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13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빽다방이 필리핀 식음료 시장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해 2월 초 1호점을 열자 긍정적인 현지 소비자와 시장반응으로 현재까지 직영점이 3호점으로 늘어났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직영점 및 프랜차이즈 매장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월드커피포탈(World Coffee Portal)이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의 커피 시장은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글로벌 커피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빠른 접근이 커피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필리핀은 커피 생산국으로 18세기부터 바탕가스(Batangas) 지역에서 바라코(Barako) 종을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일찍 커피 문화와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필리핀은 독특한 커피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커피부터 서구적인 커피 메뉴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서구식 카페 문화가 확산되면서,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카페 모카와 같은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콜드브루와 같은 차가운 커피 메뉴 수요도 높다. 이런 필리핀 커피 소비자의 입맛 변화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및 점유와 관련이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2021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같은 해에 필리핀에서 약 5억6700만 달러의 총 매출을 기록하였다. 필리핀 커피시장에서 스타벅스는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던킨도너츠가 총 매출이 약 1억 300만 달러로 스타벅스와는 큰 차이로 2위를 기록하였다.
필리핀 커피 시장에는 이미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커피빈 등의 글로벌 커피 브랜드가 진출해 있지만, 스타벅스는 필리핀 내 약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필리핀에서의 빽다방의 진출은 의미가 크다.
무역협회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호감도는 80% 이상이며, 세계적인 흐름이 된 한류의 인기는 필리핀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필리핀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류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필리핀에서의 한류 열풍은 주로 드라마, 음악,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젊은 소비자들이 소주에 삼겹살을 즐기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김치, 불고기, 라면과 같은 한국 음식들은 필리핀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하며 사랑받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메뉴, 그리고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빽다방이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듯이, 필리핀의 문화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류 현상과 더불어 빽다방의 독창적인 강점이 결합된다면, 빽다방은 필리핀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빽다방의 필리핀 진출은 필리핀이 지닌 방대한 시장 잠재력 안에서 한국 커피 브랜드의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주요 커피시장 중 하나로 떠오르는 필리핀에서 빽다방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 커피 브랜드들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가속화와 더불어 K-식음료 문화의 확산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임정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