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5일 개최된 호찌민 시 국제 유도선수권 대회에서 대회 사상 최초로 강적 한국과 중국을 물리치고 베트남 대표팀을 종합 2위 (금메달 5개)에 올려놓은 김성만 (35세) 베트남 유도 국가대표팀 해드 코치야 말로 동남아를 메친 ‘명품유도’의 카리스마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1등공신이다. 이번 호에는 시합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지금 이 시간에도 대표팀 선수들과 비지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김성만 코치를 만나 인생을 화끈하게 사는 엎어치기 한 판 비법을 전수받아보자.
지난 주 오전 10시경 슈퍼볼 근처 카페에서 만난 김성만 헤드 코치, 천하장사 이만기 앞에서도 전혀 꿇리지 않을 듯한 떡대에 중량급 간판스타답게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카리스마가 제법 고수 분위기가 난다. 게다가 안광이 부리부리, 요사이 문신 새기고 건들거리며 걷는 삼류 양아치 아저씨들은 눈 한 번 제대로 마주치기 힘든 정통파다. 게다가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는 태도가 ‘예의에서 시작해 예의에서 끝난다’는 유도정신이 몸에 완전히 밴 듯하다
>>> 먼저 유도에 대해 한마디 …“노자의<도덕경>에는‘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자가 말한 ‘진정한 강함’과 일맥상통하는 유능제강 (柔能制剛)을 기본 정신으로 하는 스포츠가 바로 유도죠. 즉 유도는 “유능재강의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와 싸워야 하는 스포츠”로 상대의 강한 힘을 역이용해 부드럽게 빈틈을 공약해야 하는 무술입니다. 하지만 유도는 신체를 고루 발달시키는 전신운동이기는 하나 모든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닙니다. 그만큼 전문성을 필요로 하며 끊임없는 집념과 투지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죠. 수많은 종목 중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아 그만큼 힘들고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유도는 상대의 강한 힘을 역이용해 부드럽게 넘기는 기술을 기본으로 합니다.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하되 상대를 부드럽게 제압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유도의 매력이죠.“
>>> 베트남 헤드코치로 부임하게 된 동기를 듣고 싶군요.“평소 친분이 있는 김대용(60) 인천시유도회 제10대 회장(현 베트남 유도협회 부회장 겸임)의 추천으로 지난 2008년 초에 부임했습니다. 97년도에 이곳에 선수로 방문한 이후 10년만에 감독으로 베트남 땅을 다시 밟았으니 이곳과는 인연이 깊은 셈이죠.” >>> 김대용 감독 하면 베트남 유도계 대부로 통하는데 그분에 대한 소개를 좀 부탁합니다. 김 회장은 1972년부터 4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대회에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후 1981년 인하대학교 유도부가 창단하면서 초대감독으로 21년 동안 유도부를 이끌었으며 1983년부터 2년 동안 국가대표 코치를 맡으며 1984년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영주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죠. 현재 베트남 국제유도협회 부회장직도 겸하고 있는 김 감독님은 매년 한 번씩 베트남 선수들을 한국에 초청, 연수기회를 주는 등 베트남 유도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 이곳에 처음 부임했을 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지요.“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선수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일부로 져주곤 했는데 그가 발단이 되어 신임코치가 실력이 형편없단 소문이 삽시간에 돌아버렸죠. 이후 빈증, 밴째, 껑터 등 남부전역에서 제 실력을 확인해 본다며 고수들이 찾아왔는데 바로 이때를 노려 ‘요놈들 맛좀 봐라’ 하며 엎어치기, 허벅지 후리기,메치기, 꺽기 조르기 등 갖가지 유도 기술로 이들을 요리해나갔습니다. 이후 태도가 돌변, 지금은 예의가 깍듯해졌죠.
>>> 올해 한국을 제치고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2위를 했는데 이에 대한 소감과 베트남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입니까. 솔직히 우리가 강해졌다기 보다는 올해 한국에서 기량이 다소 떨어지는 B급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기 때문에 순위가 올라간 것 뿐입니다 하하. 하지만 최근 수년간 베트남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이 놀라볼 정도로 많이 향상된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 97년 선수로 참가했을 때는 베트남 선수들이 체격도 외소하고 기술도 형편없어 한국의 중학생 선수들과 붙어도 게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져 14세 주니어 아이들도 14세 110kg에 육박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데다 기술도 많이 발전했죠. 물론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끈기가 없고 빨리 지치는 단점이 있지만 의욕 하나만큼은 대단해 조만간 비약적 발전이 예상됩니다.
>>> 요사이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 치중하는지… 아침에는 3군 판딩풍 체육관에서 6 - 7시 30분까지 러닝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저녁 (6;30-8;30)에는 푸토 스테디엄 실내 체육관에서 기술연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요사이는 유도가 변형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안쓰면 금방 뒤처지고 맙니다. 그러므로 개인적으로도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변형기술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이미지 트레닝을 통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우선 올 12월에 개최되는 동남아 최대규모의 Sea Game에서 금메달을 따는게 목표입니다. 현재 동남아 유도는 태국이 강세인데 특히 이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게 관건이죠. 둘째로 이곳에 머무는 동안 유도 홍보에 주력하여 태권도 이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현재 붕따우, 벤째, 다낭 등에 한국유도선수 출신들이 꽤 되는데 이들과 연계해 선수 육성과 발굴에 힘을 쏟겠습니다. 그 외 한국인으로 구성된 유도 동호회를 하나 만들어 서로 기술도 교류하고 우호도 다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Tel;095 714 1102)
>>> 마지막으로 교민들께 한 마디 해주시죠 . 시합에 임하기 전 선수들에게 제가 늘 하던 말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즉 시합에 임해서는 필사즉생(必死則生), 즉 죽기를 각오로 싸워야 하며, 평소 수련할 때에는 유능재강(柔能制剛), 즉 부드러움이 능히 강함을 제압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듯 각자의 인생도 강약을 잘 조절하여 지혜롭게 살아가야하지 않을까요.
김성만 헤드코치 이력 : : 1975년생 (35세), 공인 유도 5단, 부산체고· 인하대 졸, 대한 한국유도 연맹전 1위, 전 유도 국가대표, 전 인천 백석고 유도코치 □ Tel : 095 714 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