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시장 함정에 주의하라

kimswed 2019.08.06 06:14 조회 수 : 11463

교수님, 저희 회사는 3년 전부터 대리상을 통해 중국 영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상하이 중국 경소상이 연락 와서 자기한테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화동지역 총판을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요?” 

 

의료기기를 중국에 수출‧유통하는 중소기업 대표님이 필자한테 질문한 내용이다. 사실 이 질문은 필자가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중소벤처지원센터장 시절부터 많이 들어온 것이다. 그 만큼 중국 유통시장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특히 지역별로 다른 유통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기업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 시장은 방대해서 중소기업이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내수유통 판매망을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통시장 진입형태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 해당제품을 중간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중국 소비자에게 파는 ‘직판’, ‘직영’ 형태가 있고, 중국의 중간 유통업자(distributor)를 통해 간접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가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중국의 유통시장 진입형태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 해당제품을 중간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중국 소비자에게 파는 ‘직판’, ‘직영’ 형태가 있고, 중국의 중간 유통업자(distributor)를 통해 간접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가 있다.


첫 번째, 직접 판매하는 직판‧직영의 경우 중국에서는 ‘직소(直销)’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패션, 화장품, 가전제품 등 소비재를 판매하는 대기업의 경우 중국유통 시장진입 시 대부분 직소 형태로 진출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이랜드의 패션브랜드 백화점 내 매장 진입형태가 대부분 직소형태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인건비 및 임대료 상승, 사드 등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직소 형태의 매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전국 130여 개에 이르는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 직소 유통매장들이 중국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중간재이든 소비재이든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대부분 중간 유통상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 중간 유통상을 통한 중국 유통시장 진입은 크게 ‘대리상(代理商, Agent)’, ‘경소상(经销商, Vendor)’으로 구분된다. 대리상과 경소상은 실제 중국 유통시장에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대리상과 경소상의 개념과 실제 중국 유통구조에서 어떻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대리상과 경소상의 차이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대리상은 일종의 ‘위탁판매자’로서 한국 제조상(공급상)과 계약된 판매대금의 일부를 커미션 형태로 돈을 버는 유통상이다. 따라서 반드시 독립적인 조직이나 경영방식이 있을 필요는 없고, 상품의 소유권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계약 조건에 따라 총대리상과의 계약 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제조상(공급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리위탁 판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국 제조상(공급상)과 수직적인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중국 대리상의 경우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누어진다. 중국시장 전체 혹은 특정지역을 책임지는 총대리상, 제조상의 제품만 대리 판매하는 독점대리상(sole Agent)과 비슷한 타사 제품군을 함께 대리위탁 판매할 수 있는 일반대리상으로 구분될 수 있다. 반적으로 대기업 제품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경우 대부분 독점대리 혹은 일반대리점 형태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대리상의 경우 중국에서 ‘대소상(代销商)’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표> 중국 대리상 형태와 특징비교

 

 

대리상 형태

소유권

이전

가능여부

수수료

(커미션)

판매조건

제약

타사제품

취급여부

비고

총대리상

O

O

O

O

지역제한

(중국

대도시)

독점 대리상

X

O

O

X

지역제한

(중국

중소도시)

일반 대리상

X

O

O

O

대소상

(代销商)

 

한편, 중국 대리상 선정 및 관리 시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중국 대리상의 규모, 판매능력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문 신용평가기관을 통해 중국 대리상의 회사 등기사항 여부, 자본금 규모, 기업소유 지배구조, 유사제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는지 등에 대한 다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둘째, 중국 대리상의 판매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시장개척 초기에는 지명도도 낮고 판매량이 적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중국 대리상들이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점 판매대상 제품이 아닐 경우 현지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단기간에 거래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또한 우리제품 말고 유사한 타사제품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에 대한 조사도 필수이다. 

 

셋째, 대리상의 모럴헤저드(moral hazard) 현상에 주의해야 한다. 고의로 결제기간을 장기화하거나 미수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한국의 좋은 제품을 대리판매하면서 수익성이 확보되면 더 큰 수익창출을 위해 얼마 되지 않아 한국 제조상(공급상) 몰래 중국 대리상이 모방제품을 만들거나 조달하여 한국제품을 위해 개척한 기존 판매망을 통해 모조품을 판매하는 모럴헤저드 현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유사제품 제조 또는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대리상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넷째, 중국 대리상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국 대리상은 지역 규모에 따라 총 대리상, 지역대리상, 1급 대리상, 2급 대리상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제품에 따라 특정 브랜드 대리상을 두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에 따른 형태별 대리상을 어떻게 구축 관리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한국 제조상들은 중국 총대리상과 1급 대리상 정도에만 신경을 쓰고 2급 대리상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급, 3급 대리상으로 넘어가면서 제품관리 및 A/S가 문제가 되어 악성댓글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전체 기업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1급 대리상 이하 대리상은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분소(分销, 지역대리)’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과거 중국 지방 대리상의 경우 상품, 대금을 챙겨 도주하거나, 파손, 도난 등을 핑계로 대리위탁 제품을 무단 유출하거나, 고객과 공모하여 상품을 빼돌리는 사례들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혹은 지방에 분공사를 설립하여 현지 대리상에 대한 영업‧유통관리도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분공사 관련해서는 지난 21회 칼럼을 참고하면 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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