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바이어 찾았다면 믿을만한지 확인하라
지난 호에서 수출할 아이템을 선정한 후, 이 아이템을 수출할 유망시장과 잠재바이어를 발굴하는 방법을 소개드렸다.
그런데 국내거래도 그렇지만 특히 해외거래에서는 잠재 바이어를 발견했다고 바로 거래를 시작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설령 바이어는 양호하더라도 수입국이 위험국이면 쿠데타 발생, 환거래 제한 등 예상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이번 회는 수입자 신용조사에 대해 설명 드린다.
국내에서 해외 바이어를 조사할 수 있는 기관으로는 해외무역관을 보유한 KOTRA, 각 국별로 전문 신용조사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그리고 세계 1위의 신용조사기관으로 방대한 자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D&B(한국네트워크 : 나이스 D&B) 등이 있다.
●KOTRA 바이어 실태조사 = KOTRA의 ‘해외시장조사 서비스’ 항목 중에 ‘바이어 실태조사’를 신청하면 KOTRA는 신청기업이 기 접촉 중인 해외 수입업체(공장 등)를 대리 방문하여 존재 여부, 기업 규모 등 요청사항을 확인해준다.
KOTRA의 바이어 조사는 재무자료 위주로 신용조사를 하는 무보와 나이스 D&B와 달리 수입자의 실체적 측면을 조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KOTRA ‘바이어 실태조사’의 서비스 비용은 45만 원(부가세 별도)으로 초보 수출기업이 자비로 이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부·지방자치단체·한국무역협회의 수출바우처 등을 연계해 활용하면 좋다.
●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 = 국내에서 초보 수출기업이 바이어 신용조사를 할 때 가장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선택지가 무보의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무엇보다 비용이 무척 저렴하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무보의 자체 양식으로 작성한 국문신용조사 요약보고서는 3만3000원(부가세 포함)에 불과하다. 여기에 해외신용조사기관의 원보고서가 첨부된 Full Report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4만9500원(부가세 포함)이다. 초보 수출기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Full Report를 구매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참고로 무보가 신용조사 업무를 하면서 드는 원가는 이보다는 훨씬 더 많이 든다. 무보는 수출지원 차원에서 신용조사 사업에서의 구조적인 손실을 감내해오고 있다.
무보의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는 가격 자체도 저렴하지만 여러 가지 지원혜택을 감안하면 중소중견기업에게는 거의 비용이 안 드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무보 신용조사 서비스나 무역보험(단체보험 제외)을 처음 이용하거나 최근 3년간 이용 경험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수입자 신용조사가 3건까지는 무료(1년간)다.
유관기관의 수출바우처 사업에서도 신용조사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외에 무역협회, 수출유관기관,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도 보험료(신용조사비) 지원 예산으로 신용조사비를 지원해주고 있으니 무보 홈페이지의 보험료 지원 안내(https://www.ksure.or.kr/rh-kr/bbs/i-671/list.do)를 보고 보험료 지원 사업 신청을 해서 신용조사비와 무역보험료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잠재 바이어를 발굴한 경우에는 ‘KSURE해외신용정보센터’(https://www.ksure.or.kr:8443/research/)를 방문해서 수입자 불량여부를 확인한 후 화면 우측의 ‘K-SURE 사이버 영업점’에서 수입자 신용조사를 신청하면 된다.
신용조사를 의뢰하거나 거래를 추진하기 전에 반드시 ‘KSURE해외신용정보센터’에서 수입자 불량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해당 잠재 바이어가 국내 다른 수출자와 거래하면서 무역보험 사고를 일으켰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역보험 사고를 일으킨 바이어는 불량인 R등급으로 묶이게 된다. 무보에 이미 불량으로 묶인 바이어가 아니라면 세부적인 신용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KSURE해외신용정보센터’의 우측에 있는 ‘K-SURE 사이버 영업점’에서 신용조사를 신청하면 된다.
신용조사 기간은 무보의 데이터베이스에 유효한 최근 신용정보가 있는 거래처라면 신청 즉시, 신규 바이어거나 기존 바이어 신용정보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에는 신청일로부터 2~3주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이를 감안해서 수출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늦지 않게 신용조사를 신청해야 한다.
무보에서 수입자 신용조사가 아닌 국외기업 신용조사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 서비스의 조사대상이 수입자에 한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수출거래가 신용장방식인 경우에는 신용장 개설은행의 신용정보 역시 사전에 입수해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금융기관을 엄격히 관리하는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겠지만 중남미, 아프리카, 일부 아시아 등에 소재한 개설은행은 신용도가 신뢰할만한 수준이 안 될 수도 있으니 개설은행 신용도 역시 무보의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를 통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미국의 은행 신용도도 천차만별이니 미국에서 개설된 신용장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해외 근무할 때 국정원 파견 직원이 주재국의 기업 정보 수집에 애로를 겪고 있어서 무보의 수입자 신용조사 보고서를 전달해 준 경험이 있다. 다소 오버해서 표현하지면 국정원도 입수하기 어려운 국외기업 신용정보를 무보 신용조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얻을 수 있다.
무보의 바이어 신용등급은 신용도에 따라 A, B, C, D, E, F, G의 7등급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무역보험 사고나 영업중지 등으로 인한 불량이나, 수입자 소재지 파악 불가(조사 불가)인 경우에는 R등급이 부여된다. A, B등급은 우수, C는 양호, D는 보통, F는 미흡, G는 적자 지속이나 재무자료 미비 등으로 매우 미흡으로 판정된 바이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무역보험 가입이 가능한 등급은 A ~ F등급이고, 인수제한 등급인 G등급은 일부 한정적인 경우에 보험 가입이 가능할 수도 있다. R등급은 당연히 무역보험 가입이 안 되나, 소재 파악이 안 되는 조사 불가 R등급인데도 최근 결제실적이 있다면 바이어 실체는 있는 것으로 보아 소액 범위 내에서 한정적으로 보험 가입이 가능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바이어 신용도가 G등급 또는 R등급인 경우에는 거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나이스(Nice) D&B = 세계적인 신용조사기관인 D&B(Dun&Bradstreet)가 국내 나이스 그룹과 합작한 신용정보기업이다. D&B는 민간 신용조사기관 중에서는 제일 규모(전 세계 4억 개 기업 정보 보유)가 크고, 네트워크(전 세계 200여 개국의 기업 정보 보유)도 잘 갖추어져 있다.
D&B의 장점은 전 세계 방대한 기업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에 기존 등록 기업의 경우에는 빠르게 기업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비용은 무보보다는 비싸다. Nice D&B의 영문보고서는 지역에 따라 건당 30만~40만 원(부가세 별도) 수준으로 적지 않으니 무역협회 등에서 제공하는 수출바우처 사업과 연계해서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문보고서를 원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15만 원(부가세 별도)을 부담해야 한다.
나이스 D&B의 장점은 신용조사 기간이 7~12일 정도로 무보보다는 다소 짧다는 점이다. 다소 급하게 바이어 신용정보가 필요할 때 활용하기에 좋다.
Nice D&B 신용조사는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https://www.nicednb.com/sv/service01.do
그럼, 바이어는 우수한데 수입국이 불안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호에서 알아보자.
오주현
한국무역보험공사 전문위원
happyoj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