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중단 사태 치명적…매출 중 광고비중 90% 위기
구조조정·이자협상 모두 난망…신사업도 글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가 최근 광고 중단 사태로 파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X의 매출에서 광고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광고주와의 갈등에 오히려 기름을 끼얹는 머스크로 인한 리스크는 단기간에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최근 계속되는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X 광고 중단 사태와 관련해 "지난해 머스크가 440억 달러(약 57조 원)에 인수한 회사의 파산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들리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X는 지난해 10월 머스크에 인수된 이후 혐오 표현이 증가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음모 주장을 지지하는 글을 직접 올리면서 광고주 이탈이 본격화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을 찾아 하마스 섬멸을 지지하는 등 논란 진화에 나서는 듯했으나, 이틀 뒤 뉴욕타임스(NYT)의 공개 대담에서 광고주 이탈에 대해 거친 욕설로 비난하면서 문제를 더욱 키웠다.
이미 IBM과 애플, 월트디즈니, 월마트 등 거대 광고주들이 잇따라 X에서의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BBC는 이런 광고주 이탈 사태와 관련, 지난해 X 매출의 광고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존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트위터의 광고 매출은 약 40억 달러(약 5조2천억 원)지만, 올해는 약 19억 달러(약 2조5천억 원) 수준으로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케팅 컨설팅 기업 이비퀴티의 최고고객책임자 마크 게이는 "자금이 빠져나왔고 아무도 그곳에 재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 역시 NYT 대담 당시 "회사가 망한다면 광고 불매 운동 탓일 것"이라고 직접 파산 가능성을 거론했다.
매출 감소에 대응할 자구책도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이미 머스크는 지난해 X 인수 직후 전체 인력의 절반이 넘는 3천700명을 해고하는 유례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X 인수를 위해 빌린 대출금 130억 달러(약 16조9천억 원)를 갚음으로써 연간 12억 달러(약 1조6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머스크로선 X에 대한 추가 투자를 꺼릴 것이라고 BBC는 짚었다.
이자 지급과 관련해 은행과 협상을 추진할 수 있으나 이마저 실패할 경우 X의 파산이 현실이 될 수 있다.
확실한 해결책은 신사업 발굴로, X의 여러 시도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X는 최근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머스크가 직접 게임을 즐기는 장면을 온라인 생중계하기도 했다.
결제사업 매출은 올해 1천500만 달러(약 190억 원)에서 2028년 13억 달러(약 1조7천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X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사업 중 어떤 것도 당장의 광고 매출 결손을 채울 대안이 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머스크는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로 광고주와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그는 NYT 공개 대담 당시 X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를 겨냥해 "안녕, 밥. 청중석에 당신이 있다면 그게 내가 느끼는 기분"이라고 직격했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수석 분석가 재스민 엔버그는 "소셜 미디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X에 돈을 내는 광고주를 사감을 담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게 사업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AJL 어드버서리의 루 파스칼리스는 "나로선 말이 되는 시나리오가 하나도 없다"며 "아마 머스크의 머리에는 내가 모르는 수익 모델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