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잡페어 기획이 창업으로… 구인구직 도우미
심석화 심컴퍼니코리아 대표는 국내 대형 잡페어(채용 및 취업 박람회) 행사의 개척자다. 우연한 기회에 2004년 잡페어 행사의 총괄PM을 맡아, 행사 기획 및 진행을 책임졌다. 맨땅에서 시작해 잡페어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그렸다. 당시 행사는 국내 잡페어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다.
심 대표는 잡페어의 순효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성공적인 마이스 행사가 그 산업 발전에 기여하듯이, 잡페어는 인재를 찾는 기업 그리고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예비 취업자의 미스매칭을 해소한다. 심 대표는 향후 포부에 대해 “사람을 돕는 일로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도움을 주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PD 꿈이 마이스인으로 = 대학 시절 우연한 기회에 방송제작사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한 심 대표는 PD의 업무를 보고 그 일을 동경했다. 시간이 곧 돈을 의미하는 방송제작에서 PD가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매력을 느낀 것. 심 대표는 “PD의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고 저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몇 차례 방송사를 두드린 심 대표는 어느 날부터 마이스에 관심을 가졌다. 방송사 PD처럼 마이스 프로젝트매니저(PM)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행사를 총괄하는 것에 주목했다. 실제로 총괄PM의 능력에 따라 전시회·컨퍼런스의 성패는 좌우된다.
그렇게 입사한 전시기획사에서 심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갔다. 방송PD를 준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시회의 전체 그림을 보고 실행하는 능력을 키웠다. 자연스럽게 영업부터 협찬사 유치, 홍보영상 제작, 대외 홍보, 현장 콘티 등 다양한 업무에서 인정을 받았다.
심 대표는 “2000년부터 5년간 훌륭한 선배들을 만난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행사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다”고 소개했다.
●디테일을 배우다 = 마이스 행사에서 총괄PM의 역할이 왜 중요할까. 심 대표는 사례로 소개했다.
2000년대 초반 IT전시회에서다. 국내 메이저 인터넷기업 A사를 어렵게 설득해 전시회 입점에 성공했는데, 예산 편성 실수로 인해 행사 개막 당일 전시장에 인터넷망을 설치하지 못했다.
다른 곳도 아닌 인터넷업체에 인터넷망이 깔리지 않았으니 A사는 전시회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더욱이 업체는 첫날 시연회를 위해 고객들을 대거 초청한 상황.
심 대표는 “예산 편성에 실패했고 거기에 중간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PM 역할을 강조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심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애견 행사에서 마이스 산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확인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애완견 희귀종을 전시하는 행사를 기획한 것. 당시 전문 강아지 브리더(사육사)를 전시회에 초청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심 대표는 “대부분 대형 브리더들은 산속에 있었다. 찾아가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50종의 다른 애완견들을 전시하는 50곳 브리더를 전시회에 처음 유치했다. 그리고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전시된 50종 가운데 대략 30~40종은 일반 ‘펫숍’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강아지 종들이었습니다. 다양한 종들을 볼 수 있다는 소문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전시장 입장을 위해 두 바퀴를 돌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당초 5만 명을 예상했는데 10만 명가량이 찾아왔습니다.”
심 대표는 “행사 기획만 잘하면 첫 론칭 행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행사가 애견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행사 포스터에 담겼던 비숑 프리제 강아지는 이후 국내에 많이 보급됐다”고 소개했다.
●물건도 없는 잡페어가 될까 = 심컴퍼니코리아를 탄생하게 만든 잡페어 개최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에서 전시행사를 공모했는데 심 대표가 잡페어를 제안한 것. 서울시가 일자리에 관심이 많다는 데에 착안했다.
잡페어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다. 기획을 총괄한 심 대표마저도 행사 성공에 확신이 없었다. 과연 전시품이 없는 전시회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마침 인터넷 채용포털사이트가 보편화된 시점이어서 심 대표는 ‘사전 면접시스템’을 개발했다. 예비취업자가 행사 전에 참여 기업에게 먼저 이력서를 보내면 기업 인사담당자가 전시장에서 면접을 볼지 여부를 정하는 시스템이다.
채용포털사이트를 오프라인 마이스 전시회에 결합한 아이디어였다. 심 대표는 이 시스템과 관련 “인터넷이 우리 삶 곳곳에 빠르게 보급되는 상황이었다”고 기획 배경을 소개했다.
●철저한 원칙주의로 고객 만족 높여 = 심 대표는 국내 첫 잡페어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취업포털사이트·공기관 등에서 잡페어 전문가로 근무했다. 당시 심 대표는 행사 취지인 채용률을 높이는데 비중을 높이 뒀다. 단순히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취업·채용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심 대표는 “몇 명이 잡페어에 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성 기업과 취업준비생을 유치하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만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 등 주최 측을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서울시와 사업을 한다면 서울시를 통해 구청, 주민센터, 도서관 등에 행사 포스터를 비치하도록 했다.
심 대표는 “주민센터에는 여전히 어른들이 많이 찾는다”며 “이들은 누구보다 자식 취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은 높은 취업 성사율로 이어졌고, 덕분에 심 대표는 1년에 많게는 10개의 잡페어 행사를 기획했다.
●창업… 새로운 시장 개척 = 2017년 심컴퍼니코리아를 창업한 심 대표는 잡페어와 함께 다양한 신사업을 펼쳤다. 대표적인 행사가 마이스 취업아카데미다. 마이스 분야 우수 인재가 부족하다는데 착안했다. 기업은 전문 인력을 원하는데 취업희망자는 전문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심 대표는 마이스업계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업계에서 찾는 인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는 “어느 기업에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고, 취업희망자는 원하는 직무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취업률이 70% 정도에 달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대형 이벤트인 ‘국군장병 취업박람회’를 진행했다.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열린 것으로 심 대표는 ‘채용 클리닉’으로 취업률을 높였다. 한 장병은 총 20회의 채용 클리닉을 통해 원하는 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심 대표는 전했다.
심컴퍼니코리아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잡페어에 ‘핑거맵 지문인적성검사’를 접목한다. 지문에 담긴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장단점을 분석해 진로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심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며 “개인의 적성과 취업분야 솔루션 개발로 매칭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설립 : 2017년 2월
• 사명 의미 : 심컴퍼니코리아=마음(心)이 통하는 회사
• 대표 행사 : 2023 국군장병 취업박람회, 스포츠산업 잡페어
• 모토 : 마음(心)과 마음(心)이 통하는 회사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좋은 인재가 영입돼야 마이스 산업이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