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살자’ 그리고 ‘거짓 없는 회사’.
 
전자는 박종엽 서진인포텍 대표의 ‘좌우명’이고, 후자는 박 대표가 이끄는 서진인포텍이 지향하는 핵심이다. 
 
마이스 비즈니스에서 ‘정직’ ‘신뢰’가 어느 정도 중요할까. 마이스 등록시스템 전문기업인 서진인포텍을 이끄는 박종엽 대표는 두 단어의 실천으로 현재의 회사를 창업하게 됐고, 이후 빠르게 산업계에 안착했다. 
 
박 대표는 한 시간여 인터뷰 내내 ‘신뢰’를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진인포텍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직원에서 대표로 = 박 대표는 국내 대표 마이스 등록시스템업체인 I사 출신이다. 이 회사에서 2008년부터 9년 동안 대부분의 행사를 총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그런 그는 2016년 한차례 창업에 도전했다. 마이스업계에 기념품 수요가 많다는 데 착안, 기념품 유통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던 것.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박 대표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인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발발로 행사가 뚝 끊겼다. 박 대표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돈을 벌기 위해 퀵서비스도 했다”고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직장이었던 I사의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다. 회사 인수를 제안한 것. I사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한 박 대표에게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고사했다. 하지만 이후 마음을 바꿨다. 그곳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직장 후배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전에 함께 일했던 팀원들과 종종 통화를 했는데 이들 또한 일거리가 줄어서 회사를 떠나야 할 처지였습니다. 3개월 정도 고민하다가 다시 팀원들에게 전화해서 ‘잘 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박 대표는 2022년 1월 사업권과 장비 등을 인수해, 서진인포텍을 설립했다. 초반에는 순탄치 않았다. 개인 자금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곧 자금은 동이 났다. 금융권을 이용하려고 찾아갔지만 업력이 짧고 진행한 사업도 많지 않아서 쉽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 박 대표의 ‘신뢰’는 힘을 발휘한다.
 
●신뢰로 얻은 ‘대형 프로젝트’ = 창업 초반이어서 소소한 행사만을 하던 박 대표에게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규모 공원 입장관리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창업한 지 3개월여 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사업규모는 2억 원. 서진인포텍에는 상당히 큰 프로젝트였다. 기간이 매우 짧았지만, 박 대표는 사활을 걸고 준비했다. 
 
박 대표는 “20일 만에 프로그램 개발을 포함해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하는 급박한 일정이었다”며 “등록시스템 가동 직전 사흘간은 전 직원들이 밤을 새울 정도로 긴박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오픈에 맞춰 성공적으로 가동에 들어갔고, 무엇보다 에러 등 사고가 전혀 없었다.
 
회사는 올 3월 또 하나의 특별한 프로젝트를 맡았다. 태권도 국기 지정 5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태권도 유단자 및 수련생 1만2000여 명이 모여서 동시에 태극 1장 품새를 선보이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최다 단체시연 부문’ 세계 기네스 기록의 경신을 도전하는 자리였다. 프로젝트 역시 주최 측에서 박 대표에게 연락이 온 것. 행사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하고 게다가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자리여서 부담이 컸다. 
 
박 대표는 팀원들을 믿었다. 치밀한 회의를 통해 등록 구조를 세웠다. 행사 직전 현장 등록데스크에서 참석자의 등록을 받고,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펜스 안으로 입장 시 파악(카운팅)하는 방식이었다. 등록 시 개인 신상이 담긴 바코드 팔찌를 받고, 펜스 안으로 들어가는 8개의 관문을 통과할 때 카운팅된다.
 
“부담이 정말 컸습니다. 만에 하나 카운팅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세계적인 행사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었죠. 그동안의 경험을 볼 때, 통신 네트워킹에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완벽한 진행은 자신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중앙 무대에 놓여 있는 참가자 수를 표시하는 카운터는 3초에 한 번씩 숫자가 업데이트됐다. 그리고 1만2000명을 넘어, 최종 1만2263명을 찍었다.
 
박 대표는 “이날 행사에 두 자녀가 참석했는데 자녀들의 관장님과 친구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소개에 ‘대단한 아버지’라는 칭찬을 들었다”며 “그동안은 경험하지 못했던 큰 보람의 순간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 3월 태권도 한마음 축제 참가자 1만2263명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동시에 태극 1장 품새를 선보이는 기네스 기록 도전 행사가 열렸다. 서진인포텍이 행사의 등록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진=서진인포텍 제공]
●고객 신뢰의 비결은 = 마이스에서 중요한 것은 사고 대처 능력이다. 다양한 변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경쟁력은 평가된다. 등록시스템은 다르다. 한 번의 사고는 치명적이다. 박종엽 대표는 자신이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비결로 ‘무사고’ 그리고 ‘책임’을 꼽았다.
 
무사고는 역시 수많은 시뮬레이션의 결과다. 30분 동안 최대 5000명이 입장해야 한다면 더 높은 기준으로 30번 이상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시스템에 부하가 발생하는지를 반복 체크한다. 덕분에 지난해 창업 3개월여 만에 맡은 등록시스템이 아직까지 한 차례도 에러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올해 태권도 세계 기네스북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또 하나는 ‘잘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는 것이다. 즉, 책임질 수 없는 행사는 안 맡는다. 박 대표는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솔직한 것이 중요하다”며 “가끔 무리한 부탁을 하는 고객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죄송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라고 솔직히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욕도 좋지만 안 했던 것을 하다 보면 구멍(실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사고가 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서진인포텍 = 서진인포텍은 올 4월 고객관리시스템 ‘비스캣(Visitor Catch)’을 공개했다. 그동안은 잠재 고객사 등 참관객 정보를 스캐너로 인식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비스캣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박 대표가 오래전부터 참관사들의 제안을 듣고 고민하다가 개발했다. 
 
박 대표는 “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 확인은 물론, 메모 기능과 메일을 보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2명이었던 개발진을 현재 4명으로 늘렸다. 앞으로도 추가 채용한다. 해외 선진 시장도 수시로 체크한다. 1년에 2~3차례 세계적인 전시회를 찾아, 선진 마이스 등록시스템을 점검하며 배울 것을 찾는다. 
 
박 대표는 “등록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마이스 등록시스템 회사가 되겠다”며 “등록방법은 물론 통계분석을 연구해 마이스 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설립 : 2022년 1월
 
• 사명 의미 : ‘서진’(동에서 서로 진행 - 입장부터 퇴장까지 관람객에게 최고의 서비스 제공)
 
• 대표 진행 행사 : 태권도 한마음대축제 기네스북 도전, 베페 베이비페어,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등의 등록시스템
 
• 모토 : Go Together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정확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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