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업씨는 한국의 전통요리를 베트남에 알리는 민간 문화 사절이다. 평소 봉사하는 마음을 즐기고 나눔을 즐기는 송씨는 베트남 초기 시절부터 집으로 베트남 사람들을 초대하여 한국요리를 가리키고 음식을 나누며 지냈다고 한다. 요리수업 대상층은 주로 한국에 시집갈 베트남의 예비신부들이거나 한류와 더불어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다수의 베트남 젊은이들이었다.
이후 작년 10월부터 송씨는 1군 ACEF 호찌민한국문화원의 오덕원장이 운영하는 문화 프로그램에 합류하여 매주 일요일 호찌민문화원에서 요리강습을 열게 되었다. 요즘도 매주 일요일 낮 12시경, 1군 47번지 윙끄찐(Nguyen Cu Trinh)의 문화원에 가면 음식을 함께 만들고 다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정겨운 과정을 볼 수 있다. 대상층은 대체로 젊은 대학생층이어서 음식 만드는 과정부터 완성된 음식까지 기념사진 찍기에도 열을 올린다.
그녀는 요즘 요리책 출간을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요리강습을 하며 꼭 필요하다고 느낀 점들을 깨알처럼 적어둔 글들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으로 엮어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함께 수록하여 양국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독자 편리성에 커다란 장점이 있다. 내용은 가장 기본적인 한국의 가정식 차림에서 특별식, 궁중요리 등을 요리 100선에 맞추었다. 그 밖의 떡과 후식까지 합하면 약 2백여 페이지 분량이라고 하며, 요리책 출간은 오는 5월 10일 경이 될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호찌민 8군에서 살 때의 이야기다. 우기가 되면 한 달에 두어 번씩 거리에 물이 차는 마을에서 베트남 사람 3명과 함께 살 때였었다. 냉장고에 물을 넣어두면 그들은 마시고나서 채울 줄을 몰랐다. 얘길 해도 듣지 않았고 이와 유사한 일들로 난감했던 적이 많았다. 그러던 중 문득 깨달았다. 그들을 바꾸려고만 생각지 말고 이해하려 노력하자고 마음먹었다. 이후 그런 이질감으로부터 불편한 감정들은 사라졌다. 고 한다.
발상의 전환이 주는 마음의 평화였다. 그녀는 덧붙여서 “요즘은 젊은 친구들과 요리라는 문화를 통해 친교 하는 일이 즐겁다. 맛난 음식들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일이 베트남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행복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라고 전했다. 또한 그녀의 배경엔 그림자처럼 숨은 일꾼이 있다. 바로 남편인 문종남씨다. 요리강습은 늘 준비가 어렵고 뒷정리도 큰일이다. 보통의 다른 강습은 몸만 가면 되지만 요리는 도구에서 재료준비까지 할 일이 여간 많은 게 아니다. 부군이신 문종남선생은 그 모든 뒷일을 묵묵히 함께 수행해온 든든한 마음의 후원자다. 때문에 송씨의 요리강습엔 부부가 더불어 봉사하는 화목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사의 소임 즉, 자기의 역할이 있다고 한다. 바로 그 일을 찾아 행할 때 마치 세상의 이치가 들어맞듯 돋보이게 된다. 그녀는 이 곳 베트남의 삶에서 인생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았고, 또한 봉사하는 일도 즐기며 살아간다. 봉사란 물질이든 마음이든 가진 것을 나누어 주며 남을 위하는 일이지만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엔 오히려 삶의 풍요와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어 행복해 보인다. / 이산 기자
(요리책 문의 ☎ 093 800 4112 / 3848-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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