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024.01.01 07:50 조회 수 : 2594

필자가 중국을 처음 방문했던 90년대 중반, 중국과 전화에 대한 상식이 완전히 뒤집혔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거의 모두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당시 휴대폰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1∼2개월 월급을 모두 털어 넣는 경우도 보았다. 
 
흔히 중국은 집 전화 없이 바로 휴대폰으로 넘어온 사회로 이해된다. 한국에서 흔한 테이프로 재생하는 VTR을 건너뛰고 CD로 바로 넘어온 것과 유사하다. 
 
집 전화를 건너뛰고 휴대폰에서 시작했다는 중국의 전화 문화는 씀씀이가 달랐다. 전화가 언어적 소통이 아닌, 문자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주요 수단이라는 점이 한국과 완전히 달랐다. 젊은이라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 문자를 통해 의사전달은 물론 상당수의 업무를 소화하고 있었다. 깨알 같은 작은 글씨로 소통하는 그들을 보면서 신비함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하였다.
 
한국의 MZ세대도 휴대폰에 대한 확실한 문화가 있다. 특히 직장이건 집이건 휴대폰이 필수이고 손에서 멀어지는 순간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다양한 이모티콘이나 약어를 동원하여 세밀한 감성까지 전달한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야 할 대목이 있다. 회사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들은 글보다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음성을 통해 감정을 세밀하게 전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통화버튼을 눌러 의사를 전달해야 소통했다고 느낀다. 
또한 제때 전화를 받지 않는 것에 상당한 마이너스 점수를 매긴다. 제때 상급자의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근무에 태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면 벨이 3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한다는 에티켓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내용이 스티커 형태로 전화 예절이라는 포장지를 달고 책장을 점령한 적도 있다. 고객만족으로 다가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 그룹의 임원으로 승진한 지인은 전화나 카톡을 잘 받기로 유명하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신속하게 응대를 한다는 점이다. 통화를 시도할 때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신호가 1~2번 가면 곧바로 받는다. 부재중 전화로 상대에게 불친절(?)을 끼친 적이 거의 없다. 카톡을 보내면 곧바로 답이 돌아온다. 근무시간에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저녁에도 전화를 걸면 어김없이 곧바로 받는다. 
 
필자는 비서 업무를 담당하던 수년 전에 항상 손에 핸드폰을 쥐고 진통이 오면 곧바로 받는 습관을 일상화하였다. 샤워를 하거나 목욕을 위해 탕 속에 들어갈 때에도 비닐 포장(당시 휴대폰 방수기능이 약할 때임)을 해서 부재중 통화를 제로화하였다. CEO급인 상사들이 2번 전화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화 버튼에 부재중이라는 빨간 표시만 떠도 업무 수행도에 ‘빨간 줄’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화 잘 받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젊은 세대는 전화보다 문자를 선호한다는 사실도 새겨야 한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296 그린에너텍 kimswed 1249 2024.10.22
295 화장품 수출의 길 kimswed 1251 2024.10.22
294 돈 되는 에티컬 일본 kimswed 1255 2024.09.07
293 달러연말 1200원대 admin 2658 2024.08.23
292 한국형 펫드라이룸 kimswed 2716 2024.06.26
291 기회가 현실이 되는 멋스런 FP kimswed 2709 2024.06.05
290 “K-푸드 수출 부적합 사례들 kimswed 2709 2024.05.26
289 30년 CEO가 전하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708 2024.05.21
288 일본 편의점을 보면 한국 편의점의 미래가 보인다 kimswed 2703 2024.05.15
287 중국 진출 유망 소비재... 건강식품·음료·친환경 화장품 kimswed 2694 2024.05.08
286 현대인 최대의 병, 외로움 kimswed 2690 2024.04.30
285 내 재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kimswed 2671 2024.04.03
284 중국 과학기술 자립속도에 주목 kimswed 2665 2024.03.29
283 미래전람 | 서울펫쇼 kimswed 2671 2024.03.09
282 금주의 무역인 박창기 쓰리스타 대표 kimswed 2675 2024.03.04
281 MZ세대 붙잡기 kimswed 2674 2024.02.21
280 서유영 스타트라인엔터테인먼트 kimswed 2671 2024.02.20
279 한국 중고차 중앙아시아 거쳐 러시아에 kimswed 2668 2024.02.17
278 수출기업 대상 맞춤형 해외법령 정보 제공 kimswed 2637 2024.02.10
277 ‘슬기로운 직장생활’ 거절과 OK kimswed 2630 2024.02.03
276 심석화 심컴퍼니코리아 대표 kimswed 2658 2024.02.01
275 꺾이지 않는 마음과 원팀 정신 kimswed 2635 2024.01.29
274 차이나 포커스(34)] ‘징진지 kimswed 2628 2024.01.27
273 먹구름 짙어지는 중국 경제 kimswed 2639 2024.01.25
272 유지수 디엔아이씨 대표 kimswed 2634 2024.01.16
271 중국 직구 플랫폼 절대강자, 알리익스프레스 kimswed 2635 2024.01.12
270 캐나다 및 북미시장 진출할 때 kimswed 2604 2024.01.09
»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594 2024.01.01
268 중국 글로벌 이커머스(콰징) 플랫폼 kimswed 2592 2023.12.29
267 김 수출 1조원 금자탑 kimswed 2598 2023.12.22
266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583 2023.12.20
265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 kimswed 2591 2023.12.13
264 화장품 소재 시장을 흔들다 kimswed 2577 2023.12.12
263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kimswed 2571 2023.12.04
262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576 2023.11.26
261 뷰티, 취미, 헬스 순... 베트남이 최대 시장 kimswed 2566 2023.11.24
260 신간 / 사우디는 지금 kimswed 2542 2023.11.23
259 앱으로 마이스 내방객 정보 실시간 확인 실현 kimswed 2579 2023.11.22
258 태권도 선수에서 무역인 변신… 1000만 달러 수출 kimswed 2559 2023.11.21
257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2555 202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