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 Kim Co., Ltd.,사의 김태권 사장 "3전 4기 베트남 사업 도전기" 베트남을 따르고 섬기는 방식으로 베트남 식품시장에 자리 잡은 한국 김치 제조업자 |
김 태곤씨(53세), 그는 원래 실내 디자인을 직업으로 알고 건설 현장을 누비던 디자이너였고 한동안은 인터넷 관련 웹 사이트 제작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직업은 한국의 김치를 만들어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는 김치 공장 사장이다. 1994년 우연히 베트남에 관광차 들린 것이 베트남과의 길고 긴 인연의 시작인 줄 몰랐습니다. 딱히 뭐라고 이유를 들 수는 없지만 그냥 베트남이라는 곳에 대한 인상이 너무 깊게 각인되었어요. 여행을 다녀간 후 몇 개월 만에 한국을 정리하고 무작정 베트남으로 들어왔죠. 그때 하던 일이 실내 인테리어였는데 마침 베트남에서 처음 아파트를 짓는 한국의 대동주택 등의 일거리가 있어서 별 무리 없이 베트남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리고 그렁저렁 몇 년을 보냈는데 마침 IMF한파가 밀려오면서 저도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 후에도 광고업과 고급 커피숍 등을 거쳤는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결국 3번의 사업을 다 말아먹고 2002년 완전히 한국으로 철수를 했죠. 한국으로 돌아가 월급쟁이 생활을 하면서도 도무지 안정이 안돼서 마음 고생을 했습니다. 지겹게 고생하던 베트남 생활의 흔적이 저는 괴롭혔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게 오히려 그리움으로 변화됩니다. 거리에 가끔 보이는 베트남 처녀들과의 결혼안내 플랭카드만 봐도 반갑고 간혹 방송에서 베트남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마치 내 고향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신경이 고추서고… 일단 숙소를 정하고 뭣을 하겠다는 생각이 없이 그저 그렇게 그리던 베트남거리를 무작정 다니기만 하다가 어느 날, 뭔가에 끌렸는지 문뜩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6개월 동안 옥탑방에서 김치를 만들기 시작 했습니다. 그 동안 그저 남이 만들어 준 김치를 먹기만 하다가 50년 만에 처음 만들어 본 겁니다. 잘 될 리가 없죠. 그래도 인터넷과 한국에서 보낸 자료를 공부하며 김치 공부를 했죠. 김치가 이리도 다양하고 과학적인 식품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현지에서 한국의 김치에 쓰일 재료를 찾아내느라고 베트남 전역을 나다니고 시장 구석구석을 훑었습니다.
저도 그것이 의문입니다. 왜 김치였는지.., 그런데 김치를 일단 시작하고 나니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더욱 절실히 느낍니다. 제 스스로 100%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나니 더욱 김치라는 아이템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뭐가 먼저인지 모르지만 이런 기분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시너지 현상을 맛보며 사업을 키워왔습니다. 이렇게 바닥에서 하나하나 직접 부딪치며 사업의 틀을 잡아가니 그 전에 왜 제 사업들이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넘어졌는가 하는 이유를 알게 되겠더군요. 이미 머리 속에 좀 아는 게 있다고 베트남의 흐름을 무시했던 겁니다. 여기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거나 혹은 효용도가 떨어지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마치 선각자의 그것처럼 베트남에서 펼치려 했다는 게 결정적인 실수였나 봅니다. 우선적으로 이곳, 베트남의 정서와 법령을 따르는 순화된 사업을 해야 했는데 자신의 잘난 경험을 믿고 건너뛰고, 생략하고, 아전인수적인 해석으로 베트남의 흐름을 거슬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죠. 일단 베트남에 들어오면 자신의 사업의 고객층이 비록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사업상의 모든 행정관리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받는 것이니 베트남의 행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는 흔히 하는 말대로 우리끼린데 뭘 하면서 적당히들 넘어가죠. 바로 그런 부분이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만드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고객과의 공급 계약은 한국인의 관행처럼 우리끼리데 하면 두리뭉실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재료를 공급하는 베트남 재료상과는 그런 두리뭉실한 관행이 통하지 않거든요. 결국 된장을 찍어 먹어봐야 된장인줄 안다고 대가를 치루고 고생을 하게 됩니다. 베트남에서의 사업은 어떤 경우든지 베트남의 행정과 법령 그리고 베트남인과의 거래가 빠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인 고객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고 베트남의 행정과 법령 그리고 이들과 거래를 하기 위한 수단인 언어를 익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들에 관하여 배우기 시작하면 흔히 문제가 되곤 하는 베트남 인들에 대한 오만한 자세가 사라집니다. 배운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존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마음으로 경멸하면서 공부하고 익히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문제는 사업가의 양식입니다. 중국산 김치를 드럼통으로 들여와서 이곳에서 분리 포장하여 판매하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입에 들어가는 식품인데 철저한 위생 검증이 따라야 합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한국김치지만 제조장소가 베트남이기에 한국의 재료를 쓰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주부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자부심을 사용한다고 말합니다. :: 베트남에 대한 개인적 소감이랄까? 베트남을 알게 된 것이 저에게는 행운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이렇게 몇 번씩 실패했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지는 못했을 겁니다. 베트남이기에 가능한 기회를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곳입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아가고자 합니다. |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 중에 상업적인 활동을 벌여 이윤을 남기는 곳이다. 회사가 이윤을 남기지 못하게 되면 그 회사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에 사장은 회사 문을 닫고 종업원은 흩어져 다른 곳으로 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없이 많은 회사가 새로 문을 열고, 또 그 만큼의 회사가 문을 닫는다. 어떤 회사는 ‘시작은 미미하였느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글귀 그대로 창업 당시는 초라했는지 몰라도 후에 대기업을 넘어 계열사를 수도 없이 거느린 재벌 그룹이 되어 있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어떤 회사는 회사 설립 허가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문을 닫기도 한다. 회사는 어떤 곳인가? 사장이 있고 휘하의 종업원들이 사장의 명을 받들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체다. 직급으로 나뉘어진 위계질서에 대하여 절대로 거스릴 수 없는 무지막지한 계급사회라는 점에서는 회사가 군대 보다 더한 상명하복의 사회라는 점, 그러면서도 퇴직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반 친목회와도 비슷한 면도 있다. 군대는 싫어도 가야 하지만 회사는 싫으면 안가도 된다. 군대는 무능해도 밥은 먹여주지만 회사는 무능하면 가차 없이 모가지다. 군대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지냈어도 추억으로 남는 것이 있지만 회사는 아무리 영예롭고 화려한 경력을 쌓아도 이력서에나 적어 넣을 뿐 추억 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군대와 회사가 이렇게 비슷한 면이 있다 보니 가끔씩 사람들은 군대와 회사를 혼동하곤 한다. 회사 내에서 직급이 높으면 자신이 지시하는 것은 그 무엇이던 관철 되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거나 상태가 보다 더 안좋으면 ‘또라이’라고 여기곤 한다. ‘또라이’라는 말은 비속어로서 거의 미친 수준으로 사리판단에 어두운 사람을 말한다. 작년 이맘 때 쯤에 출판계에 ‘또라이 제로(0) 사회’라는 신간 서적이 발간되었는데 그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장들은 종업원 알기를 마치 제집 종이나 머슴 알듯 알아서 인격을 무시하는 언행과 처사를 수시로 일삼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 즉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행위 조차도 서슴지 않는 인간들 마저 더러 있다. 예전에 어느 베트남 동호회에서 회원 한 분이 하소연하기를, 사장이 아내와의 이혼을 강요하면서 까지 베트남 파견 근무에 헌신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정도면 또라이 수준은 이미 넘은 것이다. 이런 인간들은 뭐라고 표현이 안된다. 회사에서 사장 노릇하는 것을 옛날 봉건군주 시대에 왕 노릇하는 것과 구분을 못하는 심각한 정신적인 미숙아라고 밖에. 잘 되는 회사 치고 종업원들을 사장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새끼 마냥 옴짝달싹, 말 한 마디 뻥긋도 못하게 하는 회사는 없다. 사장이 전제군주 처럼 군림하는 회사는 그야 말로 왕국 처럼 거대해진 대기업형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한창 몸집을 불려 나가고 매출을 늘려 나가야 할 처지에 있는 고만 고만 회사가 종업원들을 타자기나 복사기 같은 사무기기 처럼 만들고 나서 무슨 발전을 기대하겠는가? 그래놓고서 업무회의 시간에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안나온다고 사원들 닥달하는 것 외에 할 줄 아는게 없다면 그 회사에는 미래도 없고 근무하는 사원들 역시 다른 마음을 품게 된다. 회사는 아니지만 유럽의 지중해를 내해內海라고 부를 만큼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던 고대의 로마 제국과, 그로부터 7세기 정도가 지난 12세기에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몽골 제국과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로 치면 창업주라고 할 수 있는 정복사업을 벌였던 영웅들이 휘하의 장수들을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기가 막히게 기용하여 활용했고, 한 번 일을 맡기면 결과에 상관 없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것도 있다. 고대의 로마제국은 1200년이 넘는 세월을 제국으로서 명맥을 유지했고, 몽골 제국은 채 100여년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게 할당된 지면이 한정되어 있므로 기업적인 안목에서 고대 로마제국과 중세 몽골제국에 대한 고찰하고 싶은 사람은 ‘시오노 나나미’가 지은 15권짜리 ‘로마인 이야기’와 ‘김종래’가 지은 ‘CEO 징기스칸’을 일독할 것을 권한다. 처음 읽는 사람은 아마도 무릎을 쳐가며 읽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책이야 어쨌거나, 사람을 부림으로써 일을 만들어가고, 그러므로써 이윤을 창출해내가는 회사이다 보니, 그런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이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사장이 또라이면 종업원들이 괴롭다. 누구던 괴로운 상황은 벗어나고 싶어한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갈린다. 사장에게던 종업원에게던 결코 좋은 일이 못된다. 만일 자신이 코딱지 만한 회사라도 운영하는 사장이라면, 자기 밑으로 부리는 종업원이 한 둘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자신이 종업원들에게서, 또는 타기업체 협력사로부터 혹시 ‘또라이’ 소리를 듣지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세상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수십억명도 넘는다. 21세기 초엽인 현재, 전세계 인구는 대략 65억에서 70억명 가량 된다고 하니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아마도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만 잡아도 한 30억은 될 것이다. 왜? 결혼해서 애 낳고 살려다 보면 열심히 안하고는 처자식 굶겨죽이기 십상인 곳이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곳이니까. 또,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도 정말 많다. 인구를 지능지수가 높은 순으로 분포율을 따져 본다면 머리가 그냥 저냥 그런데로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 IQ 120 정도와 그 이상을 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전체 인구의 5%가량 된다고 한다. 그럼 전세계 인구에서 IQ 120이 넘는 사람들의 숫자는 대략 3~4억명쯤 된다. 그 중에서 회사를 차려 사장이 된 사람은 몇이나 될 것 같은가? 이는 국가별로 정확한 통계자료가 있어야 확인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장이란 자리가 결코 뭔가를 열심히 했다고 획득되는 지위도 아니고, 또 머리가 무지하게 좋아야만 창안해 낼 수 있는 직책도 아니란 것이다. 왕후장상에 씨가 따로 없듯이 사장 자리도 씨가 따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행운이라는 외적인 요소도 많이 작용해 주었기 때문에 사장이란 자리에도 앉아 있는 것이고, 지금 사장이라고 해서 낼 모레, 1년후, 10년 후에도 계속 사장 자리에 앉아있으리란 보장도 없다는 이야기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조금만 더 겸손해지고 조금만 더 종업원을 위해주시면 사람들의 세상살이가 약간은 더 좋아질 듯한데, 전혀 그러지 못하다는게 영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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