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한 중소 화장품기업 관계자가 세계적 명품업체 프랑스 샤넬 본사에서 신제품 개발 미팅을 했다는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는 어떻게 샤넬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고, 비즈니스 미팅까지 진행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전문무역상사 올릭스글로벌의 유창남 대표다. 
 
올릭스글로벌은 최근 미국의 유통 대기업 A사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유치와 함께 미국 온·오프라인 수출채널 확보에도 성공했다. 
 
유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그의 비즈니스에 대해 들어봤다.
 

바이어 발굴·상담부터 수출까지 대행
최근 미국 유통 대기업 투자유치 성공
유망제품 온·오프라인 수출길도 열어
 
 
▲유창남 올릭스글로벌 대표 [사진=올릭스글로벌 제공]
- 올릭스글로벌에 대해 소개해 달라.
 
국내 유망제품을 발굴해 해외에 수출하는 전문무역상사다. 보통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해 우리 회사가 발굴한 바이어에게 직접 수출한다. 
 
바이어 발굴 및 상담 대행 등도 한다. 예비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반적인 수출 컨설팅과 역량강화 교육도 제공한다. 
 
회사 내에 실무 경험이 풍부한 수출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기업분석을 통해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국가에 대한 시장현황, 소비자분석, 경쟁제품 조사 등의 자료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해 최적의 수출 솔루션을 제공한다. 
 
-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했다. 그곳에서 경험을 쌓고 2013년 제조·수출기업을 창업했다. LED 제품을 직접 제조해 수출하는 사업이었다. 
 
창업 2년 만에 국내 매출 외에도 1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수출을 하게 됐는데, 어느 날 수출제품에 불량이 발생했다. 프랑스에 수출한 제품에서 ‘발화’가 일어났다. 외주를 통해 설계했는데,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결국, 바이어가 제기한 클레임에 보상을 해주고 거래선마저 끊기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다행이 1년 후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제조는 나의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예전부터 내가 노하우를 갖고 있던 해외마케팅을 해보고 싶었다. 2018년 수출상사 올릭스글로벌을 창업했다.
 
- 경험이 있다고 해도 수출상사 운영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수출 역량이 부족한 기업으로부터 해외 마케팅을 턴키로 받아서 수행하는 일을 하려고 했다. 그 회사 제품을 올릭스글로벌이 매입해서 파는 형태로 진행하거나, 바이어나 수출기업이 직거래를 하고 싶다고 하면 커미션 베이스로 가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어서 매출이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창업 2년여 만에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때까지 바닥을 다지면서 진행하던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평소 알고 지내던 아르헨티나와 미국 바이어로부터 코로나19 방역용품을 보내달라는 주문이 왔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초기이던 2020년 4월 미국에 클리어 파티션을, 8월 아르헨티나에 마스크를 각각 수출했다. 이를 발판으로 수출상사로서 재기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바이어들로부터 이런저런 인콰이어리가 오기 시작했다. 
 
미용제품, 철강, 자동차부품 등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국내 기업이나 단체의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까지 외연을 넓혔다. 지금은 방역용품 이외 제품 비중이 더 높을 정도로 포트폴리오가 좋다. 
 
2021년 산업통상산업부로부터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됐다. 2021년 100만불 수출탑을, 2022년 3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유창남 올릭스글로벌 대표가 싱가포르 링크드인 아시아지역본부를 방문했다. [사진=올릭스글로벌 제공]
- 최근 화제가 됐던 국내 중소기업의 샤넬 본사 신제품 상담 건은 어떻게 해서 진행하게 된 것인가.
 
오랫동안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무역실무와 해외마케팅에 대해 강의를 해 왔고 무역협회, 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수출유관기관을 통해 바이어와 화상상담도 진행해 봤다. 또 바이어 DB를 구입해 온라인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다. 
 
근데, 늘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이 바이어가 내가 찾는 바이어인가’ 하는 물음표였다. 무역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바이어 발굴에 대해 강의하면서 현실과 다소 괴리됐다는 공허함을 느꼈고, 화상상담은 거의 ‘희망고문’ 수준이었다. 돈을 주고 구매한 바이어 DB는 효과가 없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링크드인’이었다. 링크드인이 구인·구직에만 특화된 소셜 네트워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해 보니 비즈니스에서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네트워크 플랫폼이었다. 
 
이게 2022년 초였다. 회사 계정도 만들고, 직원들에게도 각자 계정을 만들게 했다. 이후 집중적으로 부스팅을 했다. 관련 기업들에게 포스팅을 돌리거나 우리가 원하는 바이어를 필터링한 후 제안서를 보냈는데, 실제로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 담당자들에게 바로 연결이 됐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천연발효화장품 전문 회사 레베코코는 우리 회사의 고객이었는데, 지난해 이 회사 제품을 링크드인을 통해 디벨로핑 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샤넬의 담당자로부터 직접 연락이 왔다. 레베코코 회사 제품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샘플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거의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정도였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화상상담을 진행하게 됐고 3개월 만에 샤넬 파리 본사에서 신제품 개발 담당자들과 대면 미팅이 이뤄진 것이다. 
 
아직 수출이 진행된 단계까지 이른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한국 기업들에게 링크드인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정확도 높은 바이어를 발굴하고 비즈니스 성사율을 높이는 데 뛰어난 플랫폼이다. 내가 원하는 사람,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링크드인을 통해 ‘연결’은 잘할 수 있지만, 연결만 가지고 비즈니스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회사의 경험상 연결 이후의 사후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관계 맺기와 이를 통한 신뢰도 높이기,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기, 또 그들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기 등이다.
 
- 링크드인을 활용한 마케팅에서 올릭스글로벌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바이어들에게 24시간 열려 있다. 밤낮없이 응대한다. 영어와 불어 원어민 직원들도 있어 바이어 응대나 비즈니스 상담에 언어적 장벽이 없다. 
 
무엇보다 우리는 한 번 관계를 맺은 바이어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데 뛰어나다.
 
- 예를 든다면?
 
2019년 4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자동차부품 전시회에 참가했다. 국내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해외마케팅 전권을 위임받아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때 현지에서 매출 5000억 원이 넘는, 남미에서 이쪽 분야 최대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전시회 기간 중 그 업체를 직접 찾아갔다. 샘플과 브로슈어를 전달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약 3개월 후 그 회사 디렉터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기들이 한국에 올 일이 있는데, 자동차부품 공장도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 바이어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공항 입국부터 출국 때까지 정말 최고의 예우를 해줬다. 3일 동안 공장도 함께 다니고 관광도 시켜줬다. 그러는 사이 인간적으로 가까워졌다. 
 
그 디렉터에게 ‘우리 회사는 작지만 이 제조업체의 역량은 정말 탁월하다. 한국에서 이걸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여기밖에 없다. 그러니까 검토를 정말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출국하면서 내게 문자를 보냈다. 나를 ‘마이 프렌드’라고 칭하면서 ‘돌아가서 잘 진행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 
 
영업하는 사람들은 안다. 이거 되겠다, 싶었다. 
 
그해 11월 이 디렉터가 나와 국내 제조업체 사장을 브라질로 초대했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성사됐다. 
 
코로나19가 터져 잠시 사업이 ‘올스톱’됐지만, 현지 인증과 승인 과정을 거쳐 2021년부터 컨테이너 베이스로 수출이 진행됐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그 회사 구매부 총괄이 한국에 와서 일주일 동안 전국 주요 제조사 투어를 했는데, 내가 그를 위해 일주일 내내 밀착 지원 서비스를 했다. 심지어 편의점에서 물 한 병 사는 것도 내가 ‘빛의 속도로 달려가’ 계산했다. 그리고 그 회사와 우리 회사는 ‘패밀리’가 됐다.
 
- 최근 미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들었다.
 
2월 초 미국 온·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A사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유치를 확정받았다. 이번 투자는 전략적 투자로서, A사의 미국 내 한국산 제품 유통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유치와 더불어 올릭스글로벌은 이 회사에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공급하는 파트너로서 사업 기회를 가지게 된 점도 큰 성과다. 
 
이번 투자유치는 올릭스글로벌이 직접 개발한 글로벌 전문가 및 바이어 실시간 라이브 상담 플랫폼 ‘콜트맨’의 론칭과 더불어 수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올릭스글로벌은 이번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50억 원을 목표로 국내외 투자사와 벤처캐피털에 적극적인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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