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융합서비스경영학과장 겸 컨벤션전시이벤트전공 주임교수’ ‘한국비즈니스이벤트컨벤션학회장’ ‘한국협단체전문가협회(KSAE) 부회장’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장’
윤은주 교수의 직함들이다. 일찍 마이스 분야에 뛰어들어 이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은 결과다.
1996년 대학을 졸업한 윤 교수는 한림대 국제학대학원(현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개원을 이끈 서승진 교수의 제안으로 마이스 분야에 눈을 떴다. 우리나라가 고도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전시·컨벤션·국제회의 등 마이스 분야가 급성장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인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 1990년대 말부터 마이스 분야에 뛰어들어 = 윤 교수는 준비하던 MBA를 포기하고 이 분야 전문대학인 미국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학 하스피탈리티 매니지먼트(Hospitality Management)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2년 후 한국으로 돌아온 윤 교수는 서승진 교수를 도우며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미국에서 배우고 체감한 것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마이스 산업의 장단점을 연구했다.
윤 교수는 1990년대 말 한국 마이스 산업 현실에 대해 “행사기획업체들의 운영서비스는 경쟁력이 충분했다. 다만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식 파티문화가 익숙해야 하는데 우리는 태생적으로 그 분야가 약했다”고 평가했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문제점을 찾았다. 대학 교육이 너무 고차원적인 이론 위주로 편향돼 있던 것. 윤 교수는 “미국에서는 ‘굳이 대학에서 이런 것까지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기초부터 교육한다”며 “이것이 졸업 후 현장에 나갔을 때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마이스 분야에만 25년째 몸담고 있다. 그동안 수행한 마이스 프로젝트가 약 100건에 달한다. 매년 4건 안팎을 한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 코로나 발발 후 업계 돕기 위해 ‘웨비나’ 기획 = 그런 윤 교수가 가장 역작으로 추진한 사업이 유튜브 웨비나 ‘한림 마이스 디스커버리’이다. 코로나 발발 직후인 2000년 5월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웨비나를 시작한 이유는 철저히 마이스 산업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당시 코로나로 행사들이 모두 중단되면서 업계가 힘들어지자, 이들을 돕기 위해 기획한 것이었다. 2020년 봄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업계가 웨비나와 같은 비대면 행사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자는 취지를 담았다.
“2020년 5월 모든 전시장이 폐쇄됐습니다. 전시회 개막 전날 행사가 취소되기도 하고 심지어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가 개막 하루 만에 폐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이스 업체들이 낙담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떠오른 것이 ‘웨비나’였습니다.”
웨비나는 철저히 ‘재능기부’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제회의 기획업체, 전시 기획업체, 컨벤션 센터, 컨벤션 뷰로 등 4개 카테고리별로 한 번씩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업계의 좋은 반응에 멈출 수가 없었다. 특히 네트워크가 약해 정보에 취약한 지방 마이스 업계에는 큰 도움이 됐다.
웨비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진화했다. 처음에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고충과 애로점을 토로하는 자리였다. 이후 코로나 시대 마이스 성공전략이 공유됐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행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와 성공 및 실패 사례가 논의됐다. 주 1회 빈도로 개최하는데, 그것도 어느새 146회차에 이르렀다.
“강연자들 모두 훌륭한 인사이트를 줬습니다. 비대면 상황에서 ‘어떻게 기획했고’ ‘어떻게 진행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등 경험과 노하우가 공유됐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관심이 높아진 디지털전환·메타버스 행사 사례가 업계에 큰 반향이 됐습니다.”
연사는 마이스 업계로 그치지 않았다. 메타버스 환경 구현 등 유관 분야 전문가들이 출연했다. 이들 업체는 웨비나 진행 후 마이스 업체와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등 시너지도 나타났다.
● MZ세대·ICT업계 등으로 확대해 업계에 해법 제시 = 업계의 골칫거리인 인력난에 대한 해법도 모색됐다. 마이스 분야 대학 연합동아리인 ‘SOM(Students of Mice)’ 멤버들을 초청해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 마이스 산업의 현실과 한계에 대해 논의했다.
윤 교수는 “업계에서 젊은 인력 유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며 “대학생들이 왜 마이스기업에 취업하려 하지 않는지, 마이스 업체에 바라는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지난 2년여 웨비나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카이빙이 됐다. 코로나 발발 첫해인 2020년에는 주로 ‘고충을 토로하고 해법을 고민했다’면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마이스사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과 경험’이 공유됐다. 2022년에는 ‘메타버스 등 마이스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지난해 11월에는 업계의 제안으로 웨비나의 오프라인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그동안 웨비나에 출연한 연사들을 초청해 ‘제1회 글로벌 마이스 디스커버리’ 행사를 개최한 것. 윤 교수는 “업계가 행사를 만들어줘 감사했다”며 “아무리 비대면 시대라도 마이스 사업은 대면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면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 ‘비즈니스이벤트 레거시’로 지역경제 활성화 앞장설 것 = 비즈니스이벤트컨벤션학회장으로 ‘비즈니스이벤트 레거시(Legacy)’를 안착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비즈니스이벤트는 미국과 유럽 등 서양에서는 마이스 대신 사용되는 단어다.
레거시는 일종의 비즈니스이벤트 후방산업으로 행사를 통해 그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일례로 과거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던 세계적인 모바일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바르셀로나(스페인) 도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바르셀로나에서 고정적으로 개최되며 지역에 많은 산업적 파급효과를 본 사례가 있다. 윤 교수는 이를 위해 올해 11월 처음 학회 차원의 정책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지자체별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대부분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며 “지자체 비즈니스이벤트의 한계와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해법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부회장을 맡은 한국협단체전문가협회(KSAE·Korea Society of Association Executives)는 마이스 업계가 아닌 전시 주최자의 모임이다. 주최사가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의견을 개진해야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미국에는 유사한 미국전시주체자단체(ASAE)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교수는 “전시 성공에는 전시 기획사가 아닌 주최사의 의지가 중요하다. 주최사가 주도적으로 전시를 만드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정부 마이스 행사 입찰시스템 ‘문제 많아’ = 업계 발전을 위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심각한 청년 인력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세대들은 그들이 선배들로부터 배워 자질을 키우길 원하는데 우리 업계는 과도한 업무로 인해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특유의 정부 입찰시스템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윤 교수는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적은 예산을 배정하는가 하면, 매년 동일 사업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전에 사업을 맡았던 업체의 노하우나 전문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관행이 신생업체의 지속적인 탄생으로 이어지고 이는 업계 간 과열 경쟁의 악순환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 웨비나 : 한림마이스디스커버리(유튜브) 주 1회 송출
• 웨비나 주요 프로그램 : 성공사례분석, 스타트업 소개, 신규사업소개
• 웨비나 모토 : 집단지성을 통한 마이스산업 리딩
•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신규 비즈니스모델 수립을 통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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