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조직·예산, 재외동포 숫자에 맞게 편성을
732만 재외동포 대변하고 현안 해결할 적임자가 초대청장 돼야
[한국무역신문=김보근 기자] 3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서명 이후 재외동포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 예산, 업무범위는 물론 초대청장이 누가 될 것인가도 큰 관심사다. 특히 재외동포들의 눈과 귀는 온통 오는 6월 외교부 산하에 설립될 재외동포청에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재외동포 조직 가운데 하나인 세계한인네트워크의 김영근 대표는 “재외동포청만큼은 재외동포 사회를 잘 아는 전문가들 중에서 청장이 임명되어야 하고, 조직과 예산도 재외동포 숫자에 맞게 편성해야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여 년 동안 출범하는 정권마다 재외동포청의 설립을 공약사항으로 내세웠지만 매번 정치적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뚝심으로 마침내 역사적인 정부조직법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여의도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 재외동포청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재외동포청은 말 그대로 732만 명의 재외동포를 대변하고, 또 그들이 직면한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봉사하는 정부 조직이 돼야 합니다. 따라서 이에 걸 맞는 조직, 권한, 예산 확충 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 구체적인 조직, 권한, 예산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먼저 조직과 권한은 동포 사회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것을 재외동포들과 함께 실행하는 공동주체로서 조속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합니다. 재외동포청을 공식 출범하는 과정에서 재외동포들의 의견을 충분히 확인한다면 성공적인 출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예산 또한 중요한 데요. 732만 재외동포 가운데 한국국적을 소지한 재외국민은 269만 명입니다. 정부 조직이 없다보니 지금까지 동포재단 예산은 연간 약 63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재외동포수는 경상북도 인구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경상북도의 연간 예산이 11조 원에 이르고 복지 예산만도 2조 원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에 답이 있습니다. 신설되는 재외동포청 예산은 경상북도 인구에 걸맞게 배정돼야 할 것입니다.
- 재외동포청장에는 어떤 사람이 적합하다고 보시나요?
지금 재외동포사회에서 초대 청장 인선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력의 소유자가 인선되느냐에 따라 재외동포들의 뜻을 한 데 모으느냐 아니면 갈등만 더 키우느냐를 결정할 것입니다.
재외동포 사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합니다. 따라서 재외동포들을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른 표가 아닌, 대한민국의 소중한 국민으로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동포청장을 맡아야 합니다. 실제 재외동포 사회를 잘 아는 경험 있는 전문가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또 재외동포들의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는 활동 경험과 행정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 재외동포청의 정책 방향도 중요할 텐 데요?
재외동포청은 미래 지향적 조직으로 탄생해야 합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재외동포청’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면 주된 내용으로 재외동포 관련 행정과 민원의 편의성 및 효율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여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 산재해 있는 재외동포들이 각자의 거주국에서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안정된 삶을 영유해 나갈 수 있으려면 정부의 많은 정책 개발과 적극적 지원이 요구됩니다.
현지의 재외동포 정치인 양성과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를 통한 유대 강화 등 건강한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를 만들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차세대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합니다. 120년 역사의 재외동포사회에서 차세대 재외동포는 732만 동포사회 미래의 전부라고 말해도 과하지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 동포사회의 주축을 담당해야 할 차세대 재외동포들에 대한 민족 정체성, 교육, 문화 등 건강한 한인사회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그리고 거주국 사회의 주류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지원을 실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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