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회사에서 겪은 가장 골치 아픈 사건 중 하나는 직원 간 금전거래로 발생하는 분쟁이다. 자주 있지는 않았지만 발생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관련되어 관리자로서 곤욕을 치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개인 간 거래로 격하시켜 당사자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처리할 수 없다. 회사에서는 개인 간의 금전적인 거래라도 암암리에 직급의 높고 낮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며칠만 쓰고 돌려준다고 월급날에 전화하면 후배로서는 거절하기 힘들다. 특히 같은 부서에서 상하간일 때는 심각성이 더하다. 이런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회사 내 금전거래는 절대 금지한다는 원칙이 필수적이고 수시로 교육도 해야 한다.
동기 중에 개인적인 돈과 공금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남의 돈으로 돌려 막기 하다가 중도에 회사를 그만둔 사례가 있다. 그만큼 직원 간 금전거래는 당사자에게 치명상을 안겨준다. 한두 번 작은 거래가 큰 사건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최고의 지폐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100달러짜리다. 그것에는 1700년대 인물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들어가 있다. 그는 부에 대한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상식적인 수준의 철학은 물론 뛰어난 기지와 경구가 넘치는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Poor Richard's Almanac)’ 등은 많은 이들에게 애독되었으며, 공리주의(가치 판단의 기준을 효용과 행복의 증진에 둠) 사상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부가 늘어나면 걱정도 늘어난다면서 부자가 되고 싶으면 잘 버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자에 대한 정의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부자는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가난한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건강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다소 엉뚱하게 답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15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부를 모으는 기본 바탕이라고 말한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특히 돈을 남에게서 빌리는 것에는 신중해지라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빌려준 사람은 잘 기억하는 반면 돈을 빌린 사람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돈에 대한 철저한 약속 이행을 강조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적지 않게 들은 말 중에 친구나 형제와는 돈거래를 하지 말라고 말한다. 직장의 동료도 예외가 아니다. 본의 아니게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돈을 빌려 달라는 청을 받으면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거절해야 한다. 그 사람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돈을 빌려 돌려 막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 같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시간이 하루가 일주일로 늘어나고 제대로 전화도 받지 않는 상태로 발전한다.
돈을 두고 철저하지 못하면 모든 능력은 최하 수준으로 떨어진다. 최근에는 SNS가 발전하여 소문이 기존보다 7배나 빠르게 퍼진다고 말한다. 돈에 대한 부작용은 기존보다 7배나 더 크게 주위에 악영향을 확산시킨다고 생각한다. 쉽게 돈을 빌리고 벌 수 있는 수단이 많아 남의 것이라도 돈만 있으면 쉽게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을 억지로 늘리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근심을 늘리는 행위다. 적극적인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회사 내 동료의 돈이 들어가면 안 된다.
선진국이라는 용어가 각광받고 있다. 한자로 선진국(先進國)이 아니라 선진국(善進國)이어야 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경제적인 면에 몰두한 나머지 모두가 돈에 몰입해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한 선진국은 돈이 많은 것이 아니듯 개인도 착함을 통해 부를 쌓아야 한다.
많이 알려진 최부잣집 가훈이 생각난다. 일정 수준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고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주변 10리 이내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도 강조하였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를 고려한 폭넓은 시야가 강조되는 시기다. 개인도 직장인으로서 돈 벌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선(善)을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이 진짜 부자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최용민 | 전 WTC SEOUL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