 칭찬받는 것이 무엇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런 후대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상사든 동료든 잘한 일은 그냥 지나가고 잘못한 것은 날카롭게 지적하는 게 직장의 일상이다. 
 
열심히 하고 칭찬을 기대했는데 아무런 말이 없거나 반대로 지적을 받는다면 상처로 남는다. 그런 칭찬에 기대어 일희일비하면 하루하루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직장에서 남보다 내가 스스로를 평가하고 모든 일의 선한 의도를 잘 알 수 있으니 스스로 점검하고 더 많이 칭찬하면 난관을 넘길 수 있다.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고 탓할 수도 있지만 직장은 원래 경쟁하는 곳이기 때문에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 습관이 오래가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이 있다. 자신이 귀하다고 생각하니 귀한 사람에 걸맞게 실력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이 생각으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스스로 교육받기를 원했고 한때는 15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기도 하였다. 
 
또한 오늘은 선한 일을 꼭 하겠다는 작은 목표에서부터 상반기에는 이런 자격증을 따고 올해에는 외국어 성적을 이런 수준까지 높여 보겠다는 도전에 나섰다. 설사 목표에 조금 미치지 못해도 이런 도전과 성과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직장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나는 엘리트야’라는 최면을 걸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짧게는 하루를 행복하게, 길게는 1년 정도 웃으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내가 나에게 상(커피 한 잔부터 취미도구 구입 등)을 주어 간단한 사치를 할 수 있도록 보상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를 스스로 칭찬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면 욕심을 하나 내야 한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의도적으로 주위 동료를 칭찬하는 것이다. 잘해서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보기 좋아 감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주위 동료나 선배의 행동이 그렇지 않더라도 억지라도 찾아내 칭찬하라. 
 
퇴근 후에는 가족에게 칭찬해야 한다. 집안에 들어가 상황을 보고 배우자나 자녀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작정하고 의무적으로 칭찬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위에서 나에게 칭찬이 되돌아오니 어찌 감사가 넘치지 않겠는가?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한다. 그 출발점은 내가 나에게 쓰는 고마움의 독백에서 출발한다. 나는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민영채·W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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