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프로젝트 수주시 무역보험공사 등에서 금융 조달 필수
우리 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한 튀르키예의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NLNG 프로젝트(대우건설 참여)에 무역보험공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을 지원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무보가 차주에게 직접 금융을 제공한 것은 아니다. 국내외 은행이 PF 대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무보에서 보험증권을 제공한 것이다.
플랜트 등의 중장기 수출거래에서 비상위험(수입국 국가위험 등) 또는 신용위험(수입자 부도 등)으로 차주(Project Company, 시행사)가 원리금 상환을 못 해서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을 보상하는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으로 PF 대출을 커버한 것이다. 그러니 보험계약자는 대출은행이 된다.
●공급자신용 및 무보 중장기수출보험(공급자신용)
중장기 수출거래는 신용공여의 주체에 따라 공급자신용과 구매자신용으로 분류된다.
공급자신용(Supplier’s Credit)은 수출자가 결제 기간 2년 초과의 중장기 연불(Deferred Payment) 조건으로 산업설비 등을 수출하는 거래를 말한다.
연불(외상)로 수출하기에 공급자(수출자)가 구매자(수입자)에게 연불기간 동안 신용을 공여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서 공급자신용이라고 한다.
중장기 공급자 신용거래에서 수출대금 미회수위험을 담보하는 무보의 상품이 중장기수출보험(공급자신용)이다.
외상거래 위험을 커버하는 단기수출보험(선적 후)과 유사한 상품 구조로, 결제기간이 2년을 초과한다는 점 때문에 상품명이 다르다.
결제기간이 2년 이내인 경우에는 단기수출보험(선적 후)으로 담보한다. 수출자는 중장기수출보험(공급자신용) 증권과 수출채권을 담보로 거래은행에서 금융을 일으켜서 유동성을 앞당겨 확보할 수도 있다.
최근 중장기수출거래에서 공급자신용은 드문 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장기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구매자(수입자)가 직접 차입해서 수출자에게 기성고(旣成高)에 맞추어 조기 결제하는 구매자신용 구조가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중장기수출보험(공급자신용) 구조도>
●구매자신용 및 무보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
자본재상품 등 중장기수출과 관련하여 국내외 금융기관이 수입자 앞 결제기간 2년을 초과하는 연불금융을 제공하는 경우를 구매자신용(Buyer’s Credit)이라고 한다.
구매자(수입자, 시행사)는 연불금융을 사용해서 수출자(시공사)앞 수출대금을 기성 단계별로 지급한다. 이후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현금흐름(cash flow)으로 중장기 연불금융을 상환한다.
구매자가 연불 조건으로 금융을 차입해서 수출자에게 즉시 수출자금을 결제하기 때문에 구매자신용이라고 부른다.
최근의 중장기수출거래는 대부분 구매자신용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장기 구매자신용에서 금융기관의 대출원리금 회수불능위험을 담보하는 무보의 상품이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이다.
중장기수출거래를 커버하는 무역보험공사의 상품은 거의 대부분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이다.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 구조도>
● 플랜트 수출과 무보의 역할
이상으로 플랜트 수출금융의 유형과 이를 촉진하는 무보의 중장기수출보험을 소개드렸다. 플랜트 등 중장기 수출거래와 관련한 무보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① 프로젝트의 대규모 자금 조달 촉진
최근에는 플랜트, 인프라, 방산 등 중장기 프로젝트의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해서 사업주가 자기자본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외부 차입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그리고 대규모 프로젝트의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자금 조달은 무, 수은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 Export Credit Agency)과 상업금융기관이 함께 해야만 가능한 구조이다.
② 우리나라 플랜트 수출 촉진
무보 등 공적수출신용기관은 자국의 이익이 있는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지원한다. 우리 기업이 플랜트 수출거래를 수주하는 조건으로 금융을 제공하기에 무보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은 우리 기업이 플랜트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촉진제가 된다. 실제로 튀르키예의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 일본을 물리치는 데는 한국 공적수출신용기관의 역할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③ 중소기업 수출 지원 기반 확대
우리 기업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이는 그 기업만의 수출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을 따라 하청으로 참여하거나 해외프로젝트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혜택을 보게 된다. 무보의 수지 구조는 중장기거래에서 발생한 보험료 수입으로 단기거래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느라 발생한 손실을 메우는 구조이다. 따라서 중장기 프로젝트를 많이 지원할수록 단기거래에서, 특히 수출신용보증에서 중소기업을 더 많이, 더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해외사업 금융 지원하는 무보 해외사업금융보험
과거에는 우리 기업이 해외프로젝트에 시공사로 참여하고 공사가 끝나면 빠지는 형태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기업이 시공사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지분투자도 해서 사업주로도 참여하는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튀르키예 차나칼레 현수교가 그런 형태이다. 우리 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지분도 50%나 확보했다.
이 경우에는 시공사로서 수출대금을 회수하고, 동시에 완공되고 나면 사업주로서 사업이익을 배당금으로도 챙길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무보는 시공사의 수출계약을 보고 중장기수출보험(구매자신용)으로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할 수도 있고, 사업주의 지분투자를 보고 사업자금 대출을 지원할 수도 있다.
또한 우리 기업의 해외사업은 위와 같은 프로젝트성이 아니더라도 해외현지법인이 해외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생산한 물품을 현지 판매하거나 제3국에 수출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이 해외프로젝트에 지분을 참여하거나 현지법인을 세워서 해외사업을 할 때 필요한 시설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무보의 상품이 해외사업금융보험이다.
즉, 우리의 현지법인 등에 대한 결제 만기 2년 초과 대출의 미상환위험을 담보하는 상품으로 대출한 은행이 보험계약자가 된다.
<해외사업금융보험 구조도>
적용대상 해외사업은 다음과 같다.
•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외국법인의 주식 등의 지분취득 계약(지분 10% 이상)
• 해외사업관련 원재료 공급 계약
• 해외사업관련 생산물 구매 계약
• 해외사업관련 운영 및 관리 계약
• 기타 수출 증진, 외화 획득 효과가 예상되는 해외사업관련 계약
다만 해외사업금융보험은 우리 기업의 해외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리스크가 적지 않기에 수혜대상인 해외현지법인(국내 본사 지급보증의 경우 국내 본사)에 대한 자격 요건을 다소 엄격히 심사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도와 재무건전성, 사업 경험, 양호한 해외사업의 사업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사업금융보험으로 금융 지원한 사례로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 신설 프로젝트, 기아차 인도 공장 신설 프로젝트, 우리 기업이 지분 참여한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 등이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해외 공장 신설 관련한 프로젝트가 많아졌다.
무보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사업까지 금융 지원하는 이유는 해외사업을 통해서 우리의 기자재가 해외로 수출될 수 있고, 대개는 우리의 해외사업에 우리나라의 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게 되고, 현지법인이 돈을 벌면 배당금이 국내로 들어와서 외화획득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아차, 현대차 등 대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면 수많은 중소기업이 협력사로 동반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