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무역인] 조윤수 아임낫어베이비 대표
 
 
 
 
엄마의 힘은 강하다. 조윤수 아임낫어베이비 대표는 세 아이의 엄마다. 뒤늦게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억척스러운 노력을 통해 국내 키즈(어린이) 목욕용품 시장을 개척했다. 
 
광고 회사에 들어갔다가 육아를 위해 8년 동안 전업주부 생활을 했던 그는 한 번의 시행착오 후 심기일전해 키즈 목욕용품 브랜드 ‘아임낫어베이비’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매달 한차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며, 전문 쇼호스트 수준의 진행 능력을 발휘하는 조 대표는 “처음 방송할 때만 해도 숨고 싶었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덜덜 떨었다”며 “자신 있게 만든 우리 제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한다고 생각하니 편해졌다”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은 추진력 = 조 대표는 2012년 처음 독립 커피 브랜드를 창업했다. 이미 세 아이의 엄마였던 그는 재능을 발휘하면서도 시간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창업했다. 
 
착각이었다. 챙겨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별개였다. 그리고 1년 반 운영하다가 접었다. 
 
조 대표는 “직장 다닐 때보다 더 시간에 쫓겼다”며 “덕분에 회계와 기업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시 공백기를 맞던 조 대표는 2017년 지니더바틀(현 아임낫어베이비)을 창업했다. 밖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센스를 찾다가 직접 개발했다. 당시만 해도 휴대용 에센스는 없었다. 
 
개발 동기를 묻자, 조 대표는 “제가 휴대용 에센스 제품이 필요했다. 이게 왜 개발이 안 되는지 의문이었다”고 답했다.
 
상품은 외부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뿌리는 형태’였다. 
 
시장 반응은 좋았다. 1만 개를 만들고 방송가 지인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펼친 결과, 입소문을 탔다. 조 대표는 “‘아나운서 필수템’이라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포장을 개선한 두 번째 상품까지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문제는 ‘미투(Me too)’ 상품의 등장이었다. 
 
2년 정도 후에 저가(低價)의 경쟁상품들이 줄줄이 나왔다. 여기에 상품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게 평소 조 대표의 신념인 친환경 생활에 반해, 결국 접기로 결심했다. 
 
조 대표는 2014년부터 아이들과 함께 환경봉사단체 활동을 한다. 이 단체의 회장을 맡기도 한 그는 “창업 때부터 친환경을 실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왜 키즈 목욕용품은 없을까 = ‘엄마의 고민’은 또 다른 아이디어 상품 개발로 이어졌다. 성장기 아이들 피부에 좋은 목욕용품이었다. 당시 유아(베이비) 목욕용품은 있었지만, 키즈(어린이) 용품은 없었다.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성장기 아이들에게 안전하면서도 세정력이 강한 목욕용품을 찾게 됐습니다. 주변에서도 이런 니즈(요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상품이 없어서, 제가 만들게 됐죠.”
 
전문가 의견을 듣고 관련 업체 관계자들도 만났다. 유해 성분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세정력은 우수해야 했다. 성장기 어린이들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냄새도 잡아내야 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산양유로 만든 어린이 목욕용품들이다. 조 대표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점을 상품 개발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양보할 수 없는 디자인·품질 = 아임낫어베이비 제품들을 보면 눈길이 절로 간다. 첫 제품인 ‘뿌리는 미스트’ 그리고 어린이용 목욕용품들 모두 디자인이 훌륭하다. 디자인 개발에는 조 대표가 참여했다.
 
“저는 예뻐야 삽니다. ‘이건 많이 쓰지 않더라도 집에 꼭 놔두고 싶다’는 그런 제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해외 전시회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디자인’이다. 잠재 고객으로부터 ‘한국제품 같지 않다’는 질문을 받는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디자인 결정에도 육아 경험이 묻어났다. 조 대표가 아이들로부터 샤워 중에 셀 수 없이 많이 들은 질문이 ‘엄마, 샴푸가 어느 거야?’였던 것. 그래서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아임낫어베이비 목욕용품들은 블루(샴푸) 핑크(헤어 컨디셔너) 그린(바디와셔) 등 라벨 색상만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조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찾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육아 부담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퀄리티 상품만을 개발한다고 조 대표는 힘주어 강조했다. 첫 제품인 뿌리는 미스트 역시 품질을 낮췄다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용납하지 않았다.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는 소비자층이 충분히 존재할 것입니다.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계속 내놓을 것입니다. 제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는 없습니다. 퀄리티에 대해서는 절대로 협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임낫어베이비는 키즈 목욕용품으로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아세안 코스모프로프 박람회’에 참가한 아임낫어베이비 부스를 찾은 프랑스 참관객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조윤수 대표(왼쪽) [사진=아임낫어베이비]
●해외에서 ‘승부’ = 아임낫어베이비 상품은 최고의 품질로 여타 대중 제품과 비교해, 가격대가 1.5~2배가량 높다. 좁아지는 타깃층은 해외에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여성경제인협회의 수출 자문을 계기로 정부 수출지원사업을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수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몇 개 나라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해외 전시회에 나가, 우리 제품이 충분히 잠재력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동남아·라틴아메리카 등 지역별 특화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해외 판매에 확신을 갖게 된 조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시장별 규정과 라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독특하면서도 참신해 한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아임낫어베이비(I’m not a baby)’ 브랜드의 해외 등록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이미 등록을 마쳤고, 유럽·일본·베트남 등은 절차를 밟고 있다. 
 
목욕용품에서 뷰티테크로 사업 확대 계획도 밝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취미생활을 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조 대표는 “육아 과정에서 아이들 재능을 찾기 위해 부모가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때가 바로 초등학생 시기”라며 “다양한 취미를 접해보고 정부 지원 사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아임낫어베이비(I’m not a baby)’ 네이밍 동기 
 
조 대표는 세 아이의 유아기를 걸쳐 ‘난 아이가 아니야’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러던 중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해외 어린이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여기에 베이비용품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전용 목욕용품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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