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슈발리에장(Ordre National du Mérite, insignes de Chevalier).’
1963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제정한 프랑스 국가 공로 훈장이다. 비프랑스인으로서 이 상을 받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것은 없다. 마이스업계 종사자로서는 더 그렇다. 이 영광스러운 훈장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이 바로 김선의 프로모살롱코리아 대표다. 프로모살롱코리아는 프랑스국제전시협회(프로모살롱)의 한국사무소다.
김 대표는 1988년부터 마이스 분야 한 우물만 팠다. 프랑스 대사관에 입사해 우리 기업의 프랑스 국제전시회 참가를 통한 글로벌 진출 지원에 힘을 쏟았다.
수출이 많지 않던 당시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가능성을 봤고, 그것이 계기가 돼 수출기업이 늘었다. 그 영향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프랑스 국제전시회를 찾았다. 이는 양국간 교류 확대로 이어졌다. 김 대표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국가간 교류기여’를 인정받아 프랑스 슈발리에장 훈장을 받는 계기가 됐다.
●10월 ‘비넥스포’ 유치 지원 = 김선의 대표는 국제전시회 유치를 통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관심이 크다. 오는 10월 40년 역사의 세계 최대 규모 와인박람회인 ‘비넥스포’를 한국에 유치한 것도 사례다. 그동안은 아시아 허브로 불리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만 열렸다.
김선의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와인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을 적극 알려, 행사 주최사를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국제행사의 한국 유치를 위해 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는 복합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명성인 프랑스 ‘국제복합소재전시회(JEC) 아시아’를 국내에 유치했다. 이전까지는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김선의 대표는 “복합소재는 자동차·항공우주 그리고 특수자전거·요트 등에 사용된다”며 “아시아의 허브라는 이유로 싱가포르에서 열렸지만 복합소재의 활용 분야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맞아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해 한국 개최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당시 서울시, 복합소재산업을 육성해온 전라북도 그리고 관련 단체 및 대기업들과 전시회 유치를 위한 비공식 모임을 구성하는 열의를 보였다.
세계적인 전시회를 국내에 유치해 개최하면 그 효과가 상당하다. 세계적인 공급기업과 수요기업(바이어)이 한국을 찾는다. 관련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한국의 높아진 경쟁력을 전시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된다.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는 ‘비넥스포 미팅 코리아’에도 프랑스·미국·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와인 강국들 60개사 참여한다.
김 대표는 1988년 주한프랑스대사관 상무관실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35년간 이 분야에서만 일해 왔다. 덕분에 국제행사를 여럿 유치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프로모살롱 50개 해외 사무소 가운데 프랑스 전시행사를 자국에 유치한 곳은 한국과 알제리 딱 두 곳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우리 기업 해외 진출 위한 ‘가교 역할’ = 프로모살롱코리아는 주한프랑스대사관 내부 조직으로 존재하다가 1997년 독립했다.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30대였던 김 대표는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젊음으로 즐겨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흔쾌히 수락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프로모살롱코리아는 프랑스 전시회에 나가고자 하는 우리 기업과 프랑스 전시주최사와의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우리나라 국가 위상이 높아진 만큼 프로모살롱코리아의 역량도 커졌다. 김 대표가 프랑스대사관에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1980년대 말에는 4~5개 행사만을 챙겼지만, 지금은 그 수가 20개에 달한다.
물론 독립 후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일은 계속 늘었고 무엇보다 우리 기업과 프랑스 기업들의 업무 스타일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중간에서 양측을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국제행사는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행사 목전에야 움직여 전시 부스 확보 등 어려움이 컸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혁신상’ 통한 기업 마케팅 지원 = 그럼에도 김 대표는 우리 기업을 돕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전시회 혁신상 수상’ 제안이다.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전시회에는 혁신상 제도가 있다. 이 상을 받으면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점을 기업들에 알렸다.
“한국 기업이 사실 국제전시회에 나가면 눈에 띄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참가에 의의를 둘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기업들에게 혁신상 신청을 제안합니다. 수상을 하게 되면 해당 전시회는 물론 다른 국제전시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프로모살롱코리아는 우리 기업들이 혁신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전시회 혁신상 심사위원을 초청, 수상 노하우를 공유한다. 김 대표는 “혁신상 카테고리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준비하면 수상 가능성이 큰지에 대해 안내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프랑스 전시회에서는 ‘혁신의 DNA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주최사는 기본적으로 행사를 통해 그 분야의 비전을 제시하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설명을 빌면 와인 전시회 경우 앞으로 와인 시장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한 한국 등 지역별 트렌드도 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프랑스 전시회에 가게 되면 부스 참가나 행사 참관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 참여한다면 많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렌드 반영하는 프랑스 전시회 활용을 = 1967년 설립된 프랑스 프로모살롱의 탄탄한 네트워크와 철저한 마케팅 전략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프로모살롱은 한국을 포함 전 세계 50개 지사를 보유한다. 무엇보다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쉬지 않고 연구하다”며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빅바이어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해외 빅바이어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우수한 바이어들이 지속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변신해야 행사가 발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시 마케팅회사인 프로모살롱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프로모살롱측에서 기후변화·ESG 등 세계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해 자체 보고서를 내고 해외 지사들에게 공유한다”며 “우리도 이 자료를 통해 시장 변화 트렌드를 읽고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 설립 : 1997년 7월7일
• 사명 의미 : 프로모(홍보)+살롱(전시)+코리아
• 대표 행사 : 비넥스포 미팅 코리아(올 10월 개최), 프랑스 국제복합소재전시회(JEC WORLD)·JEC KOREA, 프랑스 식품전시회(SIAL), 프랑스 포장전시회(ALL4PACK)
• 모토 : Be creative - 사업에 혁신하자
• 마이스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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