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TOS를 세계적인 공작기계전으로 키운 일등공신
‘SIMTOS를 세계 4대 공작기계전으로 도약시킨 일등공신.’
업계가 1순위로 꼽는 인물은 박재현 한국공작기계협회 팀장(전시운영팀·전시홍보팀)이다. 2009년부터 국내 몇 안 되는 ‘찐’ 국제전시회인 SIMTOS(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옛 서울공작기계전)의 실무와 책임을 맡아왔다.
행사는 세계 4대 공작기계전이라는 호칭이 충분히 어울린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8년 기준, 해외 참여기업 수는 전체 1222개사의 절반이 넘는 627개사다.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공작기계 대표기업이 너나할 것 없이 찾는다.
방문객은 행사 기간인 5일간 10만 명에 달한다. 방문객 모두가 비즈니스맨이다. 이 중 5%는 외국인이다.
부스 면적은 이미 2012년부터 10만㎡를 넘었다. 킨텍스 1·2관을 모두 사용한다.
●외국기업을 유치하라 =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해외 기업 유치’가 1순위로 꼽힌다.
SIMTOS에는 중국·대만·독일·이탈리아·터키·스페인 등 이 분야 강국들이 ‘국가관’을 통해서 또는 개별로 참가한다. 매년 규모가 커진 것은 바로 이들 외국기업의 참가가 늘어서다.
“처음 행사를 맡을 당시 저에게 주어진 미션은 외국업체 유치였습니다. 우수한 에이전트를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였죠.”
박 팀장은 그때부터 우량 에이전트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해외에 나가 협회도 찾아가고 민간에이전트도 만났다. 한국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공작기계산업을 알릴 수 있어야 효과를 볼 것으로 봤다.
박 팀장은 “2010년 당시만 해도 한국 공작기계시장을 주목하는 외국기업은 거의 없었다. 에이전트가 팸플릿만 뿌리고 다니면 아무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통계 보고 이탈리아 업계에 ‘노크’ =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 그리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과 이들의 협력사들이 엄청난 규모의 공작기계를 수입한다는 것을 설명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유치한 성공사례가 이탈리아다.
“무역통계를 보니 이탈리아 공작기계 수입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정부 통계에 들어가 이탈리아의 한국 공작기계 수출업체 리스트를 확보해, 에이전트에게 제공하고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첫해에만 무려 30개 부스(10개사)를 유치했습니다.”
박 팀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SIMTOS에 참가해 수출에 성공한 사례를 발굴해 이를 후속 외국기업 유치로 활용했다. 한국은 잘 몰랐지만, 삼성·현대차 등이 대규모 장비를 구매하고, 이 기회의 장이 ‘SIMTOS’라는 전략이었다.
●입소문 전략으로 외국기업 5배 늘려 = 예상은 적중했다. 해외에서 삼성·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에 장비를 팔려면 SIMTOS에 참가해야 한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그 결과, 2006년 135개사였던 외국기업 참가업체 수는 2014년 554개사, 2018년 627개사로 급증했다.
외국기업 수출 사례 발표 자리를 정례화했다. SIMTOS 해외 로드쇼에서 업체가 사례를 발표하고 질문도 받는다.
김 팀장은 “저희가 아무리 자랑해도 외국기업이 믿지를 않잖아요. 하지만 현지 업체의 설명은 다르죠”라고 미소지었다.
또 하나의 성공 요인으로 고객 니즈(요구사항) 파악이다. 수단은 ‘설문조사’. 공작기계산업협회는 외부 설문조사업체 의뢰와 동시에 자체적으로도 조사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가장 필요한 조치를 우선 취하기 위해서다.
조사를 반영해 ‘전시장 주차장 무료이용’ 결정을 내렸다. 방문객 등의 접근성에 대한 불만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물론 모든 비용은 협회가 지불한다.
●반대 무릅쓰고 코끼리열차 임대 결정 = SIMTOS 명물이 된 ‘코끼리열차’도 빼놓을 수 없다. 행사 내내 킨텍스 1·2 전시장을 오간다. 관람객들이 1전시장만 둘러보고 100여m 떨어진 2전시장을 찾지 않아서 마련했다.
“‘효과가 있겠느냐’, ‘돈 낭비 아니냐’며 반대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꼼꼼히 보니 ‘코끼리열차’ 만한 게 없더라고요. 운영해보니 이용객이 7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이용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 팀장은 국제 행사를 개최한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높아진 위상만큼 스트레스도 크다고 소개했다. 행사는 2년에 한 번 열리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여유 있는 것은 아니다. 행사가 끝나면 바로 다음 행사 준비에 돌입한다. 행사 개최 1년 전에 설명회를 열고, 설명회 한 달 후 접수에 들어간다.
김 팀장은 “설명회 참여자 수가 바로 전시 참가업체 수와 비례한다”며 “설명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8개월 동안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계획을 수립한다. 이 기간에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행사 성패와 직결된다”고 소개했다.
●생산제조 전문 전시회로 발돋움 = SIMTOS는 공작기계 전문 전시회의 탈을 벗고 생산제조 전문 전시회로 진화하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SIMTOS 2024는 제조업계 전반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자동화·스마트화·지능화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보여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로봇 및 디지털 제조기술 특별전’을 마련했다.
박 팀장은 킨텍스 3전시장 건립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더 큰 행사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어서다.
“2026년 하반기에 킨텍스 3전시장이 건립될 예정입니다. 3전시장이 준공되면, 약 18만㎡의 전시공간이 생깁니다. 공간이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시험을 통해 SIMTOS를 업그레이드하고 변모시킬 방안을 찾을 것입니다.”
김준배
• SIMTOS 역사
- 1984년 1회 행사 후 격년 개최
- 2020년 처음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
- ‘SIMTOS 2024’는 20회
• SIMTOS 규모
- 전시규모 10만2431㎡, 참관객 10만 명
• SIMTOS 모토
-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SIMTOS
•MICE 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시도와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