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의 VAT 번호 사용 거절로 수입통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A사는 프랑스로 수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DDP 조건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Fiscal Representation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벨기에에서 하역 후 프랑스에 있는 고객사까지는 육로로 운송한다. 벨기에에서 현지 수입통관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수입자는 자신의 VAT 번호를 사용하는 것을 거절하고 있다.
가격(인도)조건이 DDP인 경우에는 수출자가 수입국의 통관과 관세 등 제비용을 부담하지만 납세의무자는 수입자로 신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입자 명의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유럽에 지사가 없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자의 주장은 DDP 조건이기 때문에 공급업체인 당사가 현지 수입자가 되어야 하며 수입 신고도 당사의 VAT 번호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사의 VAT번호로 수입통관은 진행하되 제반 비용 및 책임은 모두 당사가 지겠다고 설명했는데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다른 고객사는 위와 동일한 조건에서도 동의서에 서명해주어 수입통관 및 배송에 문제가 없었는데 유독 이 고객사만 VAT 번호 사용을 완강하게 거절하고 있어 큰 고민이다.
위 고객사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과 끝까지 고객사에서 거절을 한다면 다른 방법으로 현지 수입통관을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한국무역협회 Trade SOS에 문의했다.
A사에서 제시한대로 DDP 조건의 경우에도 수입통관과 관세 등 제비용을 수출자가 부담하지만 납세의무자, 수입자 등은 당연히 수입자 명의로 해야 한다. 즉 수입자는 당연히 A사와 수입계약을 체결한 수입자이지 수출자인 A사가 수입자를 겸할 수는 없다.
EU국가 업체들은 수입자가 벨기에 이외의 국가 소재업체인 경우에는 벨기에 항구에서 하역해 수입통관 후 육상운송으로 자국으로 수입하는 Fiscal Representation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해당 수입자의 VAT번호를 통해 벨기에 항구 수입 통관 이후 배송이 가능하며, 이때 필요한 정보들로는 해당국 수입자의 VAT번호, 제품의 HS코드,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수화인이 서명한 진술서(Statement) 등이 있다.
진술서는 해당 수화인이 벨기에 VAT번호를 소지한 지사나 계열사가 없으며, 도착국에서 해당국의 규율에 따른 VAT 신고의무를 인지하고 CMR Note(Road Consignment Note, 도로화물탁송장)를 물류회사나 통관대행사에 전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말한다.
보세운송 후 해당국에서 통관 시, 수입자는 관세와 부가세를 즉시 납부해야 하지만 Fiscal Representation으로 수입통관 후 배송하게 되면, 해당국에서의 VAT 납부시점이 환급시점까지 연기가 되기 때문에 VAT 납부 면제의 효과를 볼 수 있어 많이 이용되고 있다.
DDP 조건으로 수출입할 경우 수입통관과 세금의 납부는 수출자가 부담하지만 납세의무자는 수입자이므로 그렇게 해야 하며 추후 관세, 부가세 등의 환급대상도 수입자가 될 수 있어 수입자에게 불리할 것이 없음을 설명하고 다른 수입업체의 사례를 잘 설명해 바이어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설득을 바이어가 거부할 때에는 KOTRA의 해외공동물류지원 사업을 이용할 수 있다. KOTRA의 해외공동물류지원 사업은 국내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진출확대 지원을 목적으로 KOTRA 해외무역관이 현지의 전문 물류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현지에서 통관, 창고 입출고, 보관, 배송 등 물류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EU지역에서는 런던, 부다페스트, 브뤼셀,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프라하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DDP 수출조건에서는 수출자가 수입통관을 하도록 수입자가 도와줘야 하는데, 이 사례에서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DDP에서는 수입통관을 수출자가 이행하나 수입자의 명의로 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거절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경우에는 KOTRA의 해외공동물류지원 사업을 이용함으로써 해결 할 수 있다.
EU 지역에 DDP조건, Fiscal Representation 제도를 이용한 수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수출하는 경우에도 해외시장 선점, 납기단축, FTA 협정 발효 후 수입통관 등을 위해 BWT(Bonded Warehouse Transaction, 보세창고도) 방식으로 수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입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B/L 발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경우에도 이제는 KOTRA의 해외공동물류지원 사업을 이용해 많은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승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