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본격화… 중국 향후 정책 방향은?
역시 중국경제의 일등공신인 소비가 올해 1분기 경제를 지탱하며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5%로 1차 산업 3.7%, 2차 산업 3.3% 그리고 3차 서비스업 성장률이 5.4%를 기록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1차 산업인 벼·보리·옥수수 등 농업은 전년 대비 3.6%, 돼지고기·소고기·양고기 등 축산업은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2차 산업은 작년 12월 ‘위드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공장가동률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다소 부진했다. 1분기 공업 부문 부가가치액은 전년 대비 3% 성장했지만, 제조업 성장률은 2.9% 정도였다.
보복 소비가 1분기 성장 견인
그러나 태양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53.2%, 22.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3차 서비스산업의 경우 외식소비가 13.6% 성장하며 빠르게 소비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2월 대비 3월 서비스 생산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성장하며 중국인의 보복 소비(Revenge Consumption)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소비, 투자, 수출의 1분기 경제지표를 보더라도 내수소비와 정부투자가 중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내수경기를 반영하는 1분기 소매판매액이 11조4922억 위안(약 22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특히, 지난 1~2월 3.5% 불과했던 소매판매증가율이 3월 10.6%까지 올라가며 1분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업종별로 보면 요식업(13.9%), 일용품(10.7%), 승용차(8.2%) 판매가 회복되면서 소비를 견인했고, 귀금속·레저용품·패션 등 소비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투자의 경우 민간투자 증가율은 0.5%지만 정부의 고정자산투자(8.8%), 제조업투자(7%)가 늘어나면서 경제회복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부동산개발투자가 전년 대비 5.8% 하락하면서 건설 및 주택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민간투자가 부진했지만, 하이테크산업의 투자는 16% 증가하며 전통제조업의 민간투자에서 하이테크산업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수출은 대내외 복합요인으로 인해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제재로 인해 첨단제품의 미국(-17%), EU(-7.2%), 일본(-2.7%) 수출이 급감했지만, 자동차 등 제품의 러시아(47%), 아세안(17.9%) 수출이 확대되었다. 향후 중국 공장의 생산 정상화와 글로벌 수요의 단기회복으로 2분기부터 수출이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정부는 양호한 1분기 경제 성적을 바탕으로 경제회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분기 경제지표에서 나타난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며 정책 방향을 조율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3가지의 향후 정책 방향과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3선 도시 중심 부동산 활성화 나설 듯
첫째, 2·3선 도시 중심으로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하 및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중국은 작년 8월부터 1년물,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각각 3.65%, 4.30%로 동결해오고 있다. LPR은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이 실제 정책수단을 통해 LPR을 결정하지만, 근거 기준은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1선 도시인지, 2·3선 도시인지, 또한 첫 주택구매자인지 등에 따라 대출금리가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의 첫 주택구매자의 경우 4.60%, 두 번째 주택의 경우 5.13%이다. 창사, 우한 등 2선 도시의 첫 주택구매자의 경우 3.99%, 두 번째 주택은 4.91%이다. 따라서 1선 대도시의 경우 변함없이 부동산규제를 강화하겠지만, 2·3선 도시는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
비록 경기가 회복 단계에 있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가중과 기타 대내적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 게다가 1분기 청년실업률이 19.8%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고, 금융 안정화를 위해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1분기 M2 통화량 증가율이 12.7%로 중국은 부동산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지속해서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쿠폰 및 소비금융 확대로 소비 진작
둘째, 높은 저축률을 소비로 전환하기 위한 소비 쿠폰 및 소비금융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단기간 내 회복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소비확대를 통해 경제를 지속해서 견인해야 한다. 따라서 당국은 1분기 5.8%에 그쳤던 소매판매증가율을 2분기에는 1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1분기 중국 1인당 가처분소득은 1만870위안(약 21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8% 수준에 불과해 4.5% 성장률에 못 미친다. 이는 아직 중국인의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중국인이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면서 저축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중국 런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새로 추가된 위안화 예금액이 26조2600억 위안(약 5074조 원)으로 이 중 17조8400억 위안(약 3448조 원)이 일반계좌예금으로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가한 위안화 예금은 15조3900억 위안(약 2975조 원)으로 이 중 60% 이상인 9조9000억 위안(약 1913조 원)이 일반계좌예금이다. 따라서 ‘높은 저축률을 어떻게 소비확대로 전환할 것인가’가 향후 중국경제 성장의 주요이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정부는 다양한 소비 쿠폰 발행과 소비금융확대 등 우대정책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소 제조기업 지원 확대할 것
셋째, 실업률 해소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소 제조기업의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51.9로 확장국면이지만 전월 대비 0.7%p 하락하면서 아직 불안한 국면이다.
1분기 제조업 기업형태별 성장률을 보면 중대형 국유제조기업이 3.3% 증가를 했지만, 공장가동이 늦어진 민영 중소제조기업들은 2%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결국, 중국 일자리 창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 민영기업의 경기회복이 관건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세금납부 기간 유예 및 저금리 대출 혜택 등 중소기업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4.5% 경제성장률은 향후 세계경제회복의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글로벌 시장 주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2028년까지 세계 GDP 성장의 국가별 성장기여도 관점에서 중국이 22.6%로 인도(12.9%), 미국(11.3%)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긴축의 여파로 인한 불안한 세계 경제 성장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분기 중국 제조 및 산업지표가 점차 회복되면서 그에 따른 한중교역도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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