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와 기획력 앞세운 마이스업계 승부사
올해 창업 10년차인 엠더블유네트웍스 성민욱 대표는 대학 때 이미 마이스(MICE) 분야에 꽂혔다. 계기는 대학 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영학 수업시간에 소자본 창업 케이스 스터디를 하던 중, 마침 학교 설명회를 통해 마이스 행사에 대해 배울 기회를 잡은 것이다.
“어려서부터 주변을 대표해서 행사 기획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마이스 산업은 저의 기획력 그리고 남을 설득하는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분야라는 생각했습니다. 혹여나 망해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지 않아서,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대학시절 이미 마이스 창업 준비 = 성 대표는 그때부터 ‘전시회’ ‘국제회의’ ‘학술대회’ 등에 운영 요원으로 참여했다. 적성을 확인하고자 했고,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행사 진행에 있어 중요한 것은 ‘센스’입니다. 리허설을 아무리 많이 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저는 그때마다 순발력을 발휘해 대처했습니다. 저의 이런 능력을 인정해 행사 진행업체에서 여러 차례 입사 제안을 하곤 했습니다.”
성 대표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마이스 분야에 골고루 종사했다. 가장 적합한 분야를 찾기 위해서다. 전시업체, 이벤트업체 그리고 국제회의 기획사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간 재직했다. 결론은 국제회의 기획사였다.
“전시 분야는 이미 시장이 고착해 제가 들어갈 틈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벤트 분야는 제 성향과 맞지 않더라고요. 반면에 국제회의 기획은 제 능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마지막으로 ‘프리랜서’로 자신의 능력을 검증했다. 실무자가 아닌 경영자로서 능력을 확인하고 싶었다. 사실상 1인 기업으로 국제회의·세미나·기념식 행사를 진행했는데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었다.
성 대표는 “프리랜서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면서 사업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창업해도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초기 시행착오 극복하고 성장 발판 마련 = 그리고 마침내 2014년 3월 함께 뜻을 같이했던 5명과 함께 ‘엠더블유네트웍스’를 창업했다. ‘고객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최고로 만들겠다(Make it Wonderful)’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거대한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겠다(Networks)’는 의미를 담았다.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당시 해외에서 유행하던 프리미엄파티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들여온 것. 대형쇼핑몰에서 ‘풀 파티(Pool Party)’를 열었는데 1억5000만 원가량을 투자해 손실만 1억 원 정도 발생했다. 경험이 없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손해도 컸다.
“저희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회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기획했는데 손실이 너무 크게 발생했습니다. 행사를 두 번만 개최하고 접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죠.”
하지만 행사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대기업 행사팀에 있다는 고객이 ‘매우 즐거웠다. 하지만 내년에도 할 수 있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번쩍 정신이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손익을 맞추는 것이 도저히 힘든 구조였죠. 다행히 1년 동안 프리미엄 파티를 기획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우리 회사 기획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빛을 발한 것은 2016년부터다. 지인 소개로 NGO 단체가 진행하는 UN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대형 행사를 맡은 것. 행사 두 달을 앞두고 주최 측에서 급하게 대행사를 찾는 과정에서 연결됐다.
엠더블유네트웍스는 짧은 시간에 ‘한국적인 미(美)’를 살리는 국빈 의전 행사를 기획했다. 당시 참가자 등록에만 2시간가량 소요되는 절차를 단 5분으로 줄이자, 주최 측에서 감사를 표했다.
성 대표는 “처음에는 행사 틀 자체가 안 잡혀 있었다”며 “저희가 체계를 잡고 불필요한 요소도 없앴다. 당시 1억 원 정도의 행사 예산을 줄여줘 크게 인정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2017년에 진행한 ‘한국 마이스 어워즈(Korea MICE Awards)’도 잊을 수 없다. 관련 업계가 행사 초청 대상이었다. 엠더블유네트웍스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성 대표는 해법으로 ‘업계 모두의 행사’로 풀었다.
“어떻게 하든 좋은 얘기를 듣기는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무대 뒤에 있는 우리(마이스업계)가 주인공’이란 콘셉트로 기획했습니다. 수상자만을 위한 행사가 아닌 우리 업계의 사원부터 조감독 등 고생하는 모두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지난 10년간 행사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혁신 위해 ‘연구중점주간’ 운영 = 엠더블유네트웍스는 매년 ‘연구 중점 주간’이라는 사내 행사를 진행한다. 2주에서 한 달 동안 전 부서가 업무를 중단하고 핵심과제를 연구한다. 이를 통해 도출한 대표적인 전략이 2018년 시작한 ‘디지털전환’ 작업이다.
성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기존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만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구중점주간 기획 취지를 소개했다.
실제로 이후 다양한 ‘디지털전환(DX)’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홀로그램 라이브 발표 기술 보급’ ‘실감형 온라인 행사 플랫폼 개발’ ‘메타버스 플랫폼 보급’ ‘한국 랜드마크 공간 개발’ 등이 사례다.
최근에는 제조 분야로도 영역을 넓혔다. 일명 ‘스마트 배지(Badge)’ 개발이다. 전시장에 상시 착용하는 목걸이 명찰에 ICT를 접목했다. 명함 교환 기능뿐 아니라 참가자의 동선 추적 및 체류 시간 분석 등이 가능하다. 관련 2건의 특허를 보유해, 엄연한 기술기업이 됐다.
성 대표는 “전시장에 있다 보면 명함이 떨어졌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게 된다”며 “거기에 착안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베트남기업과 손잡고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 수출기업으로 변신도 꾀하고 있다.
성 대표는 3년 전 직원이 퇴사하며 던진 말에 지속적인 변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어느 순간부터 직원들의 변화 요구에 ‘원래 우리 업계는 그래’ ‘그냥 그대로 하면 돼’라고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3년 전부터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기술사업부를 만들고 다양한 분야의 혁신사례를 모니터링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저희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기업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설립일 : 2014년 3월
• 사명 의미 : Make it wonderful + Networks
• 대표 행사 : 원더풀파티, 평창포럼, UN NGO 컨퍼런스, Korea MICE Awards
• 모토 : 100년 후 MICE를 준비하는 기업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연결과 확장으로 타 산업에도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기업들이 많이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