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속에 감춰진 비밀
 
성경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아침에 농장 주인이 밖에 나가서 일할 품꾼을 찾아 데리고 온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인력시장에서 구인에 성공한 것이다. 
 
그 주인은 점심때가 가까울 무렵 다시 길가로 나가 구직을 못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중에서 인부를 또 구한다. 오후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심지어 해가 저물기 시작한 오후 5시쯤에도 인력시장에 들러 구직을 못한 사람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같은 날 일을 했지만 근무시간이 다른 인부들의 일당은 어떻게 될까? 
 
근무시간이 다르니 금액이 달랐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은 빗나간다. 성경에는 해당 일에 1시간을 일했든, 8시간을 일했든 동일한 품삯을 지급했다고 나온다. 
 
당연히 일을 많이 한 사람이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더 많은 시간 일했는데 왜 같은 금액을 주냐고. 
 
대답은 명쾌하다. “당신을 채용할 때 약속한 금액을 모두 지급했는데 제3자의 일당을 보고 문제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실제로 거의 모든 근로 현장에서 임금에 대한 불만이 항상 존재한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임금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근로자가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에게 받는 보수. 급료, 봉급, 수당, 상여금 따위이며 현물 급여도 포함한다’로 되어 있다. 
 
현실은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를 받느냐가 더 중요하다. 거의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자기가 일한 만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행히 절대 금액에는 큰 불만이 없다. 내가 이미 알고 들어왔고 근로계약서를 통해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앞의 에피소드에서처럼 내가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일을 더 많이 했는데(성과를 더 많이 낸 경우도 포함) 내 임금이 동료와 같거나 정반대로 낮다는 것이 문제다.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인 ‘배고픈 것은 참지만 배 아픈 것은 못참는다(不患贫而患不均)’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월급을 일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한 일에 대한 대가는 월급의 절반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하고, 같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같이 일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니 속이 편해진다. 
 
월급을 한 일에 대한 결과물로만 국한하면, 슬퍼지고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생각을 바꾸니 회사 생활이 훨씬 편해지고 스트레스도 급하강했다.
 
회사가 잘 맞지 않아 전직하고 싶다는 사람이 의외로 무척이나 많다. 그들에게 전해야 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회사에 만족해서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회사 생활이 매일 기쁘고 출근이 행복하다면 월급의 절반은 토해내야 한다. 앞의 논리대로 일한 값은 월급의 절반이니.
 
따라서 월급에 대한 정의를 바꿀 필요가 있다. 월급의 절반은 듣기 싫은 말을 들은 대가이고 나머지는 일을 한 것에 대한 값이다. 당사자의 정신건강과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사고의 대전환이다. 
 
만약 스트레스가 없는 회사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만 일하고 싶다면 월급 절반을 반납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창업에 나서 사장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회사의 오너가 되어도 스트레스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이 쌓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주위에 내 마음에 탐탁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내 월급의 절반을 주는 사람이라는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나에 대한 월급은 나 혼자 일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해 받는 것이다. 그래서 월급을 주는 동료에게 감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에게도 먼저 다가가야 한다.
 
민영채·W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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