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회사인 B사는 도급인 A(물류회사)와 ‘독일에서 한국까지 프레스 기계 1대를 운송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기계의 운송을 완료한 상황이다. 그 기계의 운송계약은 원래 A사와 화주인 C사 사이에 체결된 계약인데, A사가 다른 일정으로 한국행 운송부분을 이행할 수 없어 B사가 A사 대신에 운송을 하였다.
그런데 A사는 당초 운송이 시작되기 전에 지급하였어야 할 운임에 대하여 차일피일 미루다가 B사의 운송이 완료된 지금, 자금부족을 이유로 B사에게 운임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B사는 C사에게 인도하여야 할 기계에 대하여 유치권(상법 제120조)을 행사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 상황은 B사에게 억울해 보인다. 하지만 C사는 A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였으며, B사는 A사가 이 운송을 위하여 자신의 지휘, 감독 하에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A사와 B사는 C사를 위한 이 운송계약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민법 제756조).
C사는 B사를 알지 못하며 B사의 위험은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일이다. B사가 A사와 체결한 계약으로 발생한 위험을 C사에게 묻는 일은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는 일이다.
B사는 운송주선인의 운임 등에 대한 유치권 조항(상법 제120조)을 근거로 C사의 기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며 인도를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유치권의 부당한 행사로 오히려 C사에게 손해배상을 해 줄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B사의 경우 계약의 상대방은 A사이며 자신의 권리행사 및 의무이행의 상대방은 역시 A사이다.
이 사건의 경우 B사는 C사에 대한 자신의 인도의무를 다한 이후, A사에게 권리행사를 위하여 소송을 하든, 협상을 하든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클레임의 주체는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한 자이고 상대방은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자이다. 이 경우 B사의 권리를 침해한 자는 A사이고 A사와 B사 사이의 내부적인 법률관계로 인하여 C사가 운임을 다시 지급한다는 결론은 논리적이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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