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이번 호에는 골프카페를 들린 어느 독자가 직접 쓰신 글을 올립니다. 글을 보내신 분이 익명을 원해서 실명을 밝히지 못합니다. 바로 여러분과 같은 일반 독자가 쓰신 글입니다. 좀 다른 목소리의 대화도 들어 보도록 하시죠. 오늘 카페지기는 휴가입니다. |
왜 한국사람은 골프를 잘 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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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는 골퍼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들이 많이 사용된다. 처음에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다가도 이런 용어에 익숙해지면 골프가 점점 더 재미있어 진다. 물론 남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필드에 익숙해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용어들과 은어들을 정리해 본다. 아우디 파= 4개 홀에서 연속으로 파 세이브 했을 때 부르는 말이다. 보통 골프장에서는 파를 했을 때 스코어 카드에 ‘0’이라는 숫자로 표시하는데 동그라미 4개가 연결된 아우디자동차의 로고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사이클 버디= 파3, 파4, 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했을 때 사용한다. 순서는 관계없고 세 가지 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경우 ‘사이클 버디’라고 한다. 야구의 사이클 안타와 같은 개념이다. 정식 야구용어로 하자면 ‘사이클링 버디’다. 제주도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는 사이클 버디를 할 경우 고급 승용차를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만큼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일파만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보통 첫 홀에서 플레이어 중 한 사람이라도 파 세이브를 하면 다른 동반자 모두 ‘파’로 기록해주는 경기보조원들의 선심성 이벤트 겸 멘트다. 비슷한 표현으로 ‘천파만파’도 있다. CEO=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필드에서 만큼은 최악의 표현이다. 그린에 떨어진 볼이 핀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씨(C)∼, 이(E)것도 온(O)이냐”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OECD= 플레이어끼리 일정 금액을 걷고 이후 매 홀에서 승자가 일정금의 상금을 받는다. ‘OECD’는 본인이 냈던 돈의 본전이 되면 마치 ‘경제협력 기구’처럼 개도국의 원조에 나서게 된다. 정한 룰에 따라 벙커, 해저드, 트리플 보기, 스리퍼트, OB등에 빠지거나 기록할 경우 딴 돈의 일부를 다시 벌금으로 내는 스킨스 게임의 일종이다. 처음부터 기세를 올린다고 좋아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 홀에서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베트남에서는 이것이 변형되어 먹자마자 OECD에 가입시키고 칠거지악이라고 하여 7가지 벌금 종류가 있으며 벙커에서 2번치거나 물에 2번 빠지거나 4퍼트를 하면 한번 벌금으로 끝나지 않고 자본금 한도 내에서 모두 토해내야 한다. 그러나 자본금 이상 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게 분쟁하지 않는 이점이 있다. OECD 조폭= OECD와 같이 진행하지만 버디를 하는 골퍼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17번 홀까지 한 명의 골퍼가 상금을 독식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돈을 딴 사람은 보기를 하고 돈을 잃고 있던 다른 골퍼가 버디를 하면 그 골퍼의 돈을 모조리 뺏어 올 수 있는 게임이다. 골프도 인생도 한방이면 역전이다. 도중에 버디를 하면 돈을 많이 딴 사람의 것을 몰수하고 마지막에는 전체를 몰수한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런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돈을 먹을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을 가지게 하는 면에서 그리고 돈을 한사람에게 몰아서 비용을 물게 하는 면에서 조폭게임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골프들이 많다. USA= 그린에서 가장 먼 거리에서 첫 퍼트를 했는데도 턱없이 짧아, 두 번째 퍼트도 다른 동반자들 보다 먼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렇게 얘기한다. ‘U(You) still away’에서 따온 말이다. 그 외 택시, MBC 등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은어들도 있다. 이 정도 은어야 사용해도 서로 웃자고 하는 일이지만 실제로 골프장에서 쌍스러운 욕을 해대는 골퍼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어진다. 그런 골퍼들을 보면 입에다가 골프공을 잔뜩 박아 넣고 싶어진다. 골프가 신사의 운동이라고 하는데 비신사적 언어와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골프장에서 강력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 어글리 코리언 때문에 한국인들 전체를 입장불가하게 하는 골프장도 있다고 하니 골프장에서는 항상 예의를 갖추어야 하겠다. 세계 각국의 골퍼들이 골프장에 출입한다. 개인의 형편없는 모습이 한국의 모습을 일그러지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퍼팅할 때 홀을 훨씬 지나가게 길게 치면 “장모님이 좋아 하겠네”라고 한다. 길게 쳤으니 밤에도 자기 딸을 즐겁게 해 줄 것이라는 은어이다. 홀에 못 미치게 치면 공무원 퍼팅이라고 한다. 소신이 없게 친다는 것이다. 퍼팅의 기본은 “Never up Never in"이라는 중요한 격언이 있다. 좌우간 홀에 다다르지 못하면 절대 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진리다. 그러니 퍼팅할 때는 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일단 홀을 만지거나 지나가게 해야 한다. 홀을 핥아서 공이 들어가지 않고 나오는 경우는 ‘음부희롱 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드라이버 장타자는 별로 겁낼 필요가 없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나?” 라는 말이 이때에 해당된다. 그러나 장타이면서 매번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리는 골퍼와는 절대 큰 내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사람은 프로보다 더 무서운 골퍼다. 이런 골퍼들은 거의 매일 필드와 연습장을 드나드는 황야의 무법자 같은 골퍼들이다. 그러나 보통 장타자들은 그린 근처까지 잘 쳐놓고는 Second Shot을 퍼덕인다. “학교 옆에 산다고 공부 잘하나?” 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된다. 골프장의 홀의 직경은 108mm 이다. 센티로는 10.8cm가 된다. 이 구멍에 넣기 위해 108번뇌를 겪게 되고 십팔(10.8)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골프는 공을 십팔 개의 홀에 넣어야 끝이 난다. 그래서 영어를 쓰기를 꺼려하는 북한에서는 골프를 “십팔 구멍에 공알 넣기”라고 한다는 농담도 있다. 이런 점에서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을 살펴보자. 골프와 섹스는 홀에 집어넣는 것이 목표이고 승패는 힘보다 섬세한 테크닉에서 좌우된다. 들어갈 때 나는 소리가 플레이어를 짜릿하게 하며 주위는 부드러운 잔디로 둘러싸여 있다. 잘 안되면 기술부족을 반성하기보다 연장을 탓하며,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부드럽고 유연한 스윙의 정확도가 비거리를 보상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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