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FTA, 관세 ‘0%’ 적용
태국 콘택트렌즈의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태국 내 콘택트렌즈 판매량은 2010년 1081만 개에서 지난해 1939만 개로 약 1.8배 늘어났다. 판매액도 지난해 16억 9000바트로 2010년부터 연평균 10.3% 확대됐다.
태국 콘택트렌즈 시장이 확대된 것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인해 안구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태국의 근시·원시 인구수는 최근 6년간 꾸준히 증가해 1170만 명에 달했으며 특히 태국 내 도시 거주 인구의 근시 비율은 농촌보다 약 10%가량 많았다.
앞으로도 태국 콘택트렌즈의 시장은 빠르게 확대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렌즈를 시력교정용뿐만 아니라 뷰티 아이템으로 착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안경보다 콘택트렌즈의 선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태국 콘택트렌즈 시장’ 보고서를 요약해 정리했다.
◇ 태국 콘택트렌즈 시장 꾸준히 커져
태국의 콘택트렌즈 수입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약 1700만 달러어치가 수입됐으며 2013년 1900만 달러, 2014년 2500만 달러, 지난해에는 2700만 달러로 꾸준히 확대됐다.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2500만 개를 수입해 처음으로 20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경쟁업체가 많아져 단가만 낮아지지 않았더라면 수입액은 더 늘어났다는 말이다.
태국 콘택트렌즈 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기업들이 절반이 넘는 55.1%를 차지했다. 바슈롬(Bausch & Lomb)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기준 24.9%로 집계됐으며 존슨앤존스(18.5%), 사바비전(11.8%) 등이 뒤를 이었다. 현지 기업인 맥심은 17.2%에 이르렀다.
콘택트렌즈 판매 비중의 경우 일반 클리어(Clear) 렌즈는 2010년 95%에서 지난해 63%로 매년 줄어드는 반면, 서클렌즈를 포함한 미용 렌즈가 같은 기간 5%에서 37%로 빠르게 늘었다. 그만큼 미용에 관련한 소비자의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주요 구입처로 대다수 태국 소비자(62.2%)는 안경점에서 콘택트렌즈를 구입했으며 최근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소비자도 2010년 3.8%에서 지난해 4.8%로 증가됐다. 특히 인터넷 쇼핑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온라인상에서 콘택트렌즈 구매가 가능할뿐더러 홈페이지 내 아바타를 활용해 원하는 색상에 렌즈를 비교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는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오픈마켓인 ‘라자다(LAZADA)’에는 약 1084개의 품목, 태국 온라인 쇼핑몰인 ‘TARAD.com’에는 약 47개 품목의 콘택트렌즈 및 렌즈 관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한국, 태국의 콘택트렌즈 수입국 '2위'
한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태국의 콘택트렌즈 수입국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은 2014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된 1900만개에 달했지만, 단가 하락으로 인해 수입금액이 줄었다.
한국 콘택트렌즈 인지도는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나,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남녀 아이돌 및 배우가 착용한 컬러렌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한국산 미용렌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다. 단 태국에서는 미용렌즈도 일반 콘택트렌즈와 동일하게 도수의 유무와 상관없이 의료기기로 분류되므로 태국에 진출하는 국내 업체는 반드시 이에 관련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태국의 콘택트렌즈(HS코드 9001.30.00) 수입관세율은 한-아세안 FTA 협정세율에 따라 0%로 적용되며 태국에서 콘택트렌즈 제품 판매 시 부가가치세는 7%에 달한다.
민경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한류 열풍으로 인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미용렌즈를 중심으로 태국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며 “안전 가이드라인에 맞춘 서클렌즈, 컬러렌즈 수출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태국에선 외국 제조업체를 대신해 신청해주는 현지 에이전트, 수입 또는 유통업체를 2년 이내에 교체할 경우 새로운 대리인이 제품을 다시 등록해야 하므로 이를 숙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림 기자
주간무역 wtrade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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