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CEO가 되고 싶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CEO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대답이 쉽지 않은 질문이다.
‘투자회사들은 어떤 회사에 투자하고 싶을까’를 통해 해답을 찾아보자. BTS로 유명한 하이브(HIVE), 게임으로 정상에 선 크래프톤(KRAFTON), 그리고 시장점유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달의 민족 등은 어떤 이유로 회사 성장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았을까?
이들 회사를 대상으로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금융회사 CEO는 회상한다. “하이브에 투자할 때 BTS는 회사 내에 존재감 없는 연습생에 불과했고, 크래프톤은 설립 초기에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게임이 없었으며, 배달의 민족도 초반에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해당 기업 CEO가 고생이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수십 배, 수백 배 투자이익을 안겨준 이들 기업에 초기에는 적지 않은 투자전문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외면하였다.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은 특정 회사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CEO를 만나본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흔하게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기보다 CEO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CEO의 어떤 점을 눈여겨볼까? 과거 경험이나 성격, 경영 스타일 등도 고려 요소이지만 여러 번 만나서 진화(Up-grade)가 있는지를 살펴본다고 말한다.
한 번에 매료되어 투자하는 경우는 드물고 여러 번 만날 때마다 CEO의 생각이 어떻게 발전하고 세밀해지는지 뜯어본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피투자기업의 CEO가 만나는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고, 읽는 책이 무엇인지를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것도 진화에 대한 좋은 힌트라고 말한다.
근사한 투자기업 수익률 산출기법이나 비즈니스 모델로 이미 정착된 것을 제쳐두고, 다소 진부해 보이는 CEO 면담을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년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은 2438개인데, 이중 주식시장에 얼굴을 내민 IPO(기업공개) 기업은 62개에 불과하다. 비율로는 2.5%인데 거의 매년 비슷한 비율을 맴돌고 있다. 상당히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아서 투자를 받은 기업조차 IPO라는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100개 중 3개도 안 된다는 의미다.
이는 97%가 투자에 실패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IPO에 성공한 기업도 투자받을 때 비즈니스 모델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투자심사자들도 1∼2년 전에 호평을 받았던 부분은 거의 모두 사라지고 전혀 다른 요소가 회사를 먹여 살리는 요소로 드러나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에 성공할 경우 50배나 100배의 이익을 안겨 주는데, 그런 회사를 고르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수년간의 투자와 이익의 방정식을 경험하고 내린 결론은 투자수익률을 높이려면 CEO를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높은 투자수익, 즉 회사의 성장을 위해 CEO가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감이 넘쳐야 한다.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모든 의사결정은 ‘옳거나(이기거나) 배운다(실패한 경우)’는 로직이 필요하다.
특정한 업무가 실패하더라도 외부에 숨기기보다는 발전하기 위해 어떻게 진화할지 내부 및 외부(투자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수정에 수정(진화에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보다 못한 결과를 내거나 아예 포기할 정도로 실패를 하면 스스로에 대해 분노를 가져야 하며, 때로는 고개를 숙이고 겸손할 필요도 있다. 이것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압축하기도 한다.
회사가 창업단계를 벗어나 성공의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작거나 큰 실패를 반드시 수반한다. CEO는 문제점을 투명하게 인정하고 데이터관리 등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선할 때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직원이 회사에 들어와 승진하고 CEO까지 오르는 길도 마찬가지다. 발전하지 않는 회사에 투자가 없듯이 업무몰입을 하지 않고 시간만 때우는 직원이 CEO가 될 수 없다. 같은 이치로 회사는 발전하지 않는 직원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